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 장래희망 "유튜버, 셰프".. '사'짜 직업 옛말

박승희 기자 2017. 1. 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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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맞은 초등학생들 당찬 장래 희망 '가지각색'
초등학생들이 웹툰작가·아동인권가 등 자신의 장래희망을 그린 그림. © News1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새해를 맞은 초등학생들의 얼굴엔 웃음이 한가득이다. 올 한 해 이루고 싶은 소망들도 가지각색이다. 특히 최근 초등학생들은 과거에 인기 있던 검사, 의사 등 소위 '사짜 직업' 말고도 갖가지 이색 꿈을 꾸고 있었다. '요즘 애들'의 장래 희망을 직접 들어봤다.

"내 꿈은 예쁘고 맛있는 디저트를 만드는 파티셰가 되는 거예요."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이승연양(12)은 장래 희망을 묻는 말에 당찬 목소리로 답했다. 이양은 "TV에서 유명한 셰프가 나와서 음식을 만드는 것을 봤는데, 나는 음식 중에서도 예쁘고 맛있는 디저트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설날 차례를 지내고 광화문으로 나들이를 왔다는 김모군(11)은 휴대폰을 켜고 열심히 게임을 하고 있었다. 김군은 "내 꿈은 '포켓몬고'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앱 개발자"라고 밝혔다.

김군은 "평소에 게임을 하는 것을 좋아해서 부모님께 혼나기도 했다"며 "게임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고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나도 이런 앱을 만든다고 했더니 부모님께서 기대하겠다며 열심히 해보라고 했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최근 초등학생들에게 직업이란 자신이 재미있어하는 것들을 더 열심히 하게 만드는 장으로 인식되는 모습이다. 판·검사, 교사 등 고전적인 인기 직업뿐만 아니라 상당수 초등학생들은 조향사, 법의학자, 유튜버 등 이색 직업을 얘기하기도 했다.

김군은 "TV를 보면 여러 가지 멋있는 직업이 많이 나와서 그걸 되고싶어 하는 애들이 많다"며 "유튜버의 경우는 휴대폰으로 '허팝' 등의 영상을 보고 유튜버가 되고 싶어하는 친구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1인 크리에이터 꿈꾸는 어린이 '유튜버들'

실제로 세계 최대의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는 '1인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초등학생들의 서툴지만 열정 넘치는 영상들이 가득했다. 초등학생 최린군(11)이 운영하는 '마이린TV' 채널의 구독자는 17만7000여 명이며 전체 동영상 조회수는 4000만 뷰에 이른다.

마이린TV에서는 바퀴 달린 신발을 잘 타는 방법이나 휴대폰 게임을 엄마와 같이하기, 독감 주사 체험기 등 재치있는 영상들이 인기를 끌었다. 영상마다 "좋은 정보 감사하다" "영상을 보고 바퀴 달린 신발을 신을 수 있게 됐다" 등의 댓글이 달리는 등 호응이 상당했다.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이런 변화를 더욱 실감한다고 입을 모은다.

경상남도 진주시의 초등학교 교사 구모씨(여·26)는 "의외로 요즘은 판검사같은 사짜직업을 희망하는 아이들이 별로 없다"며 "한창 쿡방이 인기 있을 때 아이들 장래희망에도 셰프 열풍이 불기 시작해 아직까지도 많은 아이들이 셰프가 되고 싶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소재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5년차 교사 김희주(27)씨도 여기에 공감했다.

김씨는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좀 더 구체적이고 다양해진 것을 느낀다"며 "이색 직업이라고 해도 막연하게 꿈만 꾸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정보를 찾아보고 책이나 교육 영상을 이용해 실습도 하는 등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에서도 학생들의 진로교육을 강조하고, 부모님들도 예전보다 훨씬 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학생들의 자질에 따라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추세"라며 "요즘 부모님들도 자녀가 안정적이고 편안한 삶을 살길 바라는 마음이 크긴 하지만 전문직이 아니더라도 학생들이 원하는 것에 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근 초등학생들의 꿈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은 통계로도 증명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한국복지패널 기초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4~6학년생 어린이 458명 중 40.49%가 연기자·가수·운동선수·디자이너 등 '예술·스포츠 전문가 및 관련직'을 장래희망으로 꼽았다.

교수나 교사 등 '교육전문가 및 관련직'은 12.15%를 차지했으며, 셰프 등 '조리 및 음식 서비스직'은 3위로 10.42%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공공 및 기업 고위직(1.96%), 법률 및 행정 전문직(6.26%) 등 예전에 선호되던 직업군의 선호 비율은 비교적 적게 나타났다.

seung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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