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글 이야기>접지른 발목? 접질린 발목!

김정희 기자 2017. 3. 1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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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를 하다 점프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왼 손목을 '접질렀다'.

최근 운전하는 도중에 포켓몬에 홀려 교통사고를 낸 사람들 소식이 언론에 보도됐는데요.

그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넘어지거나 다친 사람도 적지 않아 보입니다.

이롭게 쓰느냐, 해롭게 쓰느냐도 결국 사람에게 달려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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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출몰하는 포켓몬을 잡으려고 뛰어다니다 발목을 ‘접지른’ 후에야 ….

수비를 하다 점프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왼 손목을 ‘접질렀다’.

최근 운전하는 도중에 포켓몬에 홀려 교통사고를 낸 사람들 소식이 언론에 보도됐는데요. 그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넘어지거나 다친 사람도 적지 않아 보입니다. 길 가다 발을 잘못 디뎌 삐끗했을 때 쓰는 단어가 ‘접질리다’인데요. ‘심한 충격으로 지나치게 접혀서 삔 지경에 이르다’란 뜻의 동사입니다. 기본형을 ‘접지르다’로 잘못 알고 쓰는 사례가 많습니다.

첫째 인용문의 ‘접지른’은 ‘접질린’으로, 둘째 인용문의 ‘접질렀다’는 ‘접질렸다’로 고쳐야 합니다. 오른 손목을 ‘접질려’ 글을 쓸 수가 없다, 발목을 ‘접질리니’ 꼼짝하기가 힘들다, 손목은 ‘접질리고’ 다리는 긁혔다 등으로 활용하면 됩니다.

‘접질리다’처럼 활용되는 단어로 ‘겹질리다’가 있는데요. ‘겹질리다’는 ‘몸의 근육이나 관절이 제 방향대로 움직이지 않거나 지나치게 빨리 움직여서 다치다’란 뜻을 가진 동사입니다. 이 또한 ‘겹지르다’로 잘못 활용하기 쉬운데요. 차에서 서둘러 내리다 발목을 겹질렸다 등으로 써야 합니다.

‘접질리다/겹질리다’와 의미는 전혀 다르지만 같은 형태로 활용되는 단어로 ‘질리다’가 있는데요. 놀라거나 두려워서 기가 막히거나 풀이 꺾이다, 어떤 일이나 음식 따위에 싫증이 나다 등의 뜻을 가진 동사입니다. 사자의 포효에 기가 ‘질린’ 새끼 얼룩말, 매일 먹는 밀가루 음식에 ‘질렸다’ 등으로 쉽게 활용할 수 있어 ‘접질리다/겹질리다’를 바르게 쓰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게임이든 술이든 과하면 사달이 나는데요. 이롭게 쓰느냐, 해롭게 쓰느냐도 결국 사람에게 달려 있지요. 말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상황에 맞게 쓰면 사람과 사람 사이를 돈독하게 하지만 잘못 쓰면 망신을 당할 수도, 심지어는 관계를 망칠 수도 있으니까요.

김정희 교열팀장 kjh21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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