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가 패션 화보.. 400만원 '공유 코트' 없어서 못 판대요

이제남 기자 입력 2016. 12. 2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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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워너비 남친룩' 롱코트
드라마 '도깨비'서 공유가 입고 나온 롱코트 30·40代 명품족들에게 인기
'푸른 바다의 전설' 이민호가 입은 30만원대 코트, 방송 탄 뒤 매출 90% 상승

"그거 공유 코트 아니에요?"

직장인 정지훈씨는 얼마 전 회사 송년회에서 여직원들에게 둘러싸였다. 올가을 산 버버리 롱코트를 입었는데, 알고 보니 드라마 '도깨비'에서 공유가 입어 화제를 모은 옷. 정씨는 "드라마 나오기 전에 샀는데 억울하다"고 하소연하면서도 "옷 잘 입는 공유가 나와 같은 코트를 입었다니 기분이 괜찮다"며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공유뿐 아니다. 키 180㎝ 이상 우월한 신장에 넓은 어깨로 '옷발'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이민호가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 입고 나오는 롱코트도 화제다. 공유, 이민호, 롱코트가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오고, 해당 브랜드의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넉넉한 사이즈의 오버핏 롱코트는 키가 커 보이면서 어깨를 넓어 보이게 해줘 '워너비 남친룩' '워너비 남편룩'으로 떠올랐다.

랑방·버버리 '공유 코트'로 대박

'공유 코트'의 최대 수혜자는 럭셔리 브랜드들이다. 랑방, 버버리 등 300만~400만원짜리 코트들이 공유 효과로 완판 행진을 이어간다. 모델 출신 공유는 드라마 '커피프린스' 시절부터 완판남으로 유명했다. 직장인 이시은(28)씨는 "공유가 캐나다 퀘벡과 메밀밭 같은 아름다운 배경 속에 그림처럼 서 있는 장면을 보면 CF나 패션 화보를 보는 듯해 재미가 쏠쏠하다"고 했다. 패션 블로거들 사이에선 "2016년 겨울 패션 대세는 공유로 마무리된다"는 말이 나돌 정도. 매회 드라마 속 공유의 패션 아이템만 정리해 올려도 블로그 조회 수가 쭉쭉 올라간다. 공유 코트 중에서도 가장 화제가 된 건 랑방의 후드 달린 체크무늬 롱코트다. 도깨비 3화 중 공유와 이동욱이 마트에서 티격태격하며 장 볼 때 입었던 코트다. 400만원대 고가인데도 요즘 없어서 못 판다. 랑방 관계자는 "올봄 프랑스 칸영화제 때 공유가 랑방 셔츠를 입어 대박 난 적 있다. 랑방은 디자인이 캐주얼하지 않고 가격대가 있어 연예인이 입었다고 막 팔리는 제품은 아닌데 공유는 다르다"고 했다.

패션업계 종사자들은 공유의 세련된 패션 감각과 함께 잘 가꾸어진 몸이 비결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장 스타일의 묵직한 명품 옷도 슬랙스, 후드티, 터틀넥 등 캐주얼한 옷과 적절히 매치해 나이에 비해 훨씬 젊어 보이게 입는다는 것. 누구나 일상에서 활용하기 좋은 코디라 자연스럽게 실판매로 이어진다.

20대 남성 사로잡은 이민호 코트

이민호 코트의 인기도 공유 못지않다. 187㎝의 키와 넓은 어깨로 '코트발' 좋은 남성 연예인 중 한 명. 한 네티즌은 '이민호에게 코트를 박제하고 싶다'는 말을 할 정도로 코트가 잘 어울리는 배우다. 타깃층은 다르다. 공유 코트가 30~40대 명품 패션족에게 어필했다면, 이민호 코트는 20~30대 초반 젊은 남성들에게 통했다. 드라마 속에서 이민호는 베르사체·에르메네질도 제냐 등 명품 브랜드부터 크리스 크리스티·마하그리드 등 캐주얼 브랜드까지 다양하게 넘나든다. 특히 '이민호가 입으면 다 명품 같다'는 마케팅 불문율로 20만~30만원대 캐주얼 브랜드 코트가 강세다. '푸른 바다의 전설' 9회에서 이민호가 '김담령'의 초상화와 마주하는 장면에서 입은 '크리스 크리스티'의 버건디색 코트는 방송을 탄 뒤 전주 대비 매출이 90% 상승했다. 크리스 크리스티 관계자는 "가격이 39만9000원으로 크게 비싸지 않은 데다 12월부터 시즌 오프로 20% 할인이 들어가면서 인기 절정이었다"며 "한겨울엔 코트가 잘 안 팔리는데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들이 주도한 롱코트 패션으로 1월까지도 계속 인기를 얻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민호의 스타일링을 담당하는 정혜진 스타일리스트는 "이번 드라마에선 '섹시한 사기꾼'이 콘셉트라 캐주얼 룩보다는 큰 키라는 이민호의 신체적 장점을 살리면서 댄디한 룩을 추구하다 보니 코트가 잘 맞았다"고 했다.

