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좋아하던 피자·치킨으로'..세월호 유족 눈물로 맞는 새해
두 손 모아 '인양·진상규명' 기원.."올해는 꼭 인양하길"
(진도=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세월호 인양 작업 현장이 내려다보이는 동거차도 앞바다에 2017년 정유년 새해 일출이 떠올랐다.
세월호 유족과 생존자, 4·16연대,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등 41명은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치게 서려 있는 진도 맹골수도 바다를 배경으로 차례상을 차렸다.

이날 오전 어두컴컴한 새벽 산길을 올라 중국 측 인양 업체가 세월호 인양 작업을 펼치고 있는 장면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오른 이들은 떠오르는 새해 일출과 인양현장을 병풍 삼아 차례상을 차렸다.
세월호 희생자와 미수습자들의 이름과 얼굴이 새겨진 펼침막으로 꾸민 차례상에 위에는 전통 차례 음식은 물론 단원고 학생들이 살아생전 좋아하던 피자와 치킨 등이 올랐다.
차례상 가장 앞자리에는 아직 가족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새해를 맞은 미수습자들에게 바치는 떡국이 아홉 그릇 놓였다.
세월호 유족과 시민 추모객들은 떠오르는 새해 일출을 보며 미수습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올해는 꼭 세월호를 인양하고, 진실을 규명하게 해달라"고 두 손 모아 기원했다.
그리고 왼편으로는 구름 사이로 환하게 모습을 드러낸 정유년 새해 일출을, 오른편으로는 세월호 참사 현장을 배경으로 차려진 차례상에 술을 바치고, 묵념하며 떠난 이들을 기렸다.

차례를 마친 가족들과 추모객들은 "우리는 9명의 미수습자와 희생자 유품이 세월호와 함께 묻혀 있는 동거차도 앞바다를 바라보며 2017년 새해를 맞는다"며 "올해는 전체 국민의 힘으로 세월호 인양과 진상규명을 실현하는 해가 될 것이다"고 결의문을 발표, 한목소리를 냈다.
세월호 단원고 희생자 신호성의 아버지 신창식(53)씨는 "세월호 참사를 당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사무치게 느꼈다"며 "여러분들은 저희와 같은 고통을 당하지 않게 올해는 이 정도면 살만하다고 느낄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새해 소망을 말했다.
표창원 의원은 "이날 새해맞이 행사가 끝나고 다시 외롭게 남겨질 세월호 가족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정치인들이 제정신을 차려 세월호 인양과 진상규명이 이뤄지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떠오르는 일출을 보며 차례상 차린 음식을 음복한 세월호 가족들은 작은 어선을 빌려 타고 참사 해역으로 향해 차례상 음식을 던지며 바닷속에서 한 살을 더 먹었을 희생자들을 기렸다.
전날 자정 세월호 가족들은 동거차도 언덕에 모여 세월호와 추모 리본 그림에 촛불을 놓고, 불꽃을 켜고 풍등을 날리며 세밑을 보내고 새해를 맞았다.
가족들은 새해 소망이 뭐냐는 물음에 하나같이 "세월호 인양과 진상규명이다"고 입을 모으며 2017년의 한해는 세월호가 인양돼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 가족 품에 다시 안기는 해가 되길 기원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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