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폿@재팬] 해체 D-day, 다시 보는 SMAP 28년의 희로애락

[TV리포트=이지호 객원기자] 아이돌에서 국민 그룹으로, 28년간 사랑받아온 일본 5인조 그룹 SMAP이 31일로 그룹 활동을 종료한다.
일본 국민 그룹으로 불리던 SMAP의 해체 소식은 올 한해 가장 많이 보도된 연예 뉴스 순위나 가장 중대한 뉴스 순위, 일본 열도를 충격에 몰아넣은 뉴스 순위에서 모두 1위에 오를 만큼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해체, 해체 번복, 그리고 공식 해체로 이어진 SMAP 관련 뉴스 보도 시간만 해도 29시간 38분 43초에 달한다. 해체 이유에 관한 루머도 무성하지만 대부분은 멤버들 간의 불화를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28년간 일본 팬들과 함께 성장하고 숨 쉰 SMAP. 그들의 활동을 되짚어본다.
# SMAP, 그 시초는?
SMAP이 처음부터 SMAP이란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한 건 아니다. 전신은 ‘스케이트 보이즈’로 1987년 당시 최고의 아이돌 그룹인 ‘히카루 겐지’의 백댄서였다. 이때는 TOKIO의 고쿠분 타이치도 ‘스케이트 보이즈’ 멤버 안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후 1988년 4월 나카이 마사히로, 기무라 타쿠야, 카토리 싱고, 모리 카츠유키, 쿠사나기 츠요시, 이나가키 고로 등 6명이 정식 멤버로 결정됐고 이름은 SMAP으로 변경됐다. SMAP이란 ‘Sports Music Assemble People’의 약자다.
SMAP으로 활동을 개시할 당시 멤버들의 평균 나이는 14세. 멤버들은 ‘아이돌 공화국’같은 레귤러 프로그램이나 '청춘가족', '3학년 B반 킨파치 선생' 등 드라마에 속속 얼굴을 비추며 인기를 모으기 시작한다.
# 염원의 CD 데뷔
결성 후 3년이 지난 1991년 SMAP은 일본 부도칸에서 첫 라이브 콘서트를 개최한다. 아직 CD 데뷔 전이었지만 SMAP은 이때 약 3만 명의 관중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한다. 이로 인해 ‘CD 데뷔 전 콘서트를 개최한 최연소 아이돌’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멤버들은 같은 해 8월 인기만화 ‘성투사 성시’ 뮤지컬에 도전했고 9월 ’Can't stop!! -loving-‘으로 드디어 CD 데뷔에 성공한다. 당시 일본 경제의 거품이 꺼지면서 아이돌 위주의 음악 프로그램이 줄어드는 이른바 ‘아이돌 빙하기’에 들어섰지만 SMAP은 ‘유메가 모리모리’, ‘러브러브 SMAP’ 등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에 출연하며 아이돌 그룹으로서의 입지를 굳혀갔다.
1994년은 SMAP에겐 그야말로 최고의 한 해였다. 12번째 싱글곡인 'Hey Hey 오키니 마이도아리‘가 SMAP 결성 뒤 처음으로 오리콘 순위 1위를 차지했고 드라마 ’아스나로 백서‘로 연기자로서 주목을 받은 기무라 타쿠야가 주간지 앙앙(anan)이 뽑은 멋진 남자 1위로 선정되면서 일본 최고의 아이돌 그룹으로 승승장구하게 된다.