'구르미' 박보검 코트도 인기

'박보검 코트'도 실시간 검색어로 올라온다.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이미 종영됐지만 박보검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박보검이 TNGT 전속 모델로 화보 촬영에 입었던 카키색 제품은 물량이 없어 SNS에 '박보검 코트 구한다'는 글까지 올라온다. 39만원대라 20~30대 남성들 사이에서 인기다. TNGT 관계자는 "카키 등 일부 컬러 제품의 경우 추가 생산이 진행되는 동안 고객 문의가 많아 예약 판매를 실시, 일부 고객이 한 달가량 기다려 제품을 배송받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인기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입고 나온 제품은 흥행한다. 신지현 한섬 마케팅팀 대리는 연예인을 동경하는 심리와 함께 일상 룩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코트를 입었다 벗었다 하면서 일상에서 착용한 모습을 보여주니 '나도 입으면 저런 모습이겠지' 상상이 돼서 그런지 시상식이나 포토월에 정적인 자세로 섰을 때보다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정윤기 인트렌드 대표는 "올겨울 롱코트는 기본 모직 소재부터 캐시미어까지 클래식한 텍스처와 넉넉한 오버사이즈 실루엣, 커다란 옷깃과 군장 장식 등 밀리터리 디자인이 더해져 남성복 키룩으로 떠올랐다"며 "최근 남녀 모두에게 인기인 헤링본 오버사이즈 코트는 깔끔한 목 티셔츠에 정장 재킷과 입으면 지적인 룩을 완성할 수 있고 캐시미어 롱코트는 옷깃 부분에 흰색 라인이나 금색 단추 등으로 약간의 파격을 더한 스타일을 고르면 센스 있어 보인다"고 했다.

드라마 ‘도깨비’의 명장면 속 명코트 3선

BEST 1_ 3화/랑방 후드 스타일 체크무늬 코트

마트에서 장 보는 평범한 신(scene)이 이렇게 히트할 줄은 김은숙 작가도 몰랐을 거다. 도깨비 3화에서 도깨비 역의 공유와 저승사자 역의 이동욱, 두 훈남이 마트에서 티격태격하는 장면은 여심뿐 아니라 남심도 사로잡았다. 특히 공유가 입은 후드 달린 체크무늬 코트는 방송 후 문의가 쇄도했다. 편안한 스타일로 집 앞에 잠깐 나갈 때 입기 딱 좋은 외투. 여기에 공유는 블루 계열의 터틀넥과 니트를 겹쳐 입었다.

BEST 2_ 2화/버버리의 금장 장식 블랙 롱코트

여주인공이 어려움에 처하면 용케 남자 주인공이 알고 달려온다. 도깨비에서도 그랬다. 2화에서 여주인공 김고은이 사채 업자에게 끌려가자 도깨비 공유가 ‘짠!’ 하고 나타났다. 막상 화제가 된 건 코트였다. 공유와 이동욱이 블랙 롱코트를 입고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조명 삼아 등장해 화제를 모은 것. SNS엔 “너무 멋져서 심장이 멎을 뻔했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공유는 ‘내가 주인공’이라는 듯 금장 단추 장식 달린 버버리 코트를 입었다. 비슷한 디자인의 여성 코트와 키즈 라인 코트까지 덩달아 팔렸다.

BEST 3_ 4화/지방시의 프린지 장식 브라운색 롱코트

도깨비 4화에 공유는 캐나다 퀘벡에서 김고은을 기다리며 시집을 읽다 사랑임을 깨닫는다. 첫사랑이었다. 가을 나뭇잎이 툭툭 떨어지는 날 브라운 색상의 포근한 롱코트를 입고 의자에 앉아 있던 공유의 모습은 낭만 그 자체였다. 롱코트 밑단에 프린지 장식으로 개성을 더한 제품은 지방시 프린지 코트. 800만원이라는 가격에 코트는 못 사고 시집만 불티나게 팔렸다는 후문이다.

Tip. 단신男을 위한 롱코트 연출법

키 작은 남자들도 롱코트를 입고 싶다. 이헌 패션칼럼니스트는 “나도 키 168㎝로 ‘단신 남자’의 대표주자”라며 “엉거주춤 짧은 코트나 허벅지에서 머무는 중간 길이의 코트보다는 긴 코트가 훨씬 더 우아하고 단정해 키를 커 보이게 하므로 단신들도 롱코트를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키 작은 남자들을 위한 롱코트 입는 노하우!

1길이는 무릎을 살짝 덮는 정도가 좋다. 거의 발목까지 갈 정도로 과도하게 내려가는 맥시코트는 삼가라. 코트 자락이 무릎을 지나 펄럭거릴 경우 하체로 시선이 쏠리면서 더 단신으로 보인다.

2넉넉한 오버핏은 삼가라. 펑퍼짐하거나 박시한 사이즈는 몸을 더욱 왜소해 보이게 한다. 롱코트도 어깨, 몸통, 팔 길이 등 몸에 딱 맞는 사이즈를 골라야 신체가 더 길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3유연한 색의 흐름으로 길어 보이게 하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어지는 시각적 흐름을 만들어라. 예를 들어 네이비색 코트에 베이지색 바지를 입으면 시선의 흐름이 뚝 끊겨 더 짧아 보인다. 상체부터 하체까지 비슷한 계열 색상의 옷을 입어 시각적 확장 효과를 노려라.

4상대의 시선을 위로 끄는 액세서리를 활용해라. 세련된 모자로 상대의 시선이 위쪽에서 머물게 한다. 반면 도드라지는 색깔 구두나 투박한 신발은 시선을 아래로 잡아끄니 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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