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없는 대통령, 탄핵은 북한지령" 朴사저 앞 지지자들 울분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김다혜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가운데 일부 지지자들은 13일 오전 사저 주변에서 "억지탄핵, 원천무효" 등을 외치며 자리를 지켰다.
이날 오전 11시쯤 박 전 대통령 사저 주변에는 지지자 10여명이 크고 작은 태극기를 들고 서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에 경찰은 사저 주변에 4개 중대 320여명을 투입해 혹시 모를 우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얼굴이 인쇄된 천을 등에 두른 한 40대 여성은 "우리나라에 정의는 없다. 똘똘 뭉쳐서 대통령님 명예회복을 시켜야 한다"며 외쳤다.
지지자들은 사저 주변에 있는 취재진 10여명에게 강력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태극기를 든 한 50대 여성은 "너네 때문에 자식들 밥도 못해주고 이게 무슨 꼴이냐"며 "또 어느 방송이냐 기레기들"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지지자들은 "이제 공인도 아닌데 (취재원들이) 사생활을 침해하고 있다", "저 인간들 김정은이한테 보고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임모씨는(67) "시청 앞 광장에 있다가 어제 대통령 오신다고 해서 삼성동에 왔다. 날씨는 춥지만 대통령을 지켜드려야 한다"며 "죄없는 대통령을 잘못 탄핵했고 북쪽에 지령을 받는 것 같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날 오전 7시30분쯤에는 검정 에쿠스 차량이 사저에서 빠져나갔다가 10분쯤 후 다시 사저로 들어가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대통령 나오신다. 길 비켜라"라며 외쳤지만 박 전 대통령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이들과 함께 있던 한 여성은 "이러면 동네 사람한테도 미안하고 대통령이 불편하다. 조용히 지키는게 세련된 것"이라며 자제를 부탁했지만, 지지자들에게 "이렇게 얌전하게 있으려면 여기 왜 왔냐"는 지적을 들어야 했다.
사저 앞에서 밤을 꼬박 샌 지지자도 있었다. 60대 후반의 한 여성은 "밤새 이곳에 있었다. 속상해서 발이 안 떨어진다"며 "보통 여자면 그 누명에 링겔 꽂고 병원에 누울텐데 웃으면서 인사도 하고 대단하다. 그래도 분해서 잠이나 제대로 잤겠느냐"고 흐느끼며 말했다.
한 지지자는 꽃 바구니를 들고 박 대통령에게 면담요청을 헀지만 입구에서 거절당했다.

사저는 여전히 직원, 경호원들과 서류가방, 정수기 등 갖가지 물건들이 오고가며 분주한 모습이다. 내부에서는 공사를 진행하는듯 망치 소리가 들여왔다.
이날 오전 8시57분쯤 한 퀵 배달원은 갈색 서류봉투를 들고 사저로 배달을 왔으며, 1시간여 후에는 경호원들이 작은 서류가방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어떤 서류가 있느냐"는 질문에 경호원은 "아는 게 없어서 드릴 말씀이 없다"며 짤막하게 답했다.
오전 10시쯤에는 조원진 자유한국당 의원이 사저를 방문했다. 1시간20여분쯤 사저에 머물렀던 조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사저에 차분하게 계신다. 거실이 춥고 보일러가 거의 안되는 것 같다"며 "(아무 말씀 안하셨지만) 표정이 좀 힘드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결정한 지 이틀만인 12일 오후 삼성동 사저 앞에 도착했다. 2013년 2월25일 대통령 취임식 후 청와대에 입성한 뒤 1476일 만이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등장하자 사저 앞을 가득 메우고 종일 기다린 지지자들은 "탄핵 무효" "박근혜 대통령"을 목이 터져라 외쳤고, 박 전 대통령은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지었다.
박 전 대통령은 자유한국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 전직 참모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며 악수하고, 웃음을 지으며 짧은 이야기를 나누는 등 시종일관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 등 헌재의 탄핵결정에 불복을 암시하는 입장 표명으로 또다시 논란을 빚고 있다.

k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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