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통장 갖고만 있어도 주택대출 힘들어진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대출심사에 DSR 도입, 마이너스통장 한도만 갖고 있어도 추가대출 어려울 듯...은행, "당국에 개선요청"]
올해부터 DSR(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을 활용해 대출 가능 여부와 대출한도를 결정하려던 시중은행들이 ‘마이너스통장 대출’(이하 마이너스통장)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마이너스통장을 보유한 대출자가 추가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받게 되면 DSR이 대부분 100%를 훨씬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고 실제로 대출을 전혀 쓰지 않았더라도 대출한도 전체가 ‘1년 안에 갚아야 할 부채’로 계산되는 탓이다. 은행들은 DSR 산정기준을 보완하지 않으면 대출심사 기준으로 DSR을 활용하기 어렵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이 한국신용정보원에서 대출정보를 받아 은행이 보유한 개별 대출자들의 소득정보로 나눠 DSR을 산출하기 시작했다. 이 결과 마이너스통장을 갖고 있으면서 주담대를 받은 대출자 대부분의 DSR이 10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DSR은 대출자가 모든 금융회사에서 받은 총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수치다. DSR이 100%를 넘었다는 것은 연간 갚아야 할 대출 원금과 이자가 연간 벌어들인 소득보다 많아 과도한 부채 부담을 안고 있음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DSR에 대해서는 DTI(총부채 상환비율) 60%처럼 획일적인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으나 80%를 사실상 관리기준으로 생각하고 있다. DSR 80%를 적용하면 마이너스통장 보유자는 주담대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주담대를 받고 싶은 사람은 기존에 보유한 마이너스통장 계좌를 해지해야 한다.
문제는 DSR을 산정할 때 마이너스통장은 실제 대출잔액이 아닌 대출한도 전체를 부채로 잡는다는 점이다. 대출 만기도 1년으로 짧게 계산해야 한다. 연소득 5000만원인 직장인이 대출한도 4000만원인 마이너스통장을 갖고 있으면 대출을 전혀 쓰지 않고 카드 할부금 등 다른 대출이 하나도 없다고 해도 DSR은 80%가 된다. 이 상태에서 주담대를 받게 되면 DSR은 금세 100%를 넘어가게 된다.

마이너스통장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보편화한 대출상품이다. 대부분 3000만~5000만원으로 한도를 설정해놓고 급전이 필요할 때 이용한다. 일부 공무원은 소득의 1.7배까지 한도를 받는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잔액만 봐도 지난해 말 109조원으로 533조원인 주담대의 20.4% 수준에 달한다. 대출잔액이 아닌 한도 기준으로는 주담대를 앞지를 것으로 추정된다.
DSR은 DTI와 달리 자율지표인 만큼 100%가 넘어도 은행이 대출을 해줄 수는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여신심사방식 선진화 로드맵’에 따라 2019년부터는 DSR을 금융회사 건전성 감독지표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DSR이 높은 대출이 총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제한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들은 DSR를 적극 활용하려면 마이너스통장에 한해 연간 갚아야 할 부채를 계산할 때 대출한도 중 일부만 반영하는 식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마이너스통장은 만기가 1년짜리인데 만기를 5~10년으로 늘려 계산하는 방안도 제시된다. 마이너스통장은 통상 5~10년까지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 통상적인 만기 연장 기간까지 포함해 대출 기간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은행감독 국제기준인 바젤3에서는 한도대출도 금융회사의 ‘위험’으로 보고 있으며 은행들이 그간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과도하게 남발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DSR은 기본적으로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대출심사에 활용해야 하고 마이너스통장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도 은행 스스로 고민이 필요하다”며 “선진화 로드맵을 확정하기 전에 필요하면 이런 부분에 대해 은행들과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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