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 질병보험, 보험금 타기 쉬워졌다

김은정 기자 2016. 12. 14.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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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위중해야만 보장하는 CI서 별도 심사 기준 없앤 GI보험 등장
보장 질병 범위도 더 넓혀 생보사들 잇따라 출시하며 경쟁

몇 달 전 초기 위암(1기) 진단을 받은 자영업자 신모(46·경기도 용인시)씨는 이런 때를 대비해 암 같은 '중대한 질병'을 보장해준다는 CI(Critical Illness)보험에 매월 30만원씩 불입하길 잘했다고 생각을 했다. 진단비에 치료비까지 800만원 가까운 돈이 들어간 터라 상당 부분 보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신씨의 기대는 곧 무너졌다. "고객님의 악성 종양 세포에 침윤 파괴적 증식이 없어(암이 전이되지 않아) 치료비 지급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한 것이다. 신씨는 "상태가 심각하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지만, 암에 걸리기만 하면 다 보장해줄 것처럼 해서 가입했더니 뒤통수 맞은 꼴"이라고 말했다.

암·뇌출혈·급성 심근경색증 중 하나라도 걸리면 사망보험금의 최대 80%까지 선(先)지급하는 보험 상품인 CI보험이 실제 보험금을 받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험사들이 CI보험의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형태의 보험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중대 질병의 상태가 심각할 때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때에도 보장해준다 해서 'GI(General Illness)보험'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 신상품들은 암·뇌출혈·급성 심근경색증에 대한 보험금 지급 심사 기준을 대부분 없애고, 보장하는 질병의 범위도 더 넓힌 것이 특징이다.

질병 위중해야만 보험금 받을 수 있다?

2002년 국내에 최초로 도입된 이후 '한국인의 3대 질병을 보장해준다'며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 현재 생보사들의 주력 상품 중 하나로 자리 잡은 CI보험이 위기를 맞고 있다. 질병에 걸리기만 하면 주는 게 아니라 '상태가 얼마나 심각하냐'에 따라 보장 여부를 판단하는 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암이라도 암세포의 침윤 깊이가 통상 1.5㎜ 이하면 보상에서 제외되고, 뇌출혈의 경우도 언어장애나 마비 등 영구적인 신경학적 결손이 있어야만 수천만원의 보험금을 타낼 수 있다. "보험 들어봐야 소용없다"는 소비자들의 불만 때문에 요즘 속속 등장하는 GI보험은 중대 질병 진단비 심사 기준을 따로 두고 있지 않다.

질병 코드상 'C(Cancer·암)코드'로 진단 결과가 분류되면 암 보험금을 주는 식이다. 정의선 메트라이프생명 상품개발담당 전무는 "중대한 질병일수록 치료비와 생활비로 목돈이 들기 때문에 보장 금액이 충분하고 보험금을 지급받기 쉬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보험사로서는 손해율이 높아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기존 CI보험보다 보험료를 더 걷을 수밖에 없다. 40대 남성이 주계약 1억원짜리 보험에 가입(20년 납부)한다고 가정하고 한 중견 생명보험사의 CI보험과 GI보험의 비용을 비교해보면 CI보험료가 월 34만6346원, GI보험료는 34만8208원으로 GI보험이 0.5%가량 비싸다. 연간 2만2344원 추가 부담하는 셈이다.

AIA생명 관계자는 "애초 CI보험과 GI보험이 건강보험에 사망보험을 결합한 성격의 상품이기 때문에, 사망 시 받을 사망보험금 중 상당 부분을 병에 걸렸을 때 미리 당겨 받는 구조"라며 "생전에 병에 걸려 돈이 필요한 때에 보험금을 더 많이 받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경우 특히 GI보험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CI보험 대체하는 GI보험

최근 생보사 10여 곳이 경쟁적으로 GI보험을 내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NH농협생명의 '무배당 평생안심 NH유니버셜건강보험(종합 보장형)'은 고액 질병과 고액 수술, 중증 치매 등을 한 번에 보장해준다. 상태에 따라 기본 보험금의 50~100%까지 미리 받을 수 있어 치료비와 생활비 부담을 줄이도록 설계됐다. 미래에셋생명의 '무배당 건강종신보험Ⅱ'는 3대 중증 질병을 포함해 최대 12가지 질병을 보장해준다. 메트라이프생명의 '무배당 미리 받는 변액종신보험 공감'은 6대 질병과 4대 수술, 중증 치매에 걸렸을 때 선지급금을 주고, 추가로 가입 금액의 1%를 60개월간 지급해 생활비로 쓸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다만 GI보험도 CI보험과 마찬가지로 보험금이 대개 한 번만 지급되기 때문에, 여러 질병에 걸렸을 때 모두 보장받을 수는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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