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한국 자본주의 발전엔 조선 소농사회 전통도 큰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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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정년퇴임을 앞둔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65)가 ‘한국 경제사’(전 2권·일조각)를 냈다.
낙성대경제연구소장을 지낸 이 교수는 식민지근대화론의 대표적 이론가 중 한 사람으로 식민지 수탈론과 대립해 왔다.
1400쪽에 가까운 그의 이번 저서는 기원전 3세기부터 오늘날까지를 4개의 시대로 구분하면서 한국 경제의 역사적 기원과 변화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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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훈 서울대 교수는 “한국인의 내재적 발전을 전제하지 않고 20, 21세기 경제사를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
1400쪽에 가까운 그의 이번 저서는 기원전 3세기부터 오늘날까지를 4개의 시대로 구분하면서 한국 경제의 역사적 기원과 변화를 설명한다. 고대 노예제, 중세 농노제 등이 아니라 △소규모 가족의 소비단위로서의 성립 △생산과 수취의 단위로 성립한 가족의 복합체 정(丁) △토지와 인구의 별개 체계 등록 △시장경제 체제의 정비 등으로 시대를 구분한다.
수탈-근대화 논쟁이 벌어지는 표면 아래서 그는 오랫동안 심해를 탐구하고 있었던 것일까. 최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평생의 연구를 집대성했다”고 말했다.
―책을 쓰게 된 계기는….
“한국 경제의 역사를 충실한 인과의 연쇄로, 실증적으로 그려보고 싶다는 욕망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2003년 작업에 착수하고 서너 차례 개고와 확장을 거쳐 13년 만에 완성했다.”
―어떤 연쇄인가.
“한국의 시장경제는 역사적으로 형성된 한국인의 사회문화적 행동과 깊은 연관이 있다. 전근대와 근대는 연속적이다. 근대의 이식은 형식에 불과하며 근대를 우리 몸에 맞게 바꿔 뿌리내리고 열매 맺게 하는 구체적 원리는 전통에서 왔다.”
―이 교수는 역사에서 외부의 영향과 근대의 이식을 강조하는 편이 아니었나.
“오해다. 내가 10, 20년 전에 했던 얘기를 단편만 확대해석하는 건 나를 화석으로 보는 일이다. 17∼19세기 한국은 소농사회였다. 소농은 합리적 계획과 엄격한 실천이 없이는 성립할 수 없는 경영단위다. 당시 한국인의 노동 규율, 저축, 미래 예측, 교육 투자 등이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이런 토대를 바탕으로 오늘날 한국의 경제와 사회가 있는 거다. 자유·평등·독립적인 근대적 인간형도 영미의 개인주의가 바로 도입된 게 아니라 다분히 호주제 가족의 창출과 함께 이뤄졌다. 친족집단의 사회적 지위를 계승, 발전하기 위한 소농사회의 전략이 20세기에도 한국인들의 사회 경제적 행동에 가장 중요한 원리였다.”
―언뜻 들으면 내재적 발전론자인 줄 알겠다.
“서양적 고대, 중세, 근대를 모듈로 한국도 자본주의를 향해 발전했다는 한국 사학계의 내재적 발전론과는 다르다. 그 같은 세계사의 보편적 발전 과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한국인의 가족적, 사회적, 국가적 존재 형태가 내재적으로 발전한 걸 책에 썼다. 이론에 이름을 붙이는 건 후학이 할 일이다.”
―식민지근대화론으로 일부 학계 등으로부터 ‘일본 우익의 논리를 대변한다’ ‘친일파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소회는….(그는 책에서 “일본은 정주형·定住型의 도둑”이라고 썼다.)
“내가 지위, 명예를 추구했거나 정치적 욕심이 있었으면 동요됐겠지만 지난 10여 년간 자나 깨나 이 책 쓰는 일 말고 관심이 없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 책을 쉽게 요약해서 낼 것이다. 사람들이 자유주의 철학과 역사의식에 관심을 갖도록 대중적 활동도 할 생각이다.”
조종엽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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