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품만 들어옵니다"..대구 꽃시장 매출 60% '뚝'
(대구=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벌써 반품만 6건이 들어왔어요."
5일 오후 대구 최대 화훼시장인 북구 칠성남로 일대.

한창 분주해야 할 신년 인사철이지만 "장사가 안된다"는 애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칠성남로 일대 꽃시장에 입주한 점포 모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뒤 매출이 반 토막 났다고 한다.
개화한 난은 배달원 손에 나가지 못하고 수북이 쌓였다.
가끔 장례식장으로 들어갈 국화 화환만 만들었다.
꽃시장 복도 게시판에는 '상가 임대', '점포 정리'라는 쪽지와 플래카드가 덕지덕지 붙었다.
한국화훼협회 대구지사에 따르면 청탁금지법을 시행한 뒤 이곳 매출은 50∼60% 떨어졌다.
비교적 관공서 배달이 적은 동구 불로동 화훼단지 매출도 30∼4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칠성남로에서 관엽식물을 판매하는 박무숙(53·여) 씨는 "1월은 한 달 내내 바빠야 할 때인데도 보다시피 주문이 없어 얼마 전에 직원 2명을 보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5만 원 이하는 물론이고 1만 원대 화분도 되돌아올 때가 있다"고 하소연했다.
많을 때는 하루 평균 난 등 화분 40∼50개가 팔렸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주문 전화가 20통도 채 들어오지 않는다. 겨우 배송한 화분도 받는 쪽에서 반품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반송하면 포장비는 물론이고 배달비도 두 배로 부담해야 한다.
꽃 선물이 부담스럽기는 공무원뿐만이 아니다.
칠성남로 한 점포는 며칠 전 시향 연주자들에게 보낸 화환과 꽃다발이 대거 되돌아왔다.
이 점포 직원은 "받는 분이 확실히 받을 수 있는지 재차 확인하기도 한다"며 "주문받기가 조심스럽다"고 토로했다.
옆 가게 사장 김모(65) 씨는 "그래도 우리 같은 도매상은 버틸 때까지는 버텨보려고 한다"며 "그러나 거래하던 동네 꽃집들은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고 말했다.

화훼협회와 농수산식품 유통공사는 지난 연말 대구시청 로비에서 꽃 선물 인식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국민권익위원회 유권해석 결과에 따라 10만 원 이하 화환, 5만 원 이하 난 선물은 괜찮다고 알렸다.
그러나 꽃 받기를 꺼리는 분위기를 되돌리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대구시청 한 공무원은 "받는 즉시 지체 없이 돌려보내고 신고하라고 교육받았다"며 "캔커피도 안 되는데 꽃이나 화분은 더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구에서 소매 꽃집을 운영하는 허희은(26·여)씨는 "청탁금지법 영향에도 꽃을 선물로 주려는 손님을 만나면 정말 고맙다"며 "꽃을 뇌물처럼 여기는 인식을 개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sunh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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