1996년 4월에는 SMAP 멤버 5명 전원이 진행을 하는 이들의 대표 프로그램 'SMAP X SMAP'가 첫 전파를 타며 ‘SMAP 시대’가 왔음을 알린다.
# 모리 카츠유키 탈퇴 후 5인 체제로
하지만 'SMAPxSMAP' 방영 5개월 만에 SMAP에게 큰 위기가 닥친다. 바로 멤버 모리 카츠유키의 탈퇴 선언. 모리 카츠유키는 오토 레이스에 도전하고 싶다는 이유로 7회째인 1996년 5월 27일 다른 멤버들의 격려와 응원 속에 SMAP을 공식 탈퇴했다. 이들이 마지막으로 부른 곡은 ‘BEST FRIEND’. 리더인 나카이 마사히로와 이나가키 고로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고 카토리 신고는 모리에게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눈물을 잘 보이지 않는 기무라 타쿠야도 눈물을 참으며 "모리를 언제나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 카츠유키의 탈퇴는 아이러니하게도 SMAP 멤버들의 우정을 더욱 굳건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5명의 멤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또 SMAP이란 그룹으로 활동하며 최고의 자리를 향해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다.
게스트를 초대해 SMAP 멤버들이 요리 실력을 겨루는 'SMAPxSMAP' 인기 코너 '비스트로 SMAP'에는 당대 최고의 연예인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일본 언론들로부터 ‘눈과 입을 모두 만족시키는’ 프로그램이라는 찬사를 얻기도 했다.
1997년 기무라는 드라마 '러브제너레이션'에서 광고 회사 직원으로 출연, 직업과 패션 등 시대를 반영하는 남성상으로 등극하게 된다. 쿠사나기 역시 드라마 ‘좋은 사람’으로 연기자로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 배우, 그리고 가수로 인정받다

SMAP은 이 시기 음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둔다. 1998년 출시한 27번째 싱글 ‘밤하늘의 저편’은 SMAP 최초의 밀리언 셀러를 기록, SMAP 결성 10년을 자축하는 노래로 기록됐다.
이후 가족에의 사랑을 그린 발라드 곡 '라이온 하트'(2000년, 32번째 싱글)가 연속 밀리언 셀러를 기록하며 SMAP은 온 국민이 사랑하는 ‘가족’같은 존재가 된다. 각자 연기 활동에서도 주인공을 도맡는 등 여러 방면에서 명성을 얻는 그야말로 일본 국민 그룹이 된 셈이다.
같은 해 SMAP에게 또다시 커다란 변화가 생긴다. 바로 기무라 타쿠야의 결혼 발표다. 기무라 타쿠야의 결혼 상대는 2살 연상인 원조 아이돌 가수 쿠도 시즈카로 결혼 발표 당시 쿠도는 이미 임신 상태였다. 인기 절정이었던 기무라 타쿠야의 결혼과 혼전 임신으로 팬들은 큰 충격을 받았지만 가정과 아이를 위해 결혼의 길을 택했다는 점 등을 팬들로부터 인정받으면서 SMAP의 인기는 계속됐다.
이듬해인 2001년에는 이나가키 고로가 큰 사고를 쳤다. 도쿄 시부야 인근에서 주차 위반으로 인한 트러블로 경찰에 체포된 것. 데뷔 10주년 기념 콘서트는 이나가키 고로가 빠진 4명 체제로 진행됐고 SMAP는 연말 대표 음악 프로그램인 NHK '홍백가합전'에도 출연하지 못 했다. 이나가키 고로는 5개월 자숙 기간을 거친 뒤 2002년 눈물을 흘리며 복귀했다.
# 아이돌에서 국민 그룹으로

