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백성현, 욕만 먹고 끝날 뻔한 속사정 [인터뷰]

김예나 기자 2017. 3. 2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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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현

[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배우 백성현은 '보이스' 속 혈기왕성하고 패기 넘치는 모습 그대로였다.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할 줄 알고, 소신을 당당히 주장할 수 있는 젊음이 느껴지는 배우였다.

백성현은 지난 12일 종영한 케이블TV OCN 주말드라마 '보이스'(극본 마진원·연출 김홍선)에서 112신고센터 골든타임팀 형사 무진혁(장혁)을 믿고 따르는 후배 형사 심대식 역을 맡았다. 방송 초반부에는 아내를 잃고 힘들어하는 무진혁 곁에서 든든한 조력자 역할로서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방송 후반 살인마 모태구(김재욱)가 심어놓은 내부조력자로 밝혀져 큰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그가 처음 접한 심대식은 그저 '무진혁의 과거 강력팀 후배이자 친한 동생' 딱 이 한 줄이 다였다. 백성현은 "처음 작가님으로부터 심대식이라는 인물에 대해 '후반부에 드라마의 키를 쥐고 있다'는 얘기만 들었다.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촬영 시작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는데 도대체 제가 어떤 열쇠를 갖고 있는 것인지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백성현은 "그러던 어느 날 작가님께서 종이에다가 심대식의 배경에 대해 적어서 보여주셨다. 그러니까 저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방송이 후반부가 다 될 때까지 아무리 기다려도 작가님이 알려주신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성현 입장에서는 과연 시청자들이 심대식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컸던 것이 사실이었다. 방송 초반부터 무진혁만을 바라보며 형제와도 같이 지냈던 동생이었던 심대식이 어느 순간 이유 없이 뒤통수치고 배신자가 돼버리니 초조해지기까지 했다고. 그는 "15회에서 심대식의 얘기가 설득력 있게 잘 풀어져서 다행이다. 13회 때는 배신 때리고 욕을 먹고, 14회에도 얘기가 나오지 않아서 솔직히 욕만 먹고 끝날 줄 알고 걱정했다"고 웃음 지었다.

15회는 그동안 모태구의 정보통 역할을 해온 심대식과 무진혁이 독대를 하는 장면으로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에 달하게 했다. 백성현은 "15회를 위해 달려왔다. 장혁 형도 저도 계속해서 그 만남을 꿈꿔왔고, 그 순간을 기다렸다"며 "시청자 분들도 심대식을 두고 '쟤도 어쩔 수 없었겠구나' 하고 바라보시면서 이해해 주셔서 감사했다. 다행이다 싶었다. 15회 동안 이야기들을 잘 쌓아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본다. 한 번에 잘 풀려서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모든 에너지를 폭발시켰을 만큼 감정적으로 힘이 많이 들어간 해당 장면에서 장혁과의 호흡도 무척 중요했다. 백성현은 장혁에 대해 "연기적으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말씀하지 않는다. 자기 입맛대로 연기를 바꾸려는 배우들이 '수두룩 빽빽'인데 형님은 절대 그러지 않는 분이다. '나는 이렇게 할거야, 왜 이렇게 할거냐면'이라며 자신의 계획이나 감정을 먼저 설명해준다. 그러면 제가 얘기를 듣고 고민을 하게 된다. 혹시 생각이 서로 다를 경우에는 대화를 통해서 해결을 본다. 그러다보니 늘 연기적으로 준비하게 됐다"고 했다.

백성현은 장혁을 두고 "세상의 모든 미담이 과소평가되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이어 그는 "정말 세상에 이런 분이 있나 싶을 정도다. 정말 좋은 분이다. 이번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도 과거 드라마 '아이리스2'에 함께 출연했지만 같이 붙을 기회가 적어서 아쉬웠기 때문이었다. '보이스'를 통해 한 작품에서 형제처럼 나오고 같이 연기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백성현은 극 중 무진혁과 모태구를 각각 슈퍼히어로와, 그에 대치되는 캐릭터 슈퍼빌런에 비유했다. 그 가운데 심대식은 가장 "인간적인 캐릭터"라고 표현했다. 최선의 선택이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최악의 수가 되고, 본인 스스로 죄책감에 못 이겨 자멸해버린다는 의미에서 비롯된 표현이었다.

그중 마지막 회에서 모태구와의 대치 장면 속 심대식이 가장 그다운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백성현은 "심대식이 강한 척은 했지만 사실 그 누구보다 공포에 떨고 비굴해지는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 그게 바로 심대식이라는 인물의 진짜 모습이었다"며 "심대식은 절대 멋있는 말을 하지 않는다. 기름기가 조금만 있어도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다. 제가 가장 인상 깊게 생각하는 대사가 '너 여기서 불쌍한 사람들 죽인거냐'라고 모태구에게 했던 말이다. 그때 멋있다고 생각했다. 그 대사가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비굴해져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심대식이 얼마나 비굴하고 찌질하게 그려지느냐는 둘째 문제였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든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희생자들에 대한 연민을 느끼고, 안타깝게 여기는 형사의 모습이 비쳐졌기에 만족스러웠다는 그였다.

"심대식이 의식을 잃기 전 모태구에게 물으면서 희생자들을 불쌍하게 생각하고 울컥하는 모습을 보니까 '얘도 형사였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코마 상태로 빠지기 직전 '지옥에서 보자'고 말했던 것은 즉석에서 모태구에게 가장 확실하게 하고 싶었던 말이 느낌 그대로 만들어지게 된 것이에요."

마지막 회에서 심대식은 완전히 정신을 잃는 모습으로 결말을 맞았다. 하지만 명확하게 죽은 것은 아니었다. 이를 두고 백성현은 "시청자 분들 덕분"이라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원래대로라면 심대식은 죽었어야 했다는 것. 그는 "감독님이 10회 때부터 '어떻게 죽을래. 화형, 수형, 능지처참 중 골라보라'고 하셨다. 그런데 시청자 분들이 '대식이 죽이지 말라'고 하셔서 살린 것으로 알고 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백성현은 '보이스'를 통해 장르물 매력에 완전히 빠졌다. 그는 "현장에 갔을 때 촬영 셋팅부터 분위기까지 배우로서 몰입할 수밖에 없다. 1회 때 폴리스 라인 쳐져 있고 현장에서 연기를 하는데 너무 좋았다"며 당시 들뜬 기분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시청자 분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또 추리하면서 함께 호흡하는 게 느껴져요. 오고가는 피드백도 정말 활발하더라고요. 그만큼 장르물은 시청자 분들의 몰입도가 높다는 것을 알았어요. 시청자 분들이 보시면서 자신이 '코난'이 되고, '김전일'이 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게 아닐까요? (웃음)"

[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백성현|보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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