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E 명예의 전당 커트 앵글, "소개자로 스톤 콜드 원해"

조형규 2017. 1. 1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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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조형규 기자]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프로레슬링의 전설 커트 앵글(49, 미국)이 11년 만에 명예의 전당 헌액을 통해 WWE로 돌아온다. 그리고 앵글은 WWE 귀환의 연결고리로 오랜 라이벌이자 프로레슬링의 아이콘인 ‘스톤 콜드’ 스티브 오스틴(53, 미국)을 지목했다.

앵글은 18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의 스포츠 전문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ports Illustrated)’와의 인터뷰를 통해 WWE 명예의 전당 입성을 두고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을 공개했다.

커트 앵글은 지난 17일 2017년 'WWE 명예의 전당' 첫 헌액자로 공식 선정됐다. (사진=ⓒWWE)

WWE 명예의 전당은 선정되는 인물도 중요하지만, 그를 소개하는 사람의 역할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자리다. 특히 헌액자를 소개하는 사람은 서로 친분이 깊거나, 혹은 프로레슬링 경력에서 서로 크게 상호작용을 주고받은 인물로 한정되곤 한다. 앵글은 여기에서 자신의 헌액을 소개할 사람으로 오스틴을 지목했다.

앵글은 “더 이상 고민의 여지가 없었다”면서 “WWE에서 경력을 시작하면서 더 락을 상대로 첫 타이틀을 따낸 후, 오스틴과의 대립을 이어나갔다”고 말하며 오스틴을 지목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오스틴은 가장 큰 개성을 부여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오스틴과 나는 매우 웃기는 연출로 가득한 인상적인 대립을 펼쳤고, 그는 자신의 영역에서도 나를 빛나게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실제로 오스틴의 프로레슬링 경력 중 최대의 라이벌로 꼽히는 선수는 더 락(47, 미국/본명 드웨인 존슨)이었으나, 앵글 또한 그에 못지않게 멋진 장면을 무수히 만들어냈다. 특히 2001년 당시 WWE 대 WCW&ECW 연합군 대결이라는 흥미진진한 대립의 한가운데에는 바로 앵글과 오스틴이 있었다. 서로 뺏고 빼앗기는 긴박한 연출의 풍성한 경기를 쏟아냈고, 오스틴의 맥주 트럭 세그먼트를 그대로 패러디하여 앵글이 우유 트럭으로 망신을 준 코믹한 장면들은 16년이 지난 지금도 명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러한 기억들을 상기시킨 앵글은 “오스틴은 내 프로레슬링 경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당연히 나의 헌액을 소개할 사람으로는 최우선 순위의 인물이다”라고 덧붙였다.

2001년 벌어진 WWE 대 WCW&ECW 연합군 침공 대립은 프로레슬링 제2의 황금기를 구가하던 최고의 시절이었다. (사진=ⓒWWE)

또한 앵글은 자신의 헌액 소식이 방송 전파를 타던 순간의 감격 또한 생생하게 밝혔다.

WWE는 앵글의 명예의 전당 헌액 소식을 전하며, 이를 기념하는 영상을 지난 17일 방영된 자사의 TV 쇼 WWE 러(RAW)를 통해 공개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며 앵글의 등장곡이 울려 퍼지자, 당시 경기장에 모인 수많은 관중들은 일제히 앵글을 상징하는 ‘빌어먹을 녀석(You Sxxk)'이라는 구호를 연호하기 시작했다. 가히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당시 생방송을 지켜보던 앵글은 “내 등장 음악이 나오는 순간까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방송을 지켜봤다. 그런데 음악이 시작되자마자 관객들이 미친 듯이 반응했고, 그때야 ‘내가 많은 팬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구나’ 싶은 걸 느꼈다. 매우 격양됐고,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특히 앵글은 방송을 함께 보던 자신의 어린 자녀들의 반응에 감격했다. 그는 “내 어린 자녀들은 나의 프로레슬링 경력을 잘 모른다. 그런데 스크린에 나오는 내 모습을 보고 ‘아빠가 텔레비전에 나와요’라고 하더니 나를 ‘커트 앵글’이라고 부르는 게 아닌가. 나는 아이들에게 ‘얘들아, 나는 너희들에게 커트가 아니라 아빠란다’라고 말해줬다. 정말 멋진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앵글은 자신의 경력을 통틀어 WWE 탈단 이후 몸을 담았던 TNA 시절에 대해서도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는“WWE와 다른 곳에서도 엄청난 경기들을 치러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WWE 팬들은 그 경기를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건 나에게 매우 슬픈 일이다”라고 운을 뗐다.

커트 앵글은 2006년부터 TNA로 이적하여 AJ 스타일스, 사모아 조 같은 젊은 인디 프로레슬러들과 함께 무수한 명경기를 만들어냈다. (사진=ⓒTNA)

그가 밝힌 대로 2006년 WWE를 탈단한 앵글은 이후 TNA에 몸을 담으면서도 세월을 잊은 듯한 기량으로 무수한 명경기를 펼쳤다. 특히 앵글은 당시 인디 프로레슬링의 젊은 피였던 AJ 스타일스, 사모아 조 등의 선수들과 경합을 벌이며 WWE 시절보다 더욱 농익은 경기력으로 프로레슬러 커리어에 방점을 찍은 바 있다.

이러한 점을 설명하며 앵글은 “WWE가 AJ 스타일스, 사모아 조, 바비 루드뿐 아니라 TNA의 영상 저작권을 가지고 있다면 팬들은 우리의 또 다른 경기들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이들은 앞으로도 WWE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겠지만, 난 이미 TNA에서 그들과 함께 멋진 경기들을 선사해왔다”며 자신의 경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다만 앵글은 아직까지 WWE와 명예의 전당에 관한 이야기만 나누었음을 강조했다.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선수 복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앵글은 “아직 빈스 맥마흔과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지만, 트리플 H와는 대화가 됐다. 명예의 전당에 관한 이야기이며, 그 외의 내용은 논의사항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내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만큼의 합당한 영향력을 행사했고, WWE는 내 커리어에 대해 경의를 표했다. 우선순위는 바로 이것이다. 일단은 지금 현재를 즐기고 싶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는 말을 남기며 선수 복귀에 대한 작은 희망 또한 남겼다.

[사진] ⓒWWE/TNA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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