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긍정의 아이콘' 박상영이 들려주는 '할 수 있다' 이야기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지난해 열린 리우올림픽에서 “할 수 있다”는 마법의 주문으로 대한민국 긍정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펜싱 박상영(22·한국체대)을 12일 서면으로 만났다. 지난 5일 <할 수 있다>는 책을 펴낸 그는 이달 말 독일 월드컵 대회 출전 준비에 한창이라고 했다.
박상영은 2016년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당시 결승전에서 헝가리의 제자 임레를 만나 10-14로 패색이 짙었던 상황에서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는 되뇌임 끝에 기적의 승리를 이끌어냈다.
모두가 ‘끝’이라고 생각했던 그 순간 벌어진 기적같은 마법…. 그러나 그의 금메달은 마법도 기적이 아니었다. ‘실수’와 ‘실패’를 친구 삼아 보낸 사춘기 시절에도 긍정의 마음을 잃지 않았던 박상영의 과거 노트에는 “할 수 있다”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중학교 1학년 때 펜싱을 처음 시작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펜싱선수를 꿈꾸게 됐나.
“어려서부터 공부든 운동이든 두각을 나타낸 적이 없었다. ‘칭찬’ 이라는건 나와 거리가 멀었고 그건 내 몫이 아닌가 보다 했다. 그러면서도 재능있는 친구들이 받는 칭찬이 부러웠다. 그런데 어느날 현희 코치님이 ‘상영인 훈련이 힘든데도 항상 표정이 밝아서 좋다. 보는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든다’고 하는거다. ‘어? 내가 지금 칭찬 받는거야 칭찬?’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한마디의 칭찬이 지금의 국가대표 펜싱선수 박상영을 만들었다”
-펜싱을 할 말한 가정환경이 아니었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펜싱은 소위 말해 ‘부자’들이 하는 운동으로 알려져 있는데.
“맞다. 엄마는 냉담하셨다. 훈련을 마치고 집에 가면 너무 힘들어 파김치가 됐는데, 그 힘든 걸 왜 하냐는 식의 눈빛을 보냈다. 그냥 공부나 하라는 거였다. 그 서늘한 느낌이 훈련보다 날 더 힘들게 했다. 그래도 매일 새벽 5시반에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 어김없이 학교 훈련장으로 갔다. 그 땐 그깟 잠이 대수인가 싶었다. 그러던 어느날 어머니가 ‘상영아, 네가 그렇게 원하면 펜싱해라.대신 우리집 형편이 어렵기 때문에 지원해주기는 힘드니 이해해달라’고 미안해 하셨다. 그 때 지원 같은 건 필요 없었다. 그냥 펜싱을 하게 해주기만 하면 됐다.
-어머니가 마음을 바꾸신 이유가 뭘까.
“엄마가 나 몰래 새벽에 훈련장 가는 길을 따라 오셨던거다. 아무도 오지 않은 훈련장에 내가 불을 켜고 청소하고 혼자 훈련하는 모습을 보신 뒤 마음을 바꾸셨다. 어머니는 ‘상영이 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걸 하지 말라고 할 이유가 없더라’며 눈시울을 붉히셨다. 어머니가 반대를 접고 나를 이해해주시는 순간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았다.
-리우 올림픽을 통해 유행어가 된 ‘할 수 있다’는 급조된 주문이 아니었다고 하는데.
“중학교 때부터 쓴 훈련일지가 10권 정도 있다. 그 훈련일지에 적혀 있는 글이다. 훈련일지는 잘 된 점과 고쳐야 할 점을 기록해 다음 경기 할 때 반영하도록 하는 일지다. 훈련에 대한 내용도 있지만 나에게 쓰는 다짐이나 삶에 대한 주문 등이 담겨있다”
-훈련일지의 글 중 ‘할 수 있다’ 외에 다른 문구가 있나.
“‘운동은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실수와 실패를 통해서 정답을 찾을 수 있는 거란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실패는 너를 더 발전적이고 탄탄하게 만드는 보약과 같은 것이란다. 진짜 박상영이 되기 위해서 성공보다 더 친해져야 하는 것이 실패다’ 라는 글이다”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 태어나 ‘노블레스 스포츠’로 알려진 펜싱을 시작하고 금메달을 따낸 박상영 선수의 이야기는 지금 ‘꿈도 꾸지 못하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 청년실업 등 무기력에 빠져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때론 어렵고 힘들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끝까지 힘을 냈으면 좋겠다. 그런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열심히 하다보면 정말로 어느 순간 꽃길만 걸을 수 있는 순간이 오지 않을 까 생각한다”
-지난 10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월드컵대회에서 올림픽 이후 또 한번 금메달을 획득했다. 세계랭킹 1위에 올랐는데 소감은.
“처음엔 실감이 나지 않았다. 1위에서 그치지 않고 자리를 지키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생겼다”
-과거에는 ‘미친 펜서’라는 별명으로 불렸다는데, 이제는 전 국민 사이에서 ‘긍정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별명이 마음에 드나.
“처음에는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지금은 많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힘이 될 수 있어서 기쁘다”
-<박상영의 우리는 할 수 있다>라는 책을 냈는데, 책을 발간하게 된 계기는.
“어떤 일을 할 때 ‘일만 시간’ 을 투자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아직 성공이란 단어는 내게 어울리지 않지만 적어도 훈련일지에 적힌 펜싱과 함께한 시간들은 족히 만 시간 이상이 될 것 같더라. 내 책을 통해 그 만 시간의 땀과 희망, 꿈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 그게 누군가에게 또 다른 꿈과 희망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2017년이 밝았다. 남다른 한 해가 될 것 같은데, 활동 계획은.
“올해는 <할 수 있다>를 통해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것으로 힘차게 시작했다. 26일부터 28일까지 독일 하이덴하임 월드컵 경기 출전이 예정되있다. 기회가 된다면 이후 방송을 통해 팬들도 만날 예정이다. 2016년에는 대한민국에 이런저런 안좋은 일들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7년 새해에는 국민들 모두 저의 긍정의 힘을 받아 좋은 일들만 있었으면 좋겠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JYP 절반 사겠다”는 넥스록···4조원은 ‘예시’였다
- ‘노동착취 의혹’ 헤이지니, 추가 폭로 또…“교묘하게 악용해”
- 전도연, 美 오스카 주연상 탈까…현지 여론 “당연해”
- ‘결혼이 마운자로네’…‘♥정평’ 문근영, 살 쪽 빠진 미모
- “약 때문에 정신 나가”…‘양홍원 불륜 의혹’ 폭로자, 돌연 사과 카톡 공개
- 황정음, 의문의 남성과 드레스룸서 밀착 셀카…열애 의혹에 “남사친” 해명
- “故 김새론 母·변호사 등 검찰송치”…칼 빼든 김수현, 선처없다
- 최준희, 결혼 후 故 최진실 묘소 방문…엄마 따라 ‘턱 괴기’ 뭉클
- [속보] 김지원 ‘닥터X’ 518 버스정류장, 도로법 위반 의혹 살펴 본다
- 아일릿, ‘여경 성적 대상화’ 논란에 입 열었다…“보여줄 스타일링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