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꽃보다 아름답던 그 날의 결기

이귀전 2017. 3. 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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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 알지만, 대부분 잘 모르는 유관순 열사의 고향, 천안
유관순기념관의 유관순 만세 동상.
유관순 하면 떠오르는 두 장의 사진이 있다. 수의를 입고 있는 사진과 이화학당에 다니며 찍은 사진이다. 이화학당에 다닐 당시 유관순은 한창 꿈 많을 10대 소녀였다. 같이 학교에 다니는 동무의 어깨에 오른팔을 올려놓고 찍은 사진에서 유관순은 곱게 땋은 머리에 한복을 입고 있는 10대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다.
유관순 열사가 이화학당에 다닐 때 동무들과 함께 찍은 사진.
하지만 조국을 잃은 그에게 지극히 평범한 삶조차 엄청난 사치였다. 그가 손에 움켜쥔 건 펜이 아닌 태극기였다. 1919년 서울에서 3·1만세운동이 벌어지자 일제는 휴교령을 내렸다. 이 휴교령으로 3·1운동은 전국에 퍼져나가게 된다. 서울에서 만세운동에 참여한 학생들은 휴교령으로 고향에 내려가 그곳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했다.
유관순 열사뿐 아니라 부모, 오빠 등도 독립훈장을 받았다.
유관순 역시 고향 충남 천안에 내려가 부모와 친척들에게 서울의 만세운동 소식을 알리고 지역에서 만세운동을 전개했다. 4월1일(음력 3월1일) 아우내 장터에서 유관순을 비롯해 3000여명의 주민은 독립만세운동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유관순의 부모는 일본 경찰이 쏜 총에 숨졌고, 유관순은 붙잡혀 폭행과 고문을 당했다.
수감 중 폭행을 당해 얼굴이 부은 유관순 열사.
수의를 입고 있는 사진을 보면 유관순의 왼편 콧볼이 오른편보다 크고, 얼굴 왼편이 오른편과 비교해 심하게 부어 있다. 고문과 폭행의 흔적이다. 이 사진에서는 10대 소녀를 떠올릴 수 있는 모습이 단 한 군데도 없다. 
유관순 열사가 유일하게 남긴 유품인 뜨개 모자.
자신의 꿈 대신 조국의 독립을 꿈꾸던 열 아홉살 소녀는 1920년 9월28일 서대문교도소에서 순국했다. 그의 시신은 서울 이태원 공동묘지에 안장됐지만, 이후 공동묘지 이장작업 중 시신을 잃어버렸다. 이에 그의 영혼을 위로하고자 그의 고향 천안 매봉산 중턱에 초혼묘를 조성했다.
유관순열사기념관 역시 이곳에 있다. 유관순 열사의 생애뿐 아니라 수형자 기록표, 호적등본, 재판기록문 등 관련 전시물이 있다. 기념관 옆 추모각엔 유관순 영정이 있다. 
유관순기념관 추모각의 유관순 영정은 붓기가 없는 유관순 열사의 모습을 그렸다. 영정 속 유관순 열사는 두 손에 태극기를 꼭 쥐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유관순의 모습은 폭행 등으로 부은 얼굴이다. 영정은 붓기가 없는 유관순 열사의 모습을 그렸다. 영정 속 유관순 열사는 두 손에 태극기를 꼭 쥐고 있다. 독립을 열망한 그에게 태극기는 아무데서나 휘두르는 존재가 아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였다. 태극기를 언제 들어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곳이다. 기념관에서 차로 약 5분 정도 떨어진 곳에는 유관순 생가가 복원돼 있다.
복원된 유관순 생가.
천안엔 유관순기념관뿐 아니라 독립기념관이 있다. 주차장에서 관람시설까지 10여분은 걸어야 도착한다. 관람시설은 7관으로 구성돼 있다. 1관은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와 국난극복의 노력들을 전시한 겨레의 뿌리관, 2관은 개항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겪었던 시련을 다룬 겨레의 시련관, 구한말의 국권회복운동을 주제로 한 3관인 나라지키기관이 있다.  
천안 독립기념관을 상징하는 ‘겨레의 탑’.
4관은 현재 공사 중으로 8월15일 광복절에 재개관한다. 5관은 항일 무장투쟁을 다루는 나라되찾기관, 임시정부 활동을 다룬 6관 새나라세우기관, 독립운동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7관이 있다. 전시관 외에 대형 스크린과 바람시스템, 진동의자, 번개, 입체안경 등으로 다이내믹한 영상과 특수효과를 체험할 수 있는 입체영상관도 있다. 독립기념관을 대표하는 것 중 하나가 태극기마당이다. 전시실로 가는 길에 있는 태극기 마당엔 815기의 태극기가 연중 게양돼 있다.
독립기념관 태극기 마당엔 815기의 태극기가 연중 게양돼 있다.

자녀와 함께 찾는 천안은 최적의 역사교육 장소이지만, 박물관과 기념관만 돌아다니면 따분할 수 있다. 이럴 땐 홍대용과학관으로 가보자. 홍대용은 지구가 자전한다는 지전설과 지구의 모양이 둥글다는 지구구형설을 주장한 조선 때 인물이다. 
천안 홍대용과학관에서 여행객들이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보고 있다.
과학관에선 과학사전시관, 천체투영관, 천체관측관을 둘러보고 우주지질탐사, 무중력 체험 등도 할 수 있다. 천체 관측을 꼭 밤에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낮에는 태양 흑점 관찰 등을 할 수 있다.
충남 안전체험관을 찾은 학생들이 소화기로 불을 끄는 체험을 하고 있다.

충남 안전체험관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이다. 지진, 화재, 태풍 등 각종 재난체험을 해볼 수 있다. 집안에서 지진 발생시 대처방법, 고층빌딩 화재시 이동방법, 수난 사고시 구명조끼 착용방법 등 다양한 사고상황을 가정해 체험해 보고 대처방안을 실습해 볼 수 있다. 이용료는 무료인데, 예약을 해야 한다.
천안 병천 순대.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
천안에서 순대와 호두과자는 맛봐야 한다. 만세운동이 벌어진 아우내장터가 병천이다. 아우내란 ‘2개의 내를 아우른다’는 뜻이다. 1960년대 돼지고기를 취급하는 햄 공장이 생긴 후에 햄을 만들고 남은 돼지 내장에 각종 채소와 선지를 넣어 순대를 만들었다. 다른 순대보다 맛이 담백하다. 호두과자 역시 천안에 호두나무가 많아 유명해졌다. 하지만 호두과자 안에 천안에서 생산한 호두가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천안=글·사진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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