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흉물 된 5000억 파인트리 리조트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우이경전철 종점부에선 7월 말 개통을 앞둔 요즘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그런데 바로 옆 '더 파인트리 앤 스파' 공사장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짓다 만 5~7층짜리 콘크리트 건물 열네 동이 뼈대만 드러낸 채 서 있다. 주민 최모(여·58)씨는 "저 건물들이 6년째 북한산 백운대, 인수봉을 가리고 있다"며 혀를 찼다.

도시 속 고급 휴양지를 표방했던 이 사업은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이던 2009년 시행사인 더파인트리가 시작했다. 북한산 자락인 우이동 일대의 8만60㎡ 부지에 198~502㎡ 객실 334개와 골프연습장, 수영장 등을 갖춘 콘도를 지을 계획이었다. 사업비만 6300억원 규모였다. 그런데 2011년 인허가 과정에서 '시와 강북구가 고도 제한을 완화하고, 산을 깎는 진입 도로를 허가하는 등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2011년 10월 부임한 박원순 신임 시장도 이듬해 1월 건설 현장을 찾아 "특혜가 있었는지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객실당 분양가가 20억~40억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호화판' 논란까지 겹쳤다.
결국 공사는 2012년 5월 공정률 45% 상태에서 무기한 중단됐다. 분양을 하지 못한 시행사가 부도를 내 시공사인 쌍용건설은 자금난에 빠졌고, 결국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인허가와 관련한 특혜는 없었다는 시 감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공사를 재개할 힘을 잃었던 쌍용건설 측은 사업의 새 주인을 찾으려고 여러 차례 공매에 나섰다. 2015년 초엔 1600억원을 제시한 이랜드와 매매 계약까지 체결했는데, 그해 말 돌연 계약이 어그러지고 말았다.
이미 사업비 3300억원을 투입한 쌍용건설 등 채권단은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사업을 정리하려고 작년 말까지 총 여섯 차례 공매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리조트의 값어치는 1500억원 정도까지 떨어졌다.
지난 몇 년 동안 우이동 지역에선 '흉물'로 전락한 파인트리 사태를 풀어달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시와 시의회는 작년 7월 전담팀을 꾸렸으나 한 번 회의를 여는 데 그쳤다. 시는 "민간사업에 개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사업자가 나타나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인허가 변경 등 절차를 신속하게 지원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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