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연의 책과 지성] 마거릿 미첼 (1900~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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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도서관에는 더 이상 읽을 책이 없으니 이제 당신이 책을 써봐."
작가 마거릿 미첼에게 남편이 한 말이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남편은 동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주기 시작했다.
남편의 제안을 들은 미첼은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미국 남부 이야기를 쓰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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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마거릿 미첼에게 남편이 한 말이다. 장난처럼 던진 이 말 한마디 때문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사연은 이랬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쓰기 전 마거릿 미첼의 인생 계획에 '소설가'라는 단어는 없었다. 그녀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발행하던 신문의 기자였다. 개성 있는 문장으로 많은 독자를 거느리고 있던 그녀는 꽤나 유명한 기자였고, 스스로도 그 생활에 만족하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치 않은 변수가 생겼다. 사고로 다친 다리를 방치하는 바람에 큰 수술을 받아야 했고, 긴 시간 실내에서 지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남편은 동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후 미첼이 읽을 수 있는 동네 도서관의 책도 바닥이 났다. 그러자 남편은 농담처럼 직접 책을 쓰라는 권유를 하게 된 것이다.
남편의 제안을 들은 미첼은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미국 남부 이야기를 쓰기로 결심한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 들었던 남북전쟁 때 이야기가 모티프가 됐다.
그녀는 자신만의 문장이 나올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소설을 고치고 또 고쳤다. 이렇게 시작된 집필은 무려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려 완성을 본다. 하지만 출간이 문제였다. 어느 출판사도 선뜻 무명 작가의 책을 내겠다는 곳이 없었다. 하지만 미첼은 의지로 무장한 완벽주의자였다. 미첼은 우연히 당대 최고의 출판사였던 맥밀런의 사장 레이슨이 애틀랜타에 방문한다는 신문 기사를 보게 된다. 기사를 본 미첼은 원고를 싸 들고 기차역으로 달려갔다.
"제가 쓴 소설 원고예요. 꼭 좀 읽어봐주세요."

"레이슨 사장님 아직 안 읽으셨다면 원고의 첫 페이지라도 읽어봐주세요."
미첼의 극성스러운 읍소에 지친 레이슨은 결국 "스칼렛 오하라는 미인은 아니지만, 그녀의 매력에 사로잡힌 청년들은 자신이 사로잡혔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했다"로 시작하는 소설의 첫 문장을 읽기 시작했다. 첫 문장의 예언대로 된 것일까? 레이슨은 읽자마자 원고에 사로잡혔다.
이렇게 1936년 빛을 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 중 하나가 됐다. 퓰리처상을 받았으며 1939년에는 영화로 만들어져 아카데미 10개 부문을 휩쓸었다.
격동기를 헤치면서 살아야 했던 소설의 주인공 스칼렛은 미첼 자신의 모습과 비슷했다. 미첼이 창조한 스칼렛 오하라는 '현대'라는 미국의 새 패러다임을 열어젖힌 대체 불가능한 캐릭터가 됐다. 그녀는 소설 한 편만을 남겼지만 미국을 상징하는 작가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 분명하다. 너무나 미첼다운 소설의 한 문장을 기억해본다.
"모진 운명은 그들의 목을 부러뜨릴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을 꺾어 놓지는 못했다. 그들은 우는 소리를 하지 않았고, 그리고 싸웠다."
[허연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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