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pick] '이게 박 대통령이 쓴 편지라고?'..발칵 뒤집힌 박사모

정윤식 기자 2016. 12. 1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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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박사모'가 박 대통령이 지난 2005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편지를 두고 맹비난을 퍼부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 누리꾼이 박사모 홈페이지 게시판에 이 편지 내용을 올리면서 '문재인 비서실장 당시 북측에 올린 편지(문재인은 안됩니다)'라는 제목을 붙여 마치 문재인 전 대표가 이 편지를 쓴 것처럼 박사모 회원들을 속였기 때문입니다.

박사모 홈페이지 관리자는 문제의 편지가 문재인 전 대표가 아닌 박 대통령이 쓴 것으로 드러나자 게시물을 삭제했습니다.

문제의 편지는 지난 2005년 박근혜 당시 유럽코리아재단 이사가 김정일 위원장에게 보낸 것으로 지난 17일 경향신문이 보도한 기사에 포함된 내용입니다.

아래는 편지 내용입니다.


위원장님께 드립니다

벌써 뜨거운 한낮의 열기가 무더위를 느끼게 하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위원장님은 건강히 잘 계시는지요? 위원장님을 뵌지도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저에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지만 위원장님의 염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위원장님이 약속해주신 사항들은 유럽-코리아재단을 통해서 꾸준히 실천해나가고 있습니다.

한민족의 하나됨과 진한 동포애를 느끼게 했던 “2002년 북남 통일축구경기”를 비롯해서 북측의 젊은이들이 유럽의 대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북측 장학생 프로그램”등 다양한 계획들이 하나씩 실천되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보천보 전자악단의 남측 공연” 및 평양에 건립을 추진했던 “경제인 양성소”등이 아직까지 실현되지 못하여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의 의견으로는 이런 부분들을 협의해가기 위해서 유럽-코리아재단의 평양사무소 설치가 절실하며 재단관계자들의 평양방문이 자유로와질 수 있도록 하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동안 유럽-코리아재단을 통해서 실천되었던 많은 사업들을 정리해서 문서로 만들었습니다.

위원장님께서 살펴보시고 부족한 부분이나 추가로 필요하신 사항들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재단과 북측의 관계기관들이 잘 협력해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기관에 위원장님의 지시를 부탁 드립니다.

북남이 하나되어 평화와 번영을 이룩할 수 있도록 저와 유럽-코리아재단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들이 성과를 맺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모든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꾸준히 사업을 추진하여 위원장님과의 약속한 사항들이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지길 희망합니다.

또한 위원장님의 건강을 기원하며 다시 뵙기를 바랍니다.

2005년 7월 13일 (끝)

편지에는 박근혜 당시 유럽코리아재단 이사가 김정일 위원장에게 친근한 안부 인사를 건넨 부분이 특히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보낸 편지에는 "더운 날씨에도 위원장님은 건강히 잘 계시는지요?" "위원장님을 뵌지도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저에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지만 위원장님의 염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등임기 내 박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고려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표현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이 편지가 문재인 전 대표가 쓴 것으로 생각한 박사모 회원들은 '단두대 처형을 반드시 해야 한다' '집을 압수수색해야 된다' '북한 추종세력임이 분명하다' '마치 신하가 조아리는 듯하다' 등 거세게 비난했고 일부 회원들은 입에 담기 힘든 거친 욕설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진보 인사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이 사건과 관련된 기사를 SNS를 통해 공유했습니다.

누리꾼들은 '박사모가 큰 웃음을 줬다' '박근혜 대통령이 저렇게 말했다는 걸 알았으니 박사모 회원들이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을까'라는 반응을 내놨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정윤식 기자jy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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