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제돈 내고 내집마련 몇 있나"..깐깐한 DSR, 분양시장 악재
기업형 임대주택, 임대관리업 더욱 탄력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오경묵 기자 =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대한 손님들의 질문이 있는데 설명을 해주면 '돈 많이 못 빌리겠네'라는 반응입니다. 사실 자기 돈으로 집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은행에서 대출받고 사는 게 대부분인데, DSR 적용되면 아마 매수세는 더 꺾일 것입니다"(강남구 대치동 A공인중개소 대표)
금융위원회가 가계대출 기준을 더 강화한 DSR을 앞으로 대출심사 참고 기준으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장 파급력에 관심이 쏠린다. DSR이 아직 생소한 개념이어서 시장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지만 DSR 도입에 따른 여파는 상당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6일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일대 공인중개소를 돌아본 결과 아직 DSR에 대한 매수자의 관심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일부 손님이 DSR을 물어오는데 설명을 해주면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는다는 게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대치동 A공인중개소 대표는 "DSR이 아직은 시장에 낯선 개념"이라며 "가끔 이 개념을 물어보는 손님이 있는데 반응이 썩 좋지는 않다"고 했다. 이어 "DSR의 효과가 시장 전반에 퍼지게되면 (시장은) 급속도로 싸늘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DSR은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달리 소득 대비 부채 수준을 계산할 때 차주의 이자상환 부담액 외에 대출원금까지 고려한다. 대출심사시 DTI보다 부채 규모가 훨씬 늘어나기 때문에 차주의 대출한도는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집을 사기 위해 돈을 더 빌려야하는 김모씨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김씨는 연간 소득이 5000만원이고 대출원금이 1000만원, 이자상환 부담액이 500만원이다. 김씨의 현재 DSR은 30%다. 김씨가 은행에 대출을 신청하면 은행은 김씨의 DSR을 기준으로 심사를 한다. DSR 80%를 적용하면 김씨가 빌릴 수 있는 돈은 2000만원이다. 현행 DTI 60%를 적용할 때보다 대출한도가 500만원 줄어든다.
대치동 인근 시중은행 대출담당자는 "대출상담을 받으러 왔다가 DSR때문에 대출을 포기하고 돌아가는 사람이 꽤 된다"며 "마이너스통장 등 기존 대출을 꼼꼼하게 파악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DSR이 적용되면 아파트 매매시장은 물론 분양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도금 집단 대출 규제 이후 강남권에서 청약 경쟁을 뚫고 당첨되고도 계약하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을 근거로 들고 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분양하는 아파트부터는 잔금대출에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는데 여기에 DSR까지 추가된다면 부동산 시장에는 만만치 않은 악재"라며 "올해와 내년에는 굉장히 많은 입주물량이 쏟아지고 각종 규제로 인해 분양시장이 죽어가는 상황인데 DSR까지 더해져 분양시장이 경착륙할 가능성도 크다"고 우려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결과만 놓고 보면 대출 규제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라며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수요자라면 DSR이 자리 잡기 전에 대출받아 집 사는 게 좋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개개인의 대출 한도를 제한할 경우 뉴스테이 등 기업형 임대주택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분양 사업에 비해 리스크가 적고, 개인 입장에서는 당장 마련해야 하는 목돈 규모가 적기 때문이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DSR이 정착된다면 개인이 대출을 일으킬 수 있는 규모가 현재보다는 적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형 임대주택이나 임대관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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