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만원 때문에 떠난 이대호, 150억원에 돌아오다
일본, 미국을 돌아 친정 롯데로 돌아온 이대호는 팀 전력과 흥행 모두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난 후 롯데는 성적 추락과 관중 감소의 이중고를 겪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그 기간 동안 한 번도 100만 관중을 동원하지 못했다. 이대호와의 계약 소식에 조원우 롯데 감독은 “대박∼”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동아일보DB |
롯데 유니폼을 입고 부산 사직구장을 누비던 2010년. 이대호는 말 그대로 펄펄 날았다. 그해 이대호는 타율과 홈런, 타점, 득점, 최다안타, 출루율, 장타력 등 타격 7관왕에 올랐다. 도루를 제외한 모든 타격 타이틀을 독차지했다. 8월 4일 두산전부터 14일 KIA전까지는 9경기 연속 홈런을 때리는 괴력을 과시했다.
2011시즌 후 이대호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1년 만에 입장을 바꾼 롯데는 4년간 100억 원이라는 거액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대호의 마음은 이미 롯데를 떠난 뒤였다.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는 이대호에게 2년간 최대 7억6000만 엔의 거액을 제시했다. 당시 환율로 100억 원을 훌쩍 넘는 돈이었다. 11년간 몸담았던 팀을 떠나면서 이대호는 “롯데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 해 보고 팀을 떠나는 게 가장 아쉽다”고 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해외 무대에서 뛴 5년간 이대호는 ‘조선의 4번 타자’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을 맹활약을 펼쳤다.
오릭스에서 2년간 이대호는 4번 타자 자리를 도맡으며 2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다.
2013년 말 다시 FA가 된 이대호는 소프트뱅크와 2년간 총액 9억 엔에 사인했다. 첫해부터 팀의 일본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이대호는 2015년 일본시리즈에서는 2개의 홈런을 쳐내며 2연패의 주역이 됐다. 한국 선수 최초로 일본시리즈 MVP에도 선정됐다.
지난해 이대호는 뜻밖의 도전을 했다. 소프트뱅크의 3년간 15억 엔이라는 거액 제안을 뿌리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30대 중반 나이에 마이너리그 계약을 받아들였고, 초청 선수로 시애틀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한참 어린 선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개막전 등록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린 그는 플래툰 시스템(같은 포지션에 기량이 비슷한 선수를 번갈아 기용하는 방법) 속에서도 14개의 홈런을 쳐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지난 시즌 후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 미국 등 모든 구단에 문을 열어 놨다. 여러 일본 구단들이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메이저리그 몇몇 팀도 관심을 나타냈다. 하지만 가장 적극적으로 손을 내민 것은 친정팀 롯데였다. 좀 더 저울질할 수도 있었지만 이대호는 선뜻 롯데의 손을 잡았다. 계약 조건은 4년간 150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금액이었다. 지난해 말 최형우가 삼성에서 KIA로 이적하면서 받기로 한 몸값 4년 1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KBO리그 최고 대우다. 이대호는 “미국에서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남은 것은 롯데로 돌아가 후배들과 함께 우승을 하는 것이다. 그것이 마지막 소원”이라고 했다.
2011년 말 롯데를 떠나면서 그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다면 잘해서 정말 좋은 대우를 받고 오겠다. 어릴 적 (이)승엽이 형(삼성), (박)찬호 형(은퇴·전 LA 다저스)을 보며 꿈을 키웠듯 나도 후배 선수들의 꿈을 키워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5년 만에 돌아온 그는 자신의 말을 지켰다. 이대호의 복귀는 올 시즌 롯데는 물론 KBO리그 전체를 봐서도 큰 흥행 호재다.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대회의 단골손님인 그는 3월 한국에서 열리는 WBC에도 출전할 계획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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