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후의 직장 처방전] 일만 잘하면 되지, 아부를 꼭 해야 하나요?

파이낸셜뉴스 2017. 1.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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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회사에나 ‘아부왕’들이 꼭 있지요. 상사가 얼토당토않은 말을 해도 ‘지당하신 말씀입니다’라며 무조건 맞장구를 친다거나, 상사 옆자리에 찰싹 붙어서 듣기 민망한 칭찬을 늘어놓기 바쁩니다. 상사의 수족이 되어 모든 잔심부름을 도맡기도 하지요.

이런 사내 아부왕들을 바라보는 후배 직장인들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K대리도 볼멘소리를 하더군요. 실력이 없으니 아부로 점수 따려는 것 아니냐고요. 직장인이라면 상사 눈치를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더니, “저는 성격상 아부 같은 건 잘 못해요. 그냥 일에만 충실할래요”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겁니다. 눈치와 아부를 동급으로 생각하는 거지요. 그동안 품격 없는 눈치를 너무 많이 봐오다 보니 눈치를 곧 아부라고 여기는 겁니다.

하지만 아부와 눈치는 전혀 다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나쁜 꾀를 부리는 ‘아부’와 자기 잇속에 맞게 재빠르게 행동하는 ‘눈치’는 완전히 결이 다르지요. 상사 비위를 맞추며 알랑거리는 ‘아부’와 상사의 의중을 헤아리며 배려하는 ‘눈치’는 질적으로 다른 영역입니다.

■ 찌질한 아부꾼 vs 품격 있는 눈치꾼

엄마들은 아기 울음소리만 듣고도 배가 고파서 우는 건지, 열이 나서 우는 건지 단번에 알아챈다고 하죠.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돌보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눈치도 그렇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면 표정만 봐도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 알게 됩니다. 함께 밥을 먹을 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반찬이나 식사 습관 등이 눈에 보이게 되지요. 직장인에게 필요한 건 듣기 좋은 말을 하는 ‘아부’가 아니라, 상사를 배려하는 ‘눈치’라는 겁니다.

치아가 안 좋은 상사와 식사할 때 부드러운 메뉴를 권한다거나, 무릎이 안 좋은 상사를 모실 때 미리 엘리베이터 위치를 파악해두는 눈치 빠른 행동은 상사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행동입니다. 저급의 아부와는 질적으로 다르지요.

상사들은 부하 직원의 행동이 아부인지, 아니면 눈치 빠른 배려인지 모두 간파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상사들은 아부와 아첨을 기가 막히게 알아챕니다. 겉으로는 웃으면서 받아주지만 속으로는 ‘찌질한 아부꾼’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다반사지요.

탁자에 머리를 박고 ‘충성’을 외치면 통하던 시대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상사가 원하는 충성은 눈에 빤히 보이는 번지르르한 아부가 결코 아니에요. 존경심이 느껴지는 예의바른 행동과 배려심이 묻어나는 품격 있는 눈치, 이 두 가지만 잘해도 상사에게 최고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상사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행동을 무조건 아부로 치부해버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는 거지요.

■ 나만의 재주로 상사를 감동시켜라

상사의 마음을 얻는 데도 품격이 있습니다. 듣기 좋은 말로 상사의 환심을 사려는 것은 하수의 일입니다. 고수들은 다르지요. 자신만의 매력을 뽐내면서 상사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비밀무기를 하나둘씩 가지고 있습니다. 아부 대신 ‘마이 스타일’로 상사의 마음을 얻는 거지요.

거창한 게 아닙니다. 리서치를 잘하는 사람, 다른 부서와 협업을 잘 이끌어내는 사람, 술자리에서 재치 있는 입담으로 매력을 발산하는 사람 등 아마 여러분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일 겁니다. 생활의 달인들처럼 자신만의 재주를 십분 발휘해서 상사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거지요.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으로 상사를 배려하는 것, 이것이 바로 ‘마이 스타일’로 상사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밀무기입니다.

무조건 고음으로 불러야 노래를 잘하는 게 아닙니다. 자기 목소리 톤에 어울리는 노래를 부를 때 감동을 주는 법입니다. 남들이 다 한다고 나도 해야 한다는 강박은 버리세요. 발이 넓다면 인맥을 총동원해서 상사에게 필요할 법한 정보들을 물어오면 좋을 겁니다. 말재주가 뛰어나다면 상사 취향에 맞게 보고하는 노하우를 발휘할 수도 있겠지요. 남들 쫓아가다가 익사하지 않으려면 자신에게 맞는 영법을 찾아야 한다는 겁니다.

상사에게 통하는 마이 스타일은 무조건 잘하는 게 아닙니다. 자신만의 기술을 활용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상사를 모시는 겁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으로 상사에 대한 존중심을 최대로 표현하는 것, 이것이 바로 상사를 내편으로 만드는 가장 고급의 기술입니다.

문성후 앤디인터 이사/미국 뉴욕주 변호사회원/<누가 오래가는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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