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파면 헌재 앞 시민들 "촛불승리 만세" ..친박측, 격앙·오열

이혜원 2017. 3. 1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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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행동 "국민이 승리했다!" 환호…시민들 서로 격려
청와대 방면 행진 시작 "이제는 구속이다"
탄기국 측 "끝까지 싸울 것" "헌재로 쳐들어가자"

【서울=뉴시스】홍찬선 기자 = 헌재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을 결정했다. 즉 사상 첫 탄핵심판으로 파면당한 대통령으로 기록되게 됐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도로에서 박 대통령의 탄핵 인용 소식에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2017.03.10. mania@newsis.com

【서울=뉴시스】심동준 이혜원 기자 = "박근혜 탄핵 만세! 촛불 승리 만세!"

헌법재판소(헌재)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선고하자 거리에 앉아 생중계를 지켜보던 시민들 입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돗자리를 깔고 자리에 앉아 지켜보던 사람들은 일제히 일어나 만세를 불렀다.

박 전 대통령에게 탄핵심판 선고 기일 헌재 인근은 '시민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10일 오전 9시부터 서울 종로구 경운동 안국역 1번 출구 앞에 모여 '탄핵 인용을 위한 헌재 앞 긴급행동'을 열었다.

이른 시간에도 시민 5000여명이 모여 탄핵심판 선고에 앞서 마지막으로 '박근혜를 탄핵하라' '박근혜를 구속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민들은 허기와 추위를 달래려는 듯 인근 상점에서 커피와 토스트 등을 사와 배를 채우기도 했다.

【서울=뉴시스】홍찬선 기자 = 헌재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을 결정했다. 즉 사상 첫 탄핵심판으로 파면당한 대통령으로 기록되게 됐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도로에서 박 대통령의 탄핵 인용 소식에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2017.03.10. mania@newsis.com

한 시간 넘게 구호를 외치던 시민들은 선고가 생중계되기 시작하자 일제히 침묵하며 초조하게 방송을 지켜봤다. 휴대전화를 꺼내 생중계 현장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날카로운 긴장감이 맴돌았다.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듯 현장을 지켜보던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선고 내내 관중들은 환호와 탄식을 연달아 내뱉었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탄핵소추안 가결 과정 관련 위법 사항이 없다는 문장을 끝낼 때마다 시민들은 "와아" 하며 환호했다.

세월호 참사 관련 대통령 직책을 성실히 수행한지 여부는 탄핵심판 절차의 판단대상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릴 때는 "아아"하며 탄식이 흘러나왔다. 일부 시민은 "개법이다, 개법이야" 하며 화를 내기도 했다.

불안과 초조함은 이내 환희로 바뀌었다. 이 권한대행이 이어 최순실(61)씨의 국정개입 및 재단 출연 강요 관련 "헌법과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등을 위배했다"고 선고하자 시민들은 일제히 일어나 환성을 질렀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청와대로 행진하고 있다. 2017.03.10. scchoo@newsis.com

이 권한대행이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선고를 내릴 즈음 방송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거리는 관중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시민들은 두 손을 맞잡고 얼싸안으며 "승리했다"고 외쳤다. 소리 지르고 펄쩍펄쩍 뛰면서 환한 얼굴로 서로에게 "고생한 보람이 있다" "그동안 수고 많았다"며 격려하기도 했다.

가정용 태극기를 준비해온 시민들은 태극기를 조립해 흔들기 시작했다. 부부젤라와 사이렌을 울리며 축하하기도 했다. 환호하는 관중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찍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촛불이 승리했다. 촛불이 해냈다. 우리가 승리했다" 구호를 외치며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않았다.

퇴진행동 측은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현직 대통령을 현장에서 끌어내린 시민들의 생일이다. 촛불이 승리했다"며 환호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이 열리고 있는 10일 서울 종로구 헌재 인근에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기각을 촉구 하고 있다. 2017.03.10. photocdj@newsis.com

매주 촛불집회에 나갔다는 노우상(68)씨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심경을) 말로 다 할 수 없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아들과 함께 나온 최석천(51)씨는 "매주는 아니지만 촛불집회에 나갔었다. 감격스러워서 말도 못하겠다"고 했다.

최씨의 아들 호영(13)군은 "학교에 체험학습 신청을 내고 이자리에 왔다. 매주 촛불집회에 나갔는데, 모두 고생 많으셨다"며 "특히 세월호 유가족들이 승리하셨다. 이제 모든 생명과 사람이 존중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왜 세월호는 안되나. 우리 애들이 왜 죽었는지 그거 하나 알려달라는데 왜 안되냐"며 "박근혜가 무슨 짓거리를 하느라고 우리 애들을 죽였는지 나 죽기 전에 그거 하나만 알려달라"고 절규하자 숙연해지기도 했다.

반대쪽 친박(친박근혜) 집회 현장에서는 고성과 탄식, 무력행동이 오갔다.

【서울=뉴시스】홍찬선 기자 = 헌재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을 결정했다. 즉 사상 첫 탄핵심판으로 파면당한 대통령으로 기록되게 됐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도로에서 탄핵 인용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태극기를 들고 헌재로 진입을 시도하기 위해 경찰버스 지붕위에 올라가 있다. 2017.03.10. mania@newsis.com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선 탄핵 결정 소식이 알려지자 일순간 정적이 흘렀다. 탄핵 각하를 외치던 집회 현장은 충격에 빠졌고 일부 참가자들은 오열하며 쓰러지기도 했다.

이들은 헌재 선고 생중계가 이뤄지는 동안에도 집회를 이어가고 있던 상황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선고와 무관하게 '탄핵 각하' '대통령 만세'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었다.

행사는 오전 11시24분께 돌연 중단됐다. '대통령 파면' 소식이 전해지자 현장은 웅성거렸다.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이게 말이 되냐" "결국 빨갱이에게 나라를 뺏겼다" "말도 안 된다" 등의 탄식이 오갔다.

이들은 "헌재로 가자" "내가 다리가 떨린다" "이걸 가만히 있으면 어카노" "전쟁이다. 싸우자"라면서 고성을 냈다.

탄핵반대집회 주최 측인 정광용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대변인은 "헌재 재판관 8명은 정의와 진실을 외면하고 불의와 거짓의 선을 들었다"고 부르짖었다.

【수원=뉴시스】이정선 기자 = 10일 오전 경기 수원역 맞이방에서 박근혜 탄핵 인용 선고 방송을 시청하던 한 시민이 탄핵에 반대하며 난동을 부리고 있다. 2017.03.10. ppljs@newsis.com

이어 "할복할 생각까지 했었으나 싸우려면 살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말아라"며 "박 대통령은 잠시 죽었지만 영원히 살 수 있는 예수님의 길을 선택했다. 우리는 살아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외쳤다.

경기 동두천 출신 이창균(75)씨는 탄핵 결과에 대해 "억울하고 분통 터져서 못 살겠다"며 "박 대통령은 1원 한 푼 받지 않았다. 빨갱이 종북들의 음모"라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친박집회 참가자들은 격앙되기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잡아 죽여야 한다" "살려두면 안 된다"라고 소리쳤다. 이들은 현장에 있던 기자와 시민들에게 무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집회 무대에 선 사회자들은 "헌재로 쳐들어가자" "뒤쪽은 청와대로 진격한다" "돌격. 우리가 접수하자"며 선동했다.

s.won@newsis.com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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