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애틀랜타 소녀상, 민권센터 건립 무산..日 방해가 결정적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 '평화의 소녀상' 건립계획이 민권센터의 태도 변화로 무산됐다.
소녀상 건립에 나선 한인 동포들은 일본 정부의 방해공작이 결정적인 것으로 보고 다른 장소 물색에 나섰다.
애틀랜타 평화의 소녀상 건립위원회(이하 건립위)는 2일(현지시간) 애틀랜타 국립민권인권센터(National Center for Civil and Human Rights)로부터 '지난달 건립위와 체결한 약정을 이행할 수 없게 됐다'는 내용을 서면으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민권인권센터는 약정 불이행 이유로 '본래 설계와 다른 조형물을 민권센터 외부에 설치할 수 없다는 방침이 있다'는 정관을 들었다.
애틀랜타 센테니얼 올림픽공원 내 코카콜라 박물관 인근에 있는 민권인권센터는 1950∼60년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난 흑인 민권운동을 기념하는 박물관으로 2014년 건립됐다.
건립위는 지난해 9월 민권인권센터와 처음 협상을 시작해 12월 민권센터 운영위원회의 소녀상 건립 서면 허가를 받았다.
이후 조형물을 설치할 센터 외부 부지를 확정한 뒤 건립위는 지난 8일 소녀상 건립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건립위는 소녀상 조형물을 구매하고 민권인권센터를 알리는 데 수천 달러를 투자했으나 센터의 약정 파기로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
김백규 건립위원장은 "민권인권센터가 6개월간의 협상 끝에 서명한 약정을 취소하겠다고 나선 것에 매우 실망했다"면서 "만일 그런 방침이 있다면 민권인권센터가 우리에게 미리 통보했어야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건립위의 소녀상 건립 발표 후 주애틀랜타 일본 총영사는 애틀랜타 상공회의소, 민권인권센터, 애틀랜타 시청 관계자를 잇달아 면담하고 소녀상을 세울 경우 일본 기업이 애틀랜타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정부 차원에서 위협에 들어갔다.
건립위 측은 일본인들도 일본군 위안부 인권 침해 사실을 부인하는 대량의 이메일을 민권인권센터 측에 보냈다고 덧붙였다.
결국 일본 정부와 민간의 거듭된 압력 행사에 애틀랜타 시와 상공회의소, 민권인권센터가 굴복한 것으로 건립위는 추정하고 있다.
건립위의 헬렌 김호 변호사는 "제보로 불과 열흘 전 소녀상 건립 방해공작을 접했다"면서 "저간의 사실에 비춰볼 때 민권인권센터의 약정 파기가 기존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믿을 수 없다"며 '보이지 않는 손'의 간섭 가능성을 시사했다.
건립위는 건립 비용 마련도 목표치에 거의 도달했다며 반드시 다른 장소에 소녀상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건립위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인신매매와 성 학대를 당한 여성 약 20만 명을 기리고 이런 용감한 여성들을 기억함으로써 지금도 벌어지는 인신매매 문제를 지역사회와 세계에 널리 알리자는 취지에서 평화의 소녀상과 기림비 제작에 나섰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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