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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N포세대' 여가·결혼·연애·꿈·내집·출산 순서로 포기

나현철
입력 2017. 1. 16. 02:17 수정 2017. 1. 16.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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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SNS 5억8400만 건 분석
언제나 부정적 감성이 전체의 65%
포기 1순위 남성 결혼, 여성 출산
하루하루 힘들어 노후 걱정은 못해

“내일이 아닌 오늘을 바꿔 달라.”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이 전하는 ‘빅데이터 민심’은 이렇게 요약된다. 송 부사장은 2013년부터 4년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라온 블로그 포스트 5억8400 만 건을 분석해 13일 ‘리셋 코리아: 내가 바꾸는 대한민국’ 행사에서 발표했다. 그는 먼저 SNS 글에서 ‘행복·만족’과 ‘고민·걱정’을 반영하는 단어의 출현 빈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고민·걱정 등 부정적인 감성이 전체의 65% 정도를 차지했다. 고민·걱정의 대상은 크게 세 가지였다. 취업과 결혼·출산이다. 노후 걱정은 전체의 3%에 불과했다.

20~30대의 주된 고민은 단연 취업이었다. 미취업자는 “취업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에 떨었다. 어렵게 취업한 이들도 “야근이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는 생의 다음 관문인 결혼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어졌다. 취업 의지를 상실한 청년들이 해마다 늘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 기껏 취업해도 3분의 2는 비정규직이다. 이 때문에 2030세대 넷 중 셋은 한 가지 이상을 포기했다. 이들은 취미 등 여가활동(57.7%), 결혼(46.7%), 연애(46.5%), 꿈과 희망(43.2%), 내 집 마련(43%), 출산(31.3%)의 순서로 포기했다. 삼포·오포를 넘어 N포세대가 증가하는 이유다.
결혼을 언급한 빈도는 4년 만에 4분의 3으로 급감했다. 결혼의 필수 조건인 집과 혼수, 돈을 마련하기가 너무 힘든 탓이다. 송 부사장은 “많은 청년이 ‘결혼을 포기하면 편해진다’고 여기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N포세대가 가장 먼저 포기하는 게 남자는 결혼, 여자는 출산이라는 점이다. 결혼과 출산이 함께 줄어드는 추세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큰마음을 먹고 애를 낳으면 현실은 더 각박해진다. 출산 후 두 돌까지 2000만원이 필요하지만 자기가 버는 소득도, 국가 지원도 턱없이 모자란다. 그래도 아이 교육은 포기하기 힘드니 삶의 여유가 사라진다. 송 부사장은 “주변에서 이런 길을 걷는 사람들을 보며 청년들은 지레 결혼할 마음을 접는다”며 “아이에게 이런 삶을 물려주느니 차라리 안 낳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SNS에서 노후 걱정이 적은 이유도 마찬가지다. 당장 하루하루를 버티기 힘들어 노후를 생각할 여력이 없다. 내 노후는커녕 나이 든 부모를 부양하기도 힘들다. 어차피 대책이 없으니 생각조차 하기 싫다. 송 부사장의 결론은 이렇다. “한국인들은 ‘장밋빛 내일’보다 당장의 현실을 개선할 방법을 원하고 있다.”

이어 발표에 나선 김춘석 한국리서치 상무는 “여론조사 결과 촛불집회에 ‘공감한다’는 응답이 83%로,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16%)을 크게 앞섰다”며 “여야 정권교체 가능성에서는 ‘교체될 것이다’가 84%로 압도적”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탄핵에 대해선 ‘헌법재판소 심판이 늦어질수록 국정 혼란이 길어지므로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72%로,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26%)를 앞섰다.

은재호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숙의적 공공협의의 의의와 조직화 방안’ 발표에서 “자발적 참여가 중요할수록 자존감은 높아지고 정책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지며 책임을 느끼고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며 “리셋 코리아에서 오프라인 토론과 온라인 토론 플랫폼까지 구체화된다면 그 원칙은 객관성·중립성·투명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현철 논설위원 tigera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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