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예상외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피겨스케이팅
북한이 오는 19일 개막하는 동계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게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북한 스포츠와 동계 스포츠,특히 피겨스케이팅은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북한에서 피겨 스케이팅은 상당히 인기가 있을 뿐더러, 실력에 있어서도 어쩌면 김연아라는 특출한 선수를 제외한 우리나라보다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어린 시절 당시 유행이던 우표 수집에 빠져들어던 경험이 있다. 당시 스포츠 관련 행사를 한국에서 개최할때는 기념 우표를 발행하곤 했다. 대통령배 축구,세계여자농구선수권, 세계사격선수권, 세계야구선수권등의 기념 우표는 여전히 낡은 우표책 안에서 유년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한다.
그런데 외국에서 열리는 대회나 외국 선수를 기념한 우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다. 반면 북한은 88년 캘러리 올림픽에서 그 유명한 '카르멘' 연기를 한 카타리나 비트의 기념 우표가 발행되었을 정도로 피겨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높다.

사실 카타리나 비트는 단순한 피겨 스타가 아니라 80년대의 아이돌과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피겨에 대한 관심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실제 카타리나 비트가 80년대 국내에서 가졌던 아이스쇼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브룩 쉴즈와 닮았다는 이야기,비트가 경기중 심판에게 눈빛을 보내면 심판의 마음이 흔들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설까지 나올 정도로 80년대 최고의 어쩌면 역대 피겨스케이팅 역사상 전무후무한 인기스타여서 북한에서도 우표가 발행할만 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런데 이리나 로드니나는 비트보다 더 많은 업적을 쌓았지만 (페어부문 올림픽 3회연속 금메달,세계선수권 10년연속 금메달) 피겨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알기 어려운 인물이기때문에, 기념 우표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것은 분명 의외이기도 하다.
과거 북한에서 피겨에 대한 관심이 높았지만, 과연 지금은 어떨까?
위의 동영상은 2016년 평양에서 러시아의 뚝따미쉐바가 공연한 모습이다. 뚝따미쉐바는 2015년 세계선수권 우승자이면서,국내팬들에게도 너무나 유명한 선수이다. 노비스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보이면서 이름을 알렸고,국내 피겨팬들 사이에서는 '뚝아가'라는 별명까지 붙었던 선수로서 월드챔피언까지 오른 주인공인데, 지난해 평양 아이스쇼에 초대된 적이 있다.
사실 2006년 김연아가 세계주니어챔피언이 되기전까지 서울에서 제대로된 아이스쇼가 별로 없던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아이스쇼는 국내보다 한참 앞서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6년 가을 국내에서 첫 공연을 했던 러시아 남자 피겨의 전설 알렉세이 야구딘 역시 서울보다 평양에서 먼저 공연을 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피겨 실력은 어느정도일까?
2006년 토리노 올림픽때 김연아가 불과 몇달 차이로 나이제한에 걸리면서,우리나라는 출전 선수를 배출하지 못했다.한마디로 출전할 실력을 갖춘 선수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북한은 퀄러파잉을 거쳐서 '김영숙'선수가 여자 싱글에 출전했다. 다른 선수들은 대회 일주일전에 와서 링크 적응등을 마치고 출전한데 비해서 김영숙은 경기 시작할때쯤 거의 도착해서 제대로된 적응도 없이 출전해야했지만 그녀의 경기력은 놀랍다.
동영상을 보면 알수 있는데 트리플 러츠와 더블토룹 콤비네이션을 완벽하게 수행하는등 상당한 수준의 점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점프의 높이는 정말 인상적이다. 당시 금메달 리스트인 일본의 아라카와 시즈카가 3회전-2회전을 구사한 적을 감안하면 점프 구성 자체도 세계적인 수준에 비해 떨어지지 않았다. 적어도 김연아가 등장하기 전까지 한국 피겨는 북한에게 대중적인 인기나 엘리트 선수의 실력 모두 뒤졌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2011년 카자흐스탄 아시안게임에서 피겨 페어부문 동메달을 따냈던 북한이 과연 이번 대회에서는 어떤 성적을 기록할까?
위키피디아에서 영문으로 검색한 북한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쉽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남녀 싱글 페어와 아이스댄스 1, 2, 3위 선수들의 명단이 나와있다. 페어와 아이스댄스에서 제대로된 대회 참가 선수들이 없었던 우리의 현실과 비교하면 양적이 면에서 아직도 우리가 뒤져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오랫만에 국제 무대에 등장하는 북한 선수들이 삿포로 피겨스케이팅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 또하나의 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한성윤기자 (dreamer@k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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