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빛나는밤]잘 나가는 외국계 기업 사표내고, '스트릿 댄스 전도사'가 된 청년

2016. 12. 1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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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잘나가는 외국계 기업을 다니다 사표를 냈다는 김승현 씨.

지난 5월 16일 팟캐스트로 첫 출발한 ‘꿈밤’에서 승현씨는 한국에어로빅협회와 손잡고 한국 스트릿 댄스신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루 4시간을 자도 "내가 느낀 스트릿댄스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이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싶다"고 강조하는 승현 씨.

스트릿댄서 김승현씨의 꿈 이야기 함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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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젊음은 꿈을 먹고 사는 존재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꿈, 참 녹록치 않습니다. 꿈이 뭔지, 주변 시선이,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이, 내 안의 불안함이 결국 발목을 잡곤 하지요. 그 꿈이라는 녀석 언제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는걸요. 이대로 괜찮은지도 말이지요. 꿈이 빛나는 밤(꿈밤)은 꿈을 꾸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 장터입니다. 차근차근 꿈을 ‘증명’해 나가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HOOC은 팟캐스트 꿈밤을 만들어나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매주 토요일 연재합니다]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잘나가는 외국계 기업을 다니다 사표를 냈다는 김승현 씨. 바로 춤 때문이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딴따라’라는 인식은 많이 사그라졌다지만 직업이 댄서다 하면 아직도 먹고 살 순 있냐는 얘기부터 합니다. 

사진제공=꿈밤

승현씨는 “풍요로웠지만 즐겁지 않았다”고 회사 생활을 회상했는데요. 차도 팔고, 오토바이도 팔고, 그 좋은 돈 (ㅠㅠ)도 마다하고 사랑하는 스트릿댄스의 부흥을 위해 찬란한 청춘을 완전 연소 중입니다.

지난 5월 16일 팟캐스트로 첫 출발한 ‘꿈밤’에서 승현씨는 한국에어로빅협회와 손잡고 한국 스트릿 댄스신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6개월이 흐른 지난 14일 만난 그가 참 반가운 소식을 전했는데요, 바로 비보이 장르가 2018년 리우데자네이루 유스 올림픽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는 기쁜 소식!

하루 4시간을 자도 “내가 느낀 스트릿댄스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이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싶다”고 강조하는 승현 씨. 스트릿댄서 김승현씨의 꿈 이야기 함께하세요.

▶서른 줄에 접어드니 춤추러 간다는 게 여간 쉬운 게 아니다. 몸을 움직여 표현 한다는 것 자체가 점잖지 못한 것 같다는 주변 시선도 부담스럽고 실제 춤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클럽 정도 밖에 없는 것 같다. 서두가 길었다. 자기소개 좀 부탁한다. 

사진제공=꿈밤

▷김승현이다. 성균관대학에 입학하면서 동아리 레퀴엠에서 춤을 시작했는데, 나이 서른에 댄서라는 길을 걷고 있다. 나는 이렇게 나를 소개한다. 스트릿댄서 김승현.

▶요즘 공중파에서도 심심치 않게 스트릿 댄스 장르가 소개되기도 한다. 그래도 생소하다. 브레이크 댄스, 각기, 힙합댄스 어휴. 스트릿 댄스에 대해 짧고 굵게 설명해 달라.
▷스트릿댄스를 춘다고 하면 어른 중엔 간혹 스트립 댄스 하고 놀라신다. 오해는 마시라. 길을 뜻하는 스트릿과 댄스의 합성어다. 역사가 일단 짧고 정의랄 게 딱히 없어 ‘이거다!’라고 말하긴 어렵다. 말 그대로 스트릿 문화, 즉 길거리에서 시작된 즉흥성이 강한 댄스 장르라고 보면 된다. 

스트릿 댄스는 스트립 댄스가 아니다. 사진제공=꿈밤

▶좋은 대학에 좋은 직장을 다녔다. 취미생활로 하던 춤을 업으로 삼기까지 두렵진 않았나. 왜 그만 뒀나.
▷이전 회사선 행복할 만큼 돈을 줬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외국계 기업이었고. 근데 돈 받는 행복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외국계 회산데 시스템은 한국 회사였다. 주말까지 반납하고 일을 해야 했다. 정작 나에게 투자할 수 없었고 매번 ‘언제까지 버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회의감을 느꼈고 그만뒀다.

▶남부럽지 않는 회사를 다니던 아들이 갑자기 춤을 춘다고 한다. 부모님 반응은 어떠셨나.
▷부모님이 원하시는 대로 대학도 나왔고, 장교로 군복무도 마치고, 기업에도 취업을 했었고, 어디 가서 자식자랑 해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할 수 있는 걸 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는 하고 싶은 걸 하고 싶다’ 하니까 쿨하게 승낙해주셨다. 아직 걱정이 많으시지만 하하하.

▶도대체 무엇이 김승현을 여기까지 끌고 온 거냐.
▷스트릿 댄스의 매력. 나도 모르겠다. 스트릿댄스가 뭐라고 도대체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어요. 순간을 잠근다는 뜻의 락(Lock)킹을 주 장르로 추고 있는데 멈출 수가 없었다. 더 많은 대중들이 내가 느낀 스트릿댄스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그게 내 목표고 꿈이다. 

