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금폭탄'에 英외무장관 52년만에 美국적 포기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지난해 말 미국 국적을 포기했다.
1964년 부모의 미국 유학 중 뉴욕 맨해튼에서 태어난 존슨 장관은 '본의 아니게' 미국 시민이 된 경우였지만 이후 미국과 영국 국적을 모두 유지해왔다.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틀 전 공개된 미 재무부의 작년 미국시민권 포기자 5천411명의 명단에 존슨 장관의 이름이 들어 있었다.
존슨 장관이 그동안 미국의 과세제도를 비판했다는 점에서 세금 문제 때문에 미 국적을 자발적으로 버렸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자신이 5살 때 미국을 떠나 줄곧 영국에서 살았는데도 시민권 때문에 계속 미국에도 세금을 내고 있다고 불평해왔다.
미국은 세계 어느 곳에 살고 있던 국적자에게는 세금을 부과한다.
존슨 장관이 '폭발한' 것은 2014년 런던 북부에 있는 자신의 집을 팔았을 때, 미국 정부로부터 5만 달러(5천720만 원)로 알려지는 '세금 폭탄'을 맞으면서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702/10/yonhap/20170210014619088frpj.jpg)
존슨 장관은 막대한 양도소득세를 못 내겠다고 이의제기를 했고, 이후 세액은 조정됐다고 NYT가 전했다.
'거친 입'으로 유명한 존슨 장관은 NPR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너무나 충격적"이라고 양도소득세 과세를 비난하면서, 미국이 세금으로 자신에게 타격을 가하려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에 앞서 존슨 장관이 미 국적을 포기한 것도 관심을 끈다.
존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그를 '제정신 아닌 사람'으로 비판한 적이 있으나,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에는 "대통령 당선이나 그의 정부를 예단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긍정적인 것도 많을 것"이라고 물러섰다.
작년 미국 국적 포기자 5천411명은 연간 단위로 사상 가장 많은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이는 재산을 해외로 빼돌려 세금을 회피하는 행위에 대한 미국의 처벌이 점점 강해지는 것과 흐름을 같이하고 있다.
미국은 2010년 해외금융계좌신고법(FATCA)을 시행해 미국서 영업하는 외국 금융회사는 미국인 고객 중 5만 달러(5천987만 원) 이상의 잔고를 보유한 사람의 정보를 미국 국세청에 반드시 보고하도록 했다.
이는 120억 달러에 달하는 세수증가 효과를 거뒀지만, 존슨 장관 같은 이중국적자와 미국 국적자 700만 명 이상에게 타격을 줬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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