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유가인상 반발시위 피해 '눈덩이'..1명 사망·300곳 약탈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에서 최고 20%가 넘는 휘발유 가격 인상으로 촉발된 시위가 약탈 등으로 일부 변질되면서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엘 우니베르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이번 사태로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경찰관 1명이 차에 치여 숨지고 5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가운데 1명은 주유소에서 휘발유 강탈을 막으려다가 중상을 입었다.
전국 7개 주에서 월마트, 체드라우이 등과 같은 대형마트와 소규모 점포 300곳이 약탈 피해를 봤고, 상점 등을 털던 600명이 붙잡혔다. 구금된 이들 중에는 4명의 경찰관도 포함됐다.
170개 점포, 마트, 백화점 등은 약탈 피해를 우려해 문을 닫았다.
상공회의소는 고속도로, 항만, 터미널 등에 대한 봉쇄와 약탈 피해를 우려한 상점과 자영업자들의 임시 휴업으로 식료품 등 기본 생필품과 연료 공급이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폭동에 가까운 이번 사태는 멕시코 정부가 에너지 시장 자유화 계획에 따라 새해부터 최고 20.1%에 달하는 휘발유 판매 가격 인상조치를 단행하면서 촉발됐다.
휘발유 가격 인상으로 고급 유종인 프리미엄 휘발유 가격은 리터 당 17.79페소(약 980원)로 올라 4ℓ 가격이 멕시코의 하루 최저 일당 80페소와 맞먹게 됐다.
인상 방침이 나온 후 전국에서 시민들은 일부 주유소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이고 주요 고속도로와 철도를 막기도 하는 등 거세게 반발해왔다.
이날 멕시코시티에서는 100여 명이 유가 인상에 항의하며 행진했으며, 일부 시위대는 주유소 앞에서 '페냐 아웃'이라고 외치며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멕시코 북부 코아일라 주에서는 소규모 시위대가 최루탄 가스를 터트린 경찰에 의해 해산되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혼란을 틈타 대형마트를 습격해 가전제품과 생필품을 약탈하거나 주유소와 상점 기물 등을 파손했다.
이번 혼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후 경제 부진에 따른 물가상승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그동안 정부 보조금이 적용돼 비교적 저렴했던 휘발유 가격이 급격히 인상된 데 대한 불만이 겹치면서 증폭됐다.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35% 관세 부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수정 내지는 철폐 등 반(反) 멕시코 공약을 내건 트럼프가 당선된 후 멕시코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미국 포드 자동차의 투자 철회소식에 페소화 가치는 전날 달러당 21페소 중반까지 밀리는 등 사상 최저 수준으로 미끄러졌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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