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대통령 측근들, 심판 지연 '약은 수'..되레 '독'될 듯

곽희양·이혜리 기자 2017. 1. 12.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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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ㆍ진술 거부·불출석·증거 부인에 이재만·안봉근 잠적
ㆍ헌재, 수사기록 자체 증거 삼아 ‘사실관계 확정’ 가능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측근들이 줄곧 보이고 있는 증인 진술거부·불출석과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증거 부인’ 전략이 오히려 박 대통령에게 독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2일 4차 변론에서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은 위증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에게 ‘최 선생님(최순실씨)이 들어가십니다’라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최씨를 차량에 태워 청와대에 출입한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위증이 될 수 있다. 정확히 얘기하라”는 이정미 재판관의 요구에도 그는 끝까지 “말하기 곤란하다”고 했다.

이 같은 모습은 지난 5일 2차 변론에서 윤전추 행정관에게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그는 공무상 비밀을 이유로 매번 즉답을 피했다. 재판부가 “피청구인(대통령)을 위해서라도 사실대로 말해달라”고 거듭 요구할 정도였다.

위증 논란까지 낳은 증인들의 진술은 박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재판부가 심판정에서의 증인 진술이 거짓이라고 보고, 이들의 검찰 조서 내용에 더 무게를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증인으로 채택된 안봉근·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은 잠적한 상태다. 헌재는 앞서 두 사람의 소재를 찾아달라고 경찰에 요구했으나 이날 행선지를 알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또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핵심 증거가 되는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과 정 전 비서관의 녹취파일 등을 증거로 채택하는 데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 대신 각 기관에 보낸 사실 조회를 증거로 채택해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모습 역시 박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재판부가 안·이 전 비서관을 증인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지난한 작업을 포기하는 대신, 이들의 검찰 수사기록 자체를 증거로 삼아 이것만으로 사실관계를 확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헌재 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는 “한쪽 당사자 관계인들이 조직적인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인다는 의심이 짙어지면 재판부가 ‘증인으로 부를 것 없이, 수사기록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확정하겠다’고 결정할 수 있다”며 “이 경우 보다 쉬운 방법으로 빠르게 소추사유에 대한 사실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곽희양·이혜리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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