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생 미발표작 '금강산 호랑이' 韓·日 양국서 출간
올해 10주기를 맞은 아동문학가 권정생(1937~2007·사진) 선생의 미발표작 동화 '금강산 호랑이'가 한·일 양국에서 출간된다. 5일 출판계에 따르면 이번 책은 일본의 대표적인 아동 도서 출판사 후쿠인칸쇼텐(福音館書店)에서 4월, 국내 출판사 길벗어린이에서 기일인 5월 17일쯤 낼 예정이다.
'금강산 호랑이'는 2000년쯤 한국 그림책에 조예가 깊은 후쿠인칸쇼텐 회장 마쓰이 다다시(93)씨가 권정생 선생에게 요청해 탄생한 작품이다. 고대영 전(前) 길벗어린이 주간은 "마쓰이 회장이 '요즘 일본 아이들이 너무 나약해졌으니 읽고 나서 씩씩해질 수 있는 작품을 써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전래동화에서 줄거리를 가져왔다. 포수(砲手)였던 아버지가 사냥을 나갔다가 금강산 호랑이에게 잡아먹히자 아들이 열심히 수련해 결국 원수를 갚는다는 내용. 둔갑술을 쓰며 신출귀몰하는 호랑이는 주인공을 잡아 삼키지만, 주인공은 호랑이 배 속에서도 정신을 잃지 않고 호랑이 배를 찢고 나와 무찌른다. 권정생 선생은 이 작품을 위해 민담을 채록한 뒤 이를 동화로 썼다고 한다. 원작과 달리 주인공이 총 대신 활을 다루고, 호랑이를 쓰러뜨린 뒤 "아버지!"를 외치자 어디선가 주인공 아버지의 해골이 통통 튀어오는 등의 재미도 추가됐다.
글은 2001년쯤 완성됐지만 그림 작업은 지난해 마무리돼 '금강산 호랑이'는 가장 최근에 발표되는 권정생 선생의 유작(遺作)이 됐다. 그림은 권정생의 대표작 '강아지똥'의 1996년 출간본을 작업했던 정승각(56)씨가 맡았다. 그는 "호랑이로 변신한 산신 할머니를 활로 쏜 뒤 증오심에 갇혀 있던 자신을 되돌아보는 주인공의 모습은 고뇌를 통해 성숙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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