사진제공=꿈밤

▶HHI Korea 한국본부 이사다. 스트릿댄스와 에어로빅. 두 장르의 협연은 쉽게 상상되지 않는데.
▷지난해 전세계대회인 힙합인터내셔널 대회에서 한국 팀이 우승을 했다. 월드 파이널 참가하기 위해 미국 여행 중이었고, 대회에서 에어로빅협회 분들을 만나게 되면서 스트릿댄스와 에어로빅의 만남이 성사(?) 됐다.

▶그동안 무용계를 통해 많은 스트릿 댄스의 학문화, 대중화가 진행돼 왔다. 이제 와서 체육계(에어로빅협회)가 내미는 손에 대해 스트릿댄스신의 반발도 적지 않았을 것 같은데?
▷비판적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는 게 맞다. 선배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이건 옳다 그르다 할 문제라기보다 좋아하는 스트릿댄스 문화를 더 발전시키고자 모색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처음 락킹이란 춤을 시작했던 2006년에만 해도 스트릿 댄스가 무용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학문화를 위해 무용계와 함께 발전을 모색했기에 지금처럼 다양한 교육기관이 생기고 스트릿 댄스가 많이 대중화 됐다. 에어로빅협회와 함께 체육과 접목해 발전시키다보면 또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무조건 비판적인 시선은 옳지 않다. 이웃 나라 일본도 힙합댄스가 초등학교 체육교육 과정에 들어가 있다. 일본이 키즈댄서 강국인 이유 중 하나다. 소중한 스트릿댄스 문화가 어디로 가느냐, 즉 방향의 문제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사진제공=꿈밤

▶올 초 M사에서 힙합인터내셔널 한국 예선전을 중계했다. 무려 공중파 해설자 데뷔다. 뿌듯했겠다.
▷지식과 경험이 많은 분들이 무척 많은데 내게 과분하다고 생각했다. 스트릿 댄스 모든 장르가 언급되는 첫 공중파 자리라는 상징성 때문에 실수할까봐 준비도 많이 했다. (반응은?) 로봇 같다는 피드백이 와서 좌절했다. 기회가 되면 앞으로도 중계를 계속하고 싶다. (시청률은?) 시청률은 따로 챙기지 않았다. 새벽 2시 방송이었다.

▶꿈 얘길 해보자. 꿈이 뭐냐.
▷인생은 한번뿐이다. 되돌릴 수 없단 얘기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살자. 죽기 전에 ‘참 모든 걸 다해봤다’ 하고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쉽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살기 위해서 사는 것. 그게 내 꿈이다. 일단은 스트릿 댄스의 저변을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싶다.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포기하는 것도 있는지 궁금하다.
▷돈? 하하하. 잠? 하루에 많아야 4시간 잔다. 회사 다니면서 좋아하는 걸로도 돈을 벌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리고 이미 앞서간 멋있는 댄서 형님들을 보면서 좋아하는 일로 돈도 벌수 있다는 확신을 느꼈던 것 같다. (존경하는 댄서는?) 너무 많다. 순위로도 꼽을 수 없다.

▶혜화역 부근에서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얘기도 좀 해보자.
▷해외댄서나 지방 댄서들을 위해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춤을 공부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 댄서들에게 잠자리를 제공하고 싶었다. 찜질방, 모텔 이런 곳에 쪽잠자고 이러는 게 마음에 걸리더라. (첫손님?) 미국을 대표하는 댄서 허리케인이 다녀갔다. 모든 스트릿 댄스 장르를 소화하는 슈퍼댄서다. 앞으로 계속에서 이 같은 기반을 만들고 싶다. 소소하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여러분 락커 몽 게스트 하우스로 놀러오세요!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버는 인생. 참 간단한 명제인데도 많은 사람에겐 아직 꿈인 채 남아 있다. 인생을 살아가는 나의 자세 좌우명이 있다면.
▷감히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일단 하라는 거다. 망설이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지금 아니면 안 되는 것들을 지금 하셨으면 좋겠다. 물론 쉽지 않다. 그래도 지나면 못한다. 하면 되더라.

▶협회에서 일하고 있지만, 댄서라는 게 사실상 프리랜서다. 안정적인 삶이 다시 그립지는 않나.
▷없다면 거짓말이다. 지금도 마음에서 ‘쉬고 싶다’, ‘포기하고 싶다’고 요동을 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다가 내 신조다. 포기하면 뭐가 남나. 여기까지 왔는데 누구 좋으라고 포기해! 정말 포기하면 뭐가 남죠?

▶당신의 장점은?
▷추진력과 실행력. 그래서 몸이 피곤하다. 인생에 에너지 총량이란 게 있다면 승현이 일찍 죽을 거야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하하. 사실 90%는 쓴 것 같다. (그럼 얼마 얼마 있다 죽는 건가) 푸하하. 오히려 하고 싶은걸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는 디. 일중독이다. 욕심도 많고 잠도 잘 안잔다.

▶춤, 지금 시작해도 괜찮을까?
▷당연하다. 뭐든 처음 시작이 어려운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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