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최두호 "스완슨과 싸우고 더 큰 자신감 생겼다"

2016. 12. 16.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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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더급 4위 스완슨 상대로 혈전 끝에 판정패
쏟아지는 응원에 "멋있는 경기로 국민 여러분께 보답"
최두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UFC 무대 첫 패배 이후 한국에서 최두호(25·부산팀매드)를 알아보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반응부터 '답답한 뉴스만 보다가 최두호 선수의 경기를 보니 속이 후련하다'는 감사 인사까지 받느라 정신이 없다.

세계 최고의 '격투사'가 혈전을 벌이는 UFC 무대에서 최두호는 지난 11일(한국시간) 페더급 4위 컵 스완슨(33·미국)을 상대로 3라운드 판정패를 기록했다.

UFC 진출 이후 3경기 연속 1라운드 KO승으로 '코리안 슈퍼 보이'라는 별명을 널리 알린 최두호에게 찾아온 첫 번째 좌절이다.

대신 최두호는 수준 높은 타격전으로 최정상급 선수에게도 통한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부족한 부분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까지 챙겼다.

최두호는 1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아 부산에서 쉬면서 회복하고 있다. 이런 혈전을 펼쳐본 건 처음인데, 힘들었지만 대신 더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사실 최두호는 스완슨을 만나기 전까지 지는 법을 잠시 잊었었다.

2009년 일본에서 종합격투기 선수로 데뷔한 최두호는 2010년 6월 가기지마 유스케(일본)에게 판정패를 당했는데, 이후 6년 6개월 동안 12연승 행진을 벌였다.

세계에서 주먹이 가장 강한 선수들이 모인 UFC에서도 최두호는 후안 마누엘 푸이그(멕시코)를 1라운드 18초, 샘 시실리아(미국)를 1라운드 1분 30초, 티아구 타바레스(브라질)를 1라운드 2분 42초 만에 때려눕혀 단숨에 페더급 최고 유망주로 떠올랐다.

최두호는 자신과 스타일이 비슷한 스완슨과 싸워보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고, UFC가 이를 받아들여 대전이 성사됐지만 남은 건 첫 패전이다.

그래도 얻은 건 적지 않다.

스완슨을 상대로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성공시키는 최두호. [AP=연합뉴스]

최두호는 "제일 큰 혈전을 해봤기 때문에 이제 이런 게임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솔직히 말해서, 이제까지 경기에서 너무 쉽게 이겨서 깨달은 게 많이 없었다. 이제 부족한 게 무엇인지 알게 됐고, 이걸 고쳐서 챔피언을 향해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UFC 첫 패배 상대가 스완슨이었던 것도 최두호에게는 작은 행운이었다.

그는 "스완슨을 만만하게 생각해서 도전한 건 결코 아니었다. UFC에서 쉬운 선수는 아무도 없다. 원래 팬이었고, 정말 싸워보고 싶었다. 그리고 역시나 경기해보니 멋있는 사람이었다. 경기 직후에도 와서 격려해줬는데, 어떻게 경기가 끝났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벌써 팬들은 최두호가 스완슨에게 재도전해 또 한 번의 명승부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이러한 반응에 그는 "이번 경기로 정말 크게 느낀 게 있다. 진짜 한 번은 졌어야 했다"며 "다시 스완슨과 싸우고 싶은 생각은 당연히 있지만, 일단은 더 올라가서 싸우고 싶다. 또 낮은 랭킹에서 도전하는 건 실례다. 스완슨이 더 높은 랭킹에 올라가면 그때 재도전하겠다"며 다음에는 타이틀전에서 만나기를 고대했다.

최두호의 UFC 첫 패배를 놓고 '전략 부족'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해외 격투기 전문코치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말까지 뒤따랐다.

하지만 최두호는 국내 최고의 종합격투기 지도자인 양성훈(부산팀매드) 감독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보낸다.

그는 "감독님이 준비해놓은 전략은 거의 완벽했다. 전략대로만 했다면 이길 경기였는데, 길게 경기해본 적이 없어서 (경기 막판) 내 체력과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해서 진 경기"였다고 강조했다.

최두호는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경기 스타일이 유사한 스완슨을 상대로 한 치도 밀리지 않았다.

3라운드 막판 쓰러져 펀치를 허용한 최두호. [AP=연합뉴스]

스완슨을 잠시나마 그로기 상태로 몰아넣기도 했지만, 결국 스완슨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말려 3라운드 막판 무방비 상태로 주먹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최두호는 "가끔 기사 리플도 보는데, 속사정을 잘 모르는 분들이 (양성훈 감독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하는 게 속상하다. 감독님의 격투기를 보는 수준이 무척 높다. 이번 경기 역시 그랬는데, '케이지에 몰려서 큰 거 맞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한다', '이렇게 경기하면 힘들어진다' 등 말씀해주신 것들이 모두 맞아떨어질 정도로 정확했다. 전략에서 잘못된 것은 없다"고 항변했다.

태어나서 가장 힘겨운 '15분'을 보냈던 최두호는 원점에서 다시 출발한다.

이제까지 "아시아 최초의 UFC 챔피언"을 목표로 말했던 그였지만, 스완슨전 이후 "이번 경기로 내가 부족한 게 무엇인지 깨달았다. 이걸 채우는 게 목표다. 그리고 이번 계기로 훨씬 강해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UFC 첫 패배는 뼛속까지 아팠지만, 이대로 쓰러질 수 없는 최두호는 내년을 준비한다.

UFC 사무국으로부터 회복에 필요한 '60일 메디컬 출전 정지' 처분까지 받아 내년 2월까지는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우선 라운드당 5분씩 3라운드를 꾸준히 싸우려면 기초체력이 뒷받침돼야 하고, 주 무기인 라이트 펀치도 날카롭게 다듬어야 한다.

그는 "이제까지 전략과 기술적으로는 감독님과 함께 많이 발전했다. 그렇지만 체력과 신체능력이 부족한 걸 느꼈다. 그리고 다양한 공격 옵션을 준비해 기본적인 제 단점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한 경기로 수많은 격투기팬을 확보한 최두호는 팬들에게 남기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멋있는 경기로 국민 여러분께 보답하겠다. 또 경기하면 보실 건데, 다음 경기에서 바로 (승리를) 보여 드리겠다"며 앞으로도 이어질 도전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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