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전부터 미야자와 리에와 모녀처럼 지냈죠"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미야자와 리에를 엄마라고 부르면서 매일 문자를 주고받았어요. 그렇게 쌓아올린 관계 속에서 촬영에 들어가 실감 나는 모녀 연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오는 23일 국내 개봉하는 '행복목욕탕'은 미야자와 리에, 오다기리 조 등 쟁쟁한 일본 배우들이 출연하는 가족 드라마다.
일본의 신예 감독 나가노 료타의 첫 상업 장편 데뷔작으로, 작년 10월 개봉 후 입소문이 나면서 관객이 슬금슬금 늘어 개봉 21주째인 지금도 상영되는 장기 히트작으로 자리 잡았다. 개봉 이후 각종 영화제에서 33차례의 수상실적을 올리면서 작품성도 인정받았고, 이같은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소설로도 출간됐다.
국내 개봉을 앞두고 방한한 나가노 료타 감독과 배우 스기사키 하나는 20일 서울 임패리얼팰리스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영화를 보는 사람마다 등장인물 중 누군가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보고 난 후 누군가와 나누고 싶고 이야기하고 싶은 영화여서 입소문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장기 흥행 비결을 설명했다.
일본 영화계에서 떠오르는 신예 배우인 스기사키 하나(19)는 이번 영화에서 상처를 딛고 성장해나가는 사춘기 딸 아즈미 역을 맡아 미야자와 리에와 함께 모녀 연기를 펼친다.
스기사키 하나는 감독의 제안에 따라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미야자와 리에를 엄마라고 부르면서 매일 문자를 주고받았고, 함께 목욕탕을 청소하기도 하면서 감정을 교류했다고 한다.
그는 "미야자와 리에가 긴장하지 않도록 관계를 만들어줬다. 카메라가 내 얼굴만 찍고 있는 장면에서도 똑같은 에너지를 가지고 연기를 해줬는데 이런 게 큰 배움이 됐다"며 "오다기리 조와는 5년 만에 다시 작품에서 부녀 관계로 만났는데 오다기리 조가 있으면 뭔가 안심되고 편안해지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직접 쓴 나가노 감독은 "신인 감독이 기댈 수 있는 것은 좋은 대본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신인 감독이 쟁쟁한 배우를 캐스팅하는 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인데 열심히 쓴 대본이 미야자와 리에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에 유명 배우들을 캐스팅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나가노 감독은 독립 장편 데뷔작인 '캡처링 대디'(2016)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죽음을 앞둔 강인한 엄마 후타바(미야자와 리에)와 철없는 아빠 가즈히로(오다기리 조), 사춘기 딸 아즈미(스기사키 하나)와 이복동생 아유코(이토 아오이)가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통해 가족 간의 사랑을 그리면서 가족의 참 의미를 묻는다.
그는 "여섯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엄마 밑에서 컸다"며 "막연하게나마 '가족이라는 게 뭐지? 가족이라는 건 참 좋은 거다'는 생각이 내 안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었고 이것이 표현의 원천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영화 속에 죽음이 나오지만 결국 내가 그리고자 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이며 남겨진 사람들이 어떻게 사느냐"라며 "남은 생이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엄마가 그 두 달 동안 혼신을 다해 살 수 있는 것은 남겨진 사람들이 잘살 수 있도록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영화에는 감독의 개인적인 경험이 많이 녹아들어 가 있다.
나가노 감독은 젊은 시절 영화 속 등장인물인 청년 타쿠미처럼 자동차를 얻어타며 여행을 다니는 히치 하이커였다고 한다. 영화의 무대가 된 허름한 목조 건물의 대중목욕탕도 감독의 어린 시절 추억에서 비롯된 장소다.
"대중목욕탕이 집 가까운 곳에 있었는데 묘한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어오기도 하고 모르는 사람과의 관계가 생기기도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소로서는 흥미로운 곳이죠. 가족 간의 유대와 사랑을 그리는 무대로서 딱 들어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에서 돋보이는 것은 가족애의 따스한 온기를 전하는 감각적인 영상들이다. 나가노 감독은 "누구나 공감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주제를 다루되 표현상으로는 오리지널리티를 만들려고 신경 쓴다"며 "다 아는 주제지만 조금씩 조금씩 관객을 배신하는, 관객의 추측에서 벗어나는 그런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hisun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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