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종목 첫 여성 우승감독 '코트의 여우' 꽃길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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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의 여우'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54)은 환하게 웃는 듯했다.
박 감독은 "사람들이 자꾸 '엄마 리더십'이라는 말을 쓰는데 나는 듣기 싫다. 여성 감독이라고 특별한 평가를 받을 게 없다"면서도 "그동안 '박미희가 잘해야 여성 감독이 또 나온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부담이었다. 오늘 우승으로 그 부담을 덜게 됐다. 선수들에게 정신적인 면을 강조했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통합 우승도 꼭 차지하겠다"며 젖은 눈가를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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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이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전 승리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뒤 꽃다발을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인천=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
주전 센터 김수지(30)가 다가와 자기 우승 메달을 걸어주자 박 감독의 눈물샘이 본격적으로 터졌다. 김수지가 메달을 걸어준 건 박 감독이 4대 프로 스포츠(농구 배구 야구 축구)를 통틀어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여성 감독이 된 걸 축하하는 의미이기도 했다.
흥국생명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6∼2017 NH농협 V리그 여자부 안방경기에서 KGC인삼공사에 3-0(25-15, 25-13, 25-21) 완승을 거뒀다. 흥국생명은 이 승리로 승점 59점을 확보하면서 여자부 역대 최다인 네 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박 감독 이전에 국내 프로팀 지휘봉을 잡은 여성은 조혜정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 전 감독(2010∼2011)과 이옥자 여자 프로농구 KDB생명 전 감독(2012∼2013)뿐이었다. 그마저 두 팀 모두 최하위에 그치면서 두 감독 모두 한 시즌 만에 자리를 내놓았다.
박 감독은 달랐다. 2013∼2014 시즌 최하위(7승 23패)였던 흥국생명은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4∼2015 시즌에는 15승 15패(4위)로 성적이 올랐다. 지난 시즌에는 18승 12패(3위)로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도 나갔다. 박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프로팀 여성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재계약(2년)에 성공했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3연패가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한 끝에 결국 정규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박 감독은 “사람들이 자꾸 ‘엄마 리더십’이라는 말을 쓰는데 나는 듣기 싫다. 여성 감독이라고 특별한 평가를 받을 게 없다”면서도 “그동안 ‘박미희가 잘해야 여성 감독이 또 나온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부담이었다. 오늘 우승으로 그 부담을 덜게 됐다. 선수들에게 정신적인 면을 강조했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통합 우승도 꼭 차지하겠다”며 젖은 눈가를 닦았다.
박 감독은 현역 시절 초대(1984년) 대통령배 배구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배구 선수로서는 키(174cm)가 큰 편이 아닌데도 센터로 뛰었고, 88 서울올림픽 때 수비상을 받을 정도로 수비력도 뛰어났다. 이렇게 다재다능한 활약 덕에 얻은 별명이 ‘코트의 여우’다.
이어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도 안방 팀 대한항공이 2전 3기 끝에 삼성화재에 3-2(25-17, 23-25, 25-20, 20-25, 15-13)로 승리하며 6시즌 만에 두 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연고지를 나눠 쓰는 프로배구 남녀부 팀이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나란히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건 프로배구 13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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