[팩트 체크] '친문 패권'은 있다? 부풀려진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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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경선후보를 비판하는 쪽에서는 '전가의 보도'처럼 거론한다.
문 후보는 지난 1월 오마이TV 인터뷰에서 패권주의 논란에 대해 "제가 당대표를 하며 패권을 휘둘렀나. 오히려 너무 흔들려 딱하게 보지 않았나"라며 "세상이 변화하는 게 두렵고 기득권을 누리고 싶은 사람들의 적대감의 표출이 친문 패권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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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경선후보를 비판하는 쪽에서는 ‘전가의 보도’처럼 거론한다. 반면 문 후보 본인은 “저를 가두려는 프레임”이라며 억울해 한다. ‘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 얘기다.
패권주의는 강대한 국력을 바탕으로 자국의 이익을 관철하려는 행동양식을 뜻하는 국제정치 용어다. 정치권에서는 주로 비문(비문재인) 인사들이 ‘문 후보와의 친소 관계를 기준으로 편을 가르는 정치’, ‘비판과 반론을 용납하지 않는 독선적·배타적 태도’라고 비판할 때 사용한다.
비문 진영은 지난해 8·27 전당대회를 친문 패권주의의 대표적 사례로 꼽는다. 추미애 대표와 선출직 최고위원 3명이 모두 친문 인사로 채워진 것은 친문의 조직적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공교롭게도 양향자(여성)·김병관(청년)·송현섭(노인) 최고위원은 권리당원 투표에서 66.54%, 67.27%, 67.67%의 엇비슷한 득표율을 보였다.
올해 초 민주당 공식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개헌보고서가 파문을 일으켰을 때에도 비슷한 논란이 벌어졌다. 보고서가 문 후보를 사실상 당 대선후보로 가정하고 개헌에 관한 문 후보의 입장에 치우쳐 작성됐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보고서를 비판한 의원들은 욕설과 낙선운동 협박 등이 담긴 수천 통의 문자폭탄 세례를 받아야 했다. 문 후보는 뒤에 “적어도 정치인이라면 그런 문자를 받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해 논란을 증폭시켰다.
이후 인터넷 게시판에 민주당 내 ‘반문질(반문재인 활동)’ 의원 리스트가 올라오고, 당내 개헌파 활동이나 문 후보를 둘러싼 논란이 일 때마다 문자 공격이 되풀이되고 있다. 안희정 후보 캠프 의원멘토단의 박영선 단장은 20일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문 후보 캠프는 자신들이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스캔들인가. 자기들 문자폭탄은 정당하고 이쪽에서 하면 네거티브라고 한다”며 “이거야말로 입을 틀어막는 진짜 패권주의 아니냐”고 했다.
패권주의 논란은 문 후보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으로 연결된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와 안철수·손학규 후보,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 등 한때 운명을 함께했으나 지금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인사들은 문 후보와 결별 이유로 하나같이 친문 패권주의를 지목했다. 차기 정부를 이끌게 되더라도 여소야대 국면에서 이들과 협력해야 할 문 후보로서는 아픈 대목이다.
문 후보는 지난 1월 오마이TV 인터뷰에서 패권주의 논란에 대해 “제가 당대표를 하며 패권을 휘둘렀나. 오히려 너무 흔들려 딱하게 보지 않았나”라며 “세상이 변화하는 게 두렵고 기득권을 누리고 싶은 사람들의 적대감의 표출이 친문 패권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실제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목된 이들은 없다고 생각하니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게 친문 패권 논란”이라며 “친문 진영에서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보일 수 있겠다’는 정도까지는 나아가야 해소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를 해결 못 하면 집권 시 국정운영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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