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소송 사례- 모욕죄 성립요건

[경향신문]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다.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는 외부적 명예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서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표현이 다소 무례하고 저속한 방법으로 표시된 경우, 모욕죄의 성립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에 경찰관을 향한 감정표출이 모욕죄에 해당하는가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

피고인이 택시 기사와 요금 문제로 시비가 벌어져 112 신고를 한 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갑에게 늦게 도착한 데 대하여 항의하는 과정에서 “아이 씨X!”이라고 말한 사안에서, 피고인의 발언이 직접적으로 피해자를 특정하여 그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모욕적 언사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이 사건에 대해 원심은 피고인의 표현이 모욕죄를 구성한다고 판결하였으나 상고심은 이에 대해 원심판단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형법상 모욕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하여 파기환송하였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위 “아이 씨X!”이라는 발언은 구체적으로 상대방을 지칭하지 않은 채, 단순히 발언자 자신의 불만이나 분노한 감정을 표출하기 위하여 흔히 쓰는 말로써,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하고 저속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직접적으로 피해자를 특정하여 그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모욕적 언사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결하였다.

법률사무소 창의 천창수 대표변호사는 "사실관계나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피고인이 이러한 발언을 하게 된 경위와 발언의 횟수, 발언의 의미와 전체적인 맥락, 발언을 한 장소와 발언 전후의 정황 등에 따라 모욕죄의 성립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모욕죄와 관련된 소송에 휘말리거나 준비할 경우 경험이 풍부한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조언하였다.

천창수변호사는 현재 법률사무소 창의 대표변호사로 주로 형사사건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