이듬해인 2003년 쿠사나기 츠요시 주연의 드라마 ‘내가 사는 길’의 주제가 ‘세상에 하나뿐인 꽃’이 더블 밀리언 셀러를 기록했고 최고 영예의 아티스트에게만 주어지는 '홍백가합전' 피날레를 SMAP이 장식하게 된다.
2005년 SMAP은 일본 아티스트로서는 처음으로 국립 가스미가오카 경기장에서 공연을 개최하게 된다. 이때 동원된 관객 수는 100만 명 이상으로 전해진다.
드라마에서도 SMAP의 활약상은 날로 더해갔다. 카토리 싱고는 NHK 대하드라마 주인공으로, 기무라 타쿠야는 후지TV 황금시간대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각각 발탁되며 연기자로서 큰 사랑을 받게 된다.
또 쿠사나기 츠요시는 '나와 그녀와 그녀가 사는 길'에서 아버지로 성장해가는 은행원 역할을, 이나가키 고로는 ‘이나가키 고로의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에서 탐정 역할을 맡으며 호평을 받는다.
리더 나카이 마사히로는 아테네 올림픽 당시 올림픽 메인 캐스터를 맡은 이후 좋은 평가를 얻으면서 본격적인 버라이어티 진행자로 활약하게 된다.
그러나 각자의 맡은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며 최고의 아이돌 그룹으로 거듭나던 그때 다시 한번 SMAP의 명성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벌어진다. 바로 쿠사나기 츠요시가 2009년 도쿄 한 공원에서 술에 취한 채 알몸으로 난동을 부리다 공연 외설죄로 경찰에 체포된 일이다. SMAP 멤버 중 가장 점잖은 인물로 알려진 쿠사나기 츠요시의 이러한 행태에 팬들의 충격도 적지 않았다.
알몸 파문으로 SMAP에 다시 큰 시련이 닥쳤지만 다음날 카토리 싱고가 TV아사히 프로그램 'SmaSTATION!!'에서 사과하는 신속한 대응 덕에 파문은 곧 수그러들었다.
# SMAP, 일본의 아픔을 함께
2011년 데뷔 20년을 맞이한 SMAP의 평균 나이는 38세.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한 해인 만큼 SMAP는 매해 개최하는 콘서트를 자제하고 팬미팅과 악수회 등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행사를 진행했다.
또 'SMAPxSMAP'를 통해 대지진 피해 성금을 모금하거나 이와테나 후쿠시마 현 지진 피해 지역을 직접 방문해 주민들에게 요리를 대접하는 등의 행사도 펼쳤다.
# 28년 활동에 종지부...'해체'

그리고 2016년 1월. SMAP가 해체한다는 소식이 일본 열도를 큰 충격에 빠트렸다. 해체 소동은 'SMAPxSMAP'에서 멤버들이 사과하며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데뷔 25주년을 맞은 올해, 여느 때처럼 전달되던 콘서트 정보나 멤버들의 프로그램 출연 정보 등이 전혀 전해지지 않아 팬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8월 14일, SMAP이 올해 말까지만 활동하고 팀을 해체한다고 공식 발표하게 된다. 다음 달인 9월 팬클럽 회원에게 25주년 기념품으로 사진집이 배포됐다. 하지만 상당수의 팬은 여전히 이 기념품을 열지 못하고 있다.
SMAP 팬들은 자필 서명 운동과 ‘세상에 하나뿐인 꽃’ CD 구매 운동 등을 벌이며 SMAP의 해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한편, 팬들에 의해 수록 곡이 결정된 마지막 베스트앨범 ‘SMAP 25 YEARS’는 발매 첫주(12월19일~25일)에 동안 66만 장이 팔리는 기염을 토한다.
26일에는 멤버 자신들이 사회를 보는 'SMAPxSMAP'가 최종회를 맞이한다. 4시간 48분 동안 이어진 방송에서는 SMAP 멤버들의 이제까지의 활약상이나 각종 사고, 해프닝 등이 모두 방송됐다. 마지막 라이브 무대에서는 '세상에 하나뿐인 꽃'을 멤버 전원이 불렀고 이는 멤버 전원이 함께 한 마지막 무대로 기록됐다. 나카이 마사히로는 노래를 끝낸 후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이날 하루 동안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팬들의 글이 약 1만 1500건 게재됐고, 방송 도중에 도착한 FAX 사연도 1만 건에 달했다.
일본인과 28년을 함께한 국민그룹이기에 해체 당일 생방송되는 NHK '홍백가합전'에 출연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쟈니즈가 이를 정식으로 거절하면서 SMAP의 활동은 사실상 끝나게 된다.
2016년 12월 31일을 끝으로 헤어지는 5명의 멤버가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까. 팬들은 아직도 28년 동안 일본인들을 즐겁게 한 SMAP의 해체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지호 기자 digrease@jpnews.kr / 사진=후지TV 'SMAPxSMAP'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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