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동 건물, 철거작업 보강재 부실로 붕괴"
[경향신문] ㆍ경찰, 건설·인력업체 3곳 조사…과실치사 혐의 적용 검토
ㆍ매몰됐던 언어장애 인부 사망…나머지 1명 구조작업 계속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철거를 하던 건물이 무너지면서 인부 두 명이 매몰돼 숨지거나 실종됐다. 안전시설 없이 시작된 철거가 붕괴 사고를 불렀고, 추가 붕괴를 우려한 소방당국의 구조 작업도 어려움을 겪었다. 사망한 인부는 언어장애인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8일 붕괴사고가 일어난 낙원동 건물의 철거작업에 참여한 건설업체 2곳과 인력업체 1곳의 관계자들을 이번주 불러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앞서 지난 7일 오전 11시30분쯤 종로구 낙원동의 한 숙박업소 건물이 철거공사 중 붕괴돼 현장에서 작업하던 인부 김모씨(61)와 조모씨(49)가 매몰됐다. 또 다른 인부 김모씨(55)와 포클레인 기사 문모씨(43)는 경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은 밤샘 구조작업을 벌인 끝에 사고 발생 19시간 만인 8일 오전 6시58분쯤 지하 2층에서 김씨를 발견했다. 김씨는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소방, 경찰, 한전, 가스공사, 구조 전문가 등 195명과 절단기, 기중기, 포클레인 등 장비 48대가 투입돼 주말 내내 조씨를 찾기 위한 구조작업을 계속했다.
1984년 지어진 이 건물은 지상 11층·지하 3층의 모텔이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철거작업을 시작했고 이달 완료할 계획이었다. 철거작업에 참여한 업체는 신성탑건설, 다윤CNC, 황금인력 3개 업체로 파악됐다. 애초 철거작업은 신성탑건설이 맡아 다윤CNC와 도급계약을 맺어 철거를 진행했고, 다윤CNC는 다시 인력업체인 황금인력을 통해 인부를 고용했다.
이번 사고는 지상 1층에서 굴착기 작업을 하던 중 바닥이 꺼지면서 시작됐다. 당시 황금인력 소속인 김씨와 조씨는 먼지가 날리지 않게 호스로 물을 뿌리는 작업 중이었다. 포클레인 기사 문씨는 경찰 조사에서 “철거작업을 할 때 세운 쇠파이프 기둥이 약해서 무너진 것으로 추정한다”고 진술했다. 약한 쇠파이프 기둥 외에 별다른 안전시설은 없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철거 당시 안전의무 등을 지켰는지 파악하고 업무상 과실치사죄를 적용하는 부분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망한 김씨가 언어장애 때문에 구조요청을 제대로 하지 못해 변을 당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생존자 김씨는 “언어장애인이어서 수화로 대화하곤 했다”고 전했다. 고인의 넷째 동생은 “귀가 좀 어둡고 말을 잘 못하셨지만 뭐라도 해주려 하는 좋은 형이었다”고 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장애인 등 취약계층 근로자는 작업배치, 작업보호조치 모두 사업주가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노도현·김상범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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