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16년 전 드들강 살인사건 범인 무기징역

구용희 2017. 1. 1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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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사회속 반영구적 격리 필요"
검찰 "망자의 한 풀었다…사필귀정"
태완이법 시행 유죄 선고 첫 사례인 듯

【광주=뉴시스】구용희 기자 = 2001년 한겨울 추위 속 전남 나주 드들강변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여고생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30대 남성이 16년 만에 유죄판결을 받았다.

또다른 사건(강도살인 및 사체유기죄)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남성은 그 동안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수차례 수사선상에 올랐지만 살인에 대한 직접증거가 없어 법의 심판대에 까지는 서지 않았다.

검찰은 국내 최고 권위의 법의학자와 범죄심리학자를 수사에 참여시키는 등의 전면 재수사 끝에 15년 만인 지난해 8월 이 남성을 법정에 세웠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강영훈)는 11일 오전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강간 등 살인)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39·당시 24세)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 20년 동안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과 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당시 17세에 불과한 여자 청소년인 피해자를 상대로 성폭행과 살인을 저질렀다. 죄질이 매우 나쁘다. 범행을 끝까지 부인하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죄증을 인멸하기 위해 박양의 시신을 물속에 그대로 방치하고, 당시 여자친구를 불러 외조모 집으로 데리고 가 사진을 촬영하는 등 행적 조작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유족들은 사고 발생 뒤 약 16년 동안 범인이 밝혀지지 않아 원망할 대상조차 찾지 못한 채 고통과 슬픔을 고스란히 떠안고 살아야 했다"며 "김씨를 무기징역에 처함으로써 사회에서 반영구적으로 격리, 사회를 보호하는 한편 수형기간 동안 피해자와 유족에게 참회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할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26일 검사는 같은 법정에서 "잔혹한 범행과 함께 살해된 피해자는 억울함 속 불귀의 객이 됐다. 유족들의 원통함과 억울함 또한 이루 말 할 수 없다. 개전의 정도, 일말의 반성도 없다.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돼야 한다"며 김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아울러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명령 30년과 신상정보 등록 공개 고지·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함께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씨는 2001년 2월4일 새벽시간대(동틀 무렵 추정) 나주 드들강변에서 당시 여고 2학년생이던 박모(17)양을 성폭행하고 목을 조르며 강물에 빠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15년 만인 지난해 8월 초 기소됐다.

김씨는 같은 날 오전 3시30분께 광주 남구 한 지역에서 박양을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약 15.5㎞ 가량 떨어진 전남 나주 드들강변으로 데려간 뒤 이 같은 짓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 동안 이 사건은 직접증거나 목격자가 없어 범인을 법정에 세우는데 까지 15년이나 걸렸다.

2015년 검찰의 전면 재수사가 시작되면서 직접증거에 가까운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졌으며, 이는 유죄를 이끌어 내는데 결정적인 증거로 작용했다.

재판 과정에 검찰은 성폭행과 살인 사이 시간의 밀접성 등을 들어 김씨의 유죄를 확신한 반면 김씨는 자신의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검찰과 맞섰다.

기소 과정에 감정을 담당했던 법의학자는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 "성폭행(검찰 전제) 뒤 비교적 빠른 시간 내 피해자가 숨진 것으로 보인다. 성관계 직후 사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성폭행과 사망 시점이 밀접하다"고 증언했다.

즉 피해 여고생을 성폭행한 범인이 살인까지 실행한 것이 확실시 된다는 취지의 의견이다.

당시 피해 학생의 몸속에서는 김씨의 DNA가 검출됐다.

반면 김씨의 변호인은 "이미 불기소처분을 받은 사건이다. 법의학자들이 내린 감정 결과는 한 가지를 전제로 하고 있는데 이 전제가 잘못됐다"며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말했다.

경찰은 2012년 10월29일 김씨를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지만 DNA 이외의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했으며, 김씨 마저 범행을 극구 부인하면서 당시 광주지검 목포지청은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김씨도 "맹세코 공소사실에 적시된 범행을 저지른 적이 없다"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김씨는 이 사건 기소 전 또다른 강력사건(강도살인 및 사체유기죄)의 피고로 법정에 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검찰은 2015년 살인죄의 공소시효가 폐지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른바 태완이법) 시행 이후인 같은 해 10월 이 살인사건에 대한 전면 재수사에 나섰으며 지난해 8월 초 김씨를 범인으로 최종 지목, 15년6개월여 만에 기소했다.

이날 선고는 태완이법 시행 이후 유죄가 선고된 사실상의 첫 사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를 총괄 지휘해 온 광주지검 구본선 차장검사는 "뒤늦게나마 망자와 유족의 한을 풀게 됐다. 사필귀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persevere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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