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쌉싸름한 동거①] "동거가 죄인가요?" 여전히 편견 속 '쉬쉬'

입력 2017. 2. 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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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수연(28ㆍ여ㆍ가명) 씨는 지난해부터 남자친구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생활의 효율성을 따지면서 동거하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여전히 혼전동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이유는 우리나라의 가부장적 문화가 남아있기 때문"라며 "동거 생활을 하는 여성에게 사회적 비난이 높은 현실도 여전히 여성을 성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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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가운 시선 우려 동거사실 공개 6.3% 불과
-“사회적 선입견은 가부장적 문화의 잔재”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1.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수연(28ㆍ여ㆍ가명) 씨는 지난해부터 남자친구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남자친구가 자취방을 알아보다 아예 살림을 합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함께 지내니 데이트비용을 줄일 수 있어 좋다는 김 씨는 동거 사실을 굳이 주위에 알리지 않는다. 그는 “사람들이 등 뒤에서 수근거리는 것이 싫어 친한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주위에 동거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며 “가족들에게도 동거사실을 비밀로 부쳤다”고 했다.

#2. 서울에 사는 직장인 박은수(30ㆍ여ㆍ가명) 씨는 남자친구의 제안으로 지난 2013년부터 동거를 시작했다. 박 씨는 “함께 살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주거비까지 아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했지만 정작 동거 사실을 주위에 알리기 시작한지는 얼마되지 않았다. 그는 “처음에 주위에서 동거 사실을 알까봐 노심초사했다”며 “사회적 선입견을 무시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이어 “돌이켜보면 스스로도 동거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었기에 그렇게 걱정했던 것 같다”고 했다.

[사진=123rf]

급변하는 결혼관과 경제적인 부담을 이유로 많은 청년층이 동거를 선택하고 있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은 여전히 곱지만은 않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이 지난달 낸 ‘다양한 가족의 출산 및 양육실태의 정책과제-비혼 동거가족을 중심으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동거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51%가 타인의 부정적인 편견이나 곱지 않은 시선으로 차별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문란하고 비도덕적으로 보는 부정적인 시선을 경험했다는 응답률은 70%에 달했다. 지난해에 실시한 이 실태조사는 만 18세~49세의 25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응답자 중 88.6%는 우리나라가 동거가족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고 생각했으며, 주위에 동거 사실을 공개한 경우도 전체의 6.3%에 그쳤다.

보사연이 지난해 함께 실시한 대국민 인식 조사에서도 혼전동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했다. 응답자 중 64.4%가 결혼을 전제로 한 동거를 찬성한 반면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은 동거에 대해서는 53.2%만 찬성했다.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견해에 대해선 69.3%가 반대했다.

전문가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사회적 인식은 우리나라의 가부장적인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생활의 효율성을 따지면서 동거하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여전히 혼전동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이유는 우리나라의 가부장적 문화가 남아있기 때문”라며 “동거 생활을 하는 여성에게 사회적 비난이 높은 현실도 여전히 여성을 성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이는 곧 성차별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좀 더 유연한 사고로 동거 문화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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