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노역 피해 시댁 고모 차례상 50년째 차리는 조카며느리

전원 기자 2017. 1. 2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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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시집 온 첫해부터 지금까지 약 50년 동안 근로정신대에 끌려가 도난카이 대지진으로 목숨을 잃은 시댁 고모의 차례상을 차리는 70대의 조카며느리가 있다.

바로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와 그 가족들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3차 손해배상 소송의 원고인 고 최정례씨의 조카며느리인 이경자(73)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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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중공업 상대 3차 손배소 원고 이경자씨
숨진 자식 생각하던 시할머니 보고 문밖에 차려
근로정신대에 끌려가 도난카이 지진으로 인해 숨진 고 최정례씨의 조카며느리인 이경자씨(73)가 지난 28일 전남 나주시에 거주하고 있는 집에서 최씨를 위한 제사상을 대문 앞에 차렸다. 이씨는 최씨의 제사상을 50여년 째 차리고 있다.(이경자씨 제공) 2017.1.29/뉴스1 © News1 전원 기자

(나주=뉴스1) 전원 기자 = "타지에서 숨진 자식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신 시할머니를 생각하면서 명절 때마다 고모님(고 최정례씨)의 상을 차리다보니 어느덧 50년이 됐네요"

1968년 시집 온 첫해부터 지금까지 약 50년 동안 근로정신대에 끌려가 도난카이 대지진으로 목숨을 잃은 시댁 고모의 차례상을 차리는 70대의 조카며느리가 있다.

바로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와 그 가족들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3차 손해배상 소송의 원고인 고 최정례씨의 조카며느리인 이경자(73)씨다.

지난 28일 설 명절에도 이씨는 전남 나주시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고모인 최씨를 위한 상을 차렸다.

제사상에는 나물과 대추, 밤, 사과와 배, 귤, 조기 등이 담겼고, 최씨를 위해 대문 앞에 놓여졌다.

이씨는 "거창하게 상을 차리는 것이 아니라 그냥 우리 가족들이 흔히 먹던 설 명절에 한 나물과 조기 등을 가지고 상을 차린다"고 했다.

이어 "밖에서 죽은 귀신은 집에 못들어오고 밖에서 맴 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에 상도 대문 밖에다 놔둔다"고 덧붙였다.

이씨가 처음 상을 차리게 된 것은 새 색시였던 지난 1968년도로 결혼 후 모시던 시할머니께서 명절 때 대문 밖에도 상을 차려놓으라고 하면서부터다.

이씨는 "1968년 시집을 와서 시할머니를 모시게 됐는데 시할머니께 새 이불을 드려도 사용을 안하시더라"며 "이에 왜 날도 추운데 이불을 사용하지 않으신지 여쭤보니 어린 자식을 두고 가슴에 한이 맺히신 듯 '내가 이불을 덮고 따순 방에서 뭣하겠냐'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시할머니는 명절 때 밥을 차려 놓으면 소쿠리에 밥과 나물, 조기 같은 것을 따로 놔둬라고 하셨다"며 "나중에 다른 웃어른으로부터 고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씨는 원이라도 없이 맛있는거 다 드시라고 최씨에 대한 제사상을 매년 명절때마다 차리고 있다. 이렇게 차리다보니 어느덧 50년이 흘렀다.

이씨는 "그동안 억울하게 죽은 고모, 초등학교 6학년 자식이 숨진 것에 가실때까지 가슴에 멍울이 졌던 시할머니를 생각하며 내 자식처럼 안타까운 마음에 특별한 음식이 아닌 정성을 담아 상을 차리게 됐다"며 "또 명절이 다가오면 상을 차릴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지법 민사1단독 김현정 판사의 심리로 근로정신대 피해자와 유족 등 2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공판기일이 진행된 가운데 원고 이경자씨가 기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11.22/뉴스1 © News1 전원 기자

한편 이씨는 근로정신대 피해자 김영옥 할머니(84)와 함께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 광주지법 민사1단독 김현정 판사의 심리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씨가 청구한 손해배상 청구액은 360만원으로 확인된 가운데 이씨는 소송 이유에 대해 "돈이 문제가 아니다. 내 자식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억울하지 않겠느냐. 그런 마음으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4월25일께 진행될 예정이다.

jun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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