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퇴주잔' 올렸다가 선관위 소환 당한 네티즌 논란

2017. 1. 3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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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A 씨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았다. A 씨가 DC 인사이드에 올린 '반기문 퇴주잔' 글이 공직선거법 제250조(허위사실공표죄)를 위반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허위사실공표죄 제250조 2항은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불리하도록 후보자, 그의 배우자 또는 직계 존·비속이나 형제자매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거나 공표하게 한 자와 허위의 사실을 게재한 선전문서를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A 씨가 올린 글은 아래와 같다. A 씨는 지난 17일, 인터넷에서 '반기문 퇴주잔' 영상을 인용해 'DC 인사이드 주식갤러리'에 올리며 "절하고 퇴주잔을 따라주니까 바로 마셔버린다"고 반 전 사무종창이 전통을 모른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선관위의 조사 요구를 받은 A 씨는 "악의적인 편집 과정을 거친 것도 아니며 뉴스에 나오는 영상을 그대로 잘라 올렸을 뿐인데 왜 (이것이) 선거법 위반이며, 정식 후보 등록조차 하지 않은 반기문 전 사무총장에 관한 글을 썼다고 선관위가 개입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항변했다. 출석 요구 사실을 전해 들은 네티즌들도 "선관위가 대선 기간 전부터 표현의 자유를 막는 것이 아니냐"며 분노했다.

YTN PLUS 측은 사실 확인과 조사 경위를 알아보기 위해 선관위 공보과 측에 직접 문의했다. 다음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보과와의 1문 1답이다.

Q. A 씨의 글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조사받고 있는 것이 사실인가?

A. 그렇다. 현재 조사 중이며 위법 요건을 확인하고 있다.

Q. 위법 여부가 확실할 경우에야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이치상 맞지 않는가?

A. 그렇지 않다. 위법 여지가 있으면 일단 조사를 들어간 뒤 조사를 통해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조사를 통해 위법 사항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후속 조사 조치를 들어가고, 없으면 사건이 그대로 종결될 것이다. 꼭 사전에 위법을 단정하고 조사하는 것은 아니다.

Q. A씨의 글이 선거법 위반이라면 어떤 사항을 위반했나?

A. 허위사실유포/후보자비방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른 위반 내용이 있는지는 조사를 통해 더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사진 하나 올렸다'고 처벌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후 조사를 통해 반복성, 악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다.

Q. 반기문 전 총장은 정식 후보자 등록도 안 했으며, 현재 선거기간도 아닌데 조사를 진행하는 이유는?

A. 반 전 총장은 모두가 입후보할 상황으로 보는 '입후보 예정자'이기 때문에 후보로 해석할 수 있다. '후보자' 혹은 '예비후보자'의 경계는 명확하게 특정되지 않으므로 예정자라도 위반사항이 있으면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

Q. A 씨의 글을 누군가의 신고한 것인가?

A. 익명성을 보장해야 하므로 제보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 선관위 측도 이번 사건이 온라인에서 이슈가 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현재 조사 확인 중이라는 말씀을 드린다.

Q. 온라인에서는 반기문뿐 아니라 안철수, 문재인, 이재명 등 모든 후보를 비판하는 글이 존재한다. 그런데 왜 유독 반 전 총장 글만 문제가 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A. 반 전 총장이라서가 아니라, 어떤 후보던 위반 제보가 들어오거나 문제가 되는 글을 발견하면 선거법 위반 행위에 대해 조사를 진행할 것이다. 단순히 글 하나, 행위 하나 가지고 비방/허위사실을 판단하는게 아니며 지속성과 반복성 등 악의를 가지고 한 행동인지를 종합적으로 봐서 판단할 것이다.

Q. 이번 대선(준비) 상황에서 다른 후보 관련 글도 조사중인 사실이 있는가?

A. 반 후보는 아직 한 건뿐이고 나머지는 확인중이다.

Q. 그러면 앞으로 사람들이 특정 후보에 대한 글을 올릴 때 자기 검열을 하게 되지 않을까?

A. 단순한 의견 개진(글 올리기)으로 조사하거나 처벌하진 않는다. 단지 비방하는 내용이나 왜곡하는 글을 올렸을 경우 사안의 경중에 따라 지속적으로 판단할 것이다. 이번 사례는 글을 올리게 된 경위나 사실 관계 확인 차원에서 조사를 하고자 한 것인데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그렇게(검열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선관위의 입장은 분명했다. 선관위 측은 단순히 사실을 확인하고자 연락한 것이며, A 씨가 반복적이고 악의적으로 글을 올리지 않았다면 처벌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A 씨와 네티즌들은 악의적 편집 없이 방송 화면 캡처와 함께 희화화하는 글을 게시했다는 이유로 선관위 출석을 요구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막으려는 의도성을 가진 것이 아니냐는 입장이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선관위 측 입장과 일반 시민의 '표현의 자유'가 첨예하게 대립하며 갖가지 논란을 낳고 있다.

YTN PLUS 정윤주 모바일 PD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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