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에 생기 불어넣은 타이러스 웡, 106세로 눈감다
[경향신문]

디즈니 애니메이션 <아기사슴 밤비>를 그린 타이러스 웡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106세. 웡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이날 “타이러스는 그의 사랑하는 세 딸, 킴과 케이, 타이링에 둘러싸여 자택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는 글이 올랐다.
월트디즈니사도 성명을 내고 “타이러스가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일한 기간은 3년(1938~1941)에 불과하지만, 그가 밤비 애니메이션의 예술적인 구성에 미친 영향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면서 애도를 표시했다.
중국 남부 광둥성에서 태어난 웡은 9살 때인 1919년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왔다. 애니메이션 주인공 ‘밤비’처럼 웡 역시 어릴 때부터 그의 어머니와 떨어져살아야 했고, 미국에서 희망을 키웠다.
미술에 재능을 보인 웡은 LA의 오티스 예술대학을 졸업하고 1938년 월트디즈니에 입사해 <미키 마우스> 등 애니메이션 스케치 수백여 장을 그렸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예술적으로 그려낸 <아기사슴 밤비>(1942)에서 그의 배경 스케치는 특히 빛났다. 월트디즈니는 <아기사슴 밤비>를 제작하면서 배경화면 처리에 특히 어려움을 겪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지나치게 장식적이고 자세한 배경에 가려 밤비와 그의 친구들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면서 “웡 또한 밤비의 배경 스케치를 보고 ‘지나치게 자세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웡은 상급자들에게 그의 스케치를 보였고, 월트디즈니는 그에게 <아기사슴 밤비>의 배경 그림을 맡겼다. 자연 느낌 그대로를 살린 <아기사슴 밤비>의 중국풍 배경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뉴욕타임스는 “<아기사슴 밤비>가 개봉했을 때 비평가들은 이제까지 디즈니 작품과는 다른 스타일의 인상적인 그림들에 주목했지만, 중국계 이민자인 타이러스 웡이 그려낸 송나라 풍의 배경그림들이 애니메이션에 영감을 불어넣었다는 사실은 오래도록 알아내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웡은 ‘밤비’ 작업을 마친 직후 파업 문제와 얽혀 1942년부터 경쟁사 워너브라더스로 옮겼다. <아기사슴 밤비>에 끼친 그의 공로는 오래도록 알려지지 않았다. 1968년까지 워너브라더스에서 일하다 퇴직했지만, 은퇴 후에도 그는 화가, 디자이너, 벽화가로 활발하게 일했고 중국풍의 예술적인 연을 만드는 데도 열정을 쏟았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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