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하나은행, 김정은도 돌아왔다

[바스켓코리아 = 부천/김우석 기자] ‘잘나가는’ 부천 KEB하나은행에 또 하나의 전력이 더해졌다.
최근 8경기에서 6승 2패 고공 행진을 이어가며 용인 삼성생명과 공동 2위(6승 7패)로 뛰어 오른 하나은행에 부족한 경험을 보태줄 리더 김정은이 복귀했다.
지난 4월 수술 이후 약 10개월 동안 재활에 매진했던 김정은이 지난 아산 우리은행 전 8분여를 출전하며 컨디션을 점검했고, 11일 용인 삼성생명 전에 12분 38초를 소화하며 복귀를 알렸다.
팀은 80-65로 완승을 거뒀다. 카일라 쏜튼이 23점을 폭발시키며 공격을 이끌었고, 백지은(17점-3점슛 3개), 강이슬(14점), 김지영(13점), 나탈리 어천와(11점)가 고르게 득점에 가담하며 만든 기분 좋은 승리였다.
경기가 끝나고 인터뷰 실을 찾은 김정은은 “별로 한 것도 없는데…”라고 말했고 “몸 상태는 좋아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죽기 살기로 재활을 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체력은 수술하기 이전보다 좋은 것 같아요. 경기 감각만 찾으면 될 것 같아요.”라고 현재 상태에 대해 설명했다.
김정은은 2점 2리바운드에 그쳤다. 경기 감각을 끌어 올리고 코트 밸런스를 맞추는데 중점을 두는 모습이었다. 또,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투입된 김정은은 팀 내의 정신적인 리더로서 선수들에게 안정감을 갖는 역할이 주요 임무였다.
게임 후 이환우 감독 대행은 “(김)정은이를 투입시킨 건 선수들이게 어린 선수들이 많은 현재 라인업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기대했다.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만족스럽다.”라고 이야기했다.
시즌 초반 최고의 이슈 메이커가 된 하나은행은 김정은 복귀를 앞두고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김정은 합류가 팀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이냐에 대한 이슈였다. 캐미스트리에 악영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현재의 하나은행이 두 외국인 선수와 토종 선수들이 한 발짝 더 움직이는 농구가 최적화되며 상승 기류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 공격 성향이 강한 김정은 합류가 현재 절정에 올라 있는 팀 캐미스트리에 어떻게 녹아들지에 대해 의문부호가 적지 않다.
김정은은 득점에 관해서는 WKBL 최고의 선수다. 점수를 만들 수 있는 모든 공격 루트를 지니고 있고, 각개의 기술들의 수준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지난 12년 동안 평균 16.43점을 만들어냈고, 2009-10시즌에는 20.03점이라는 고득점을 작성하기도 했다.
여자프로농구는 1998년 리그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시즌 평균 20점을 넘었던 선수는 정선민(인천 신한은행 코치), 김영옥(은퇴), 김계령(은퇴) 정도에 불과하다. 정 코치는 11번(1998 여름 – 2004 겨울, 2008-10), 김영옥은 2번(2001년 겨울, 2003년 여름), 김계령이 1번(2009-10)을 만들어냈다. 그 만큼 김정은이 보유한 한 시즌 +20점 기록은 의미가 크다.
하지만 김정은은 이번 시즌 득점에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정은은 “공격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어요. 현재 우리 팀 공격 컨디션이 너무 좋아요. 내가 욕심을 부릴 상황이 아니죠. 계속 감각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생각이고, 공격에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생각이죠. (강)이슬이가 체력 부담을 느낄 때 내가 필요할 것 같아요. 지금은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만 해야죠.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라고 이야기했다.
김정은은 하나은행 전신인 신세계 시절을 경험했다. 2006년 입단했고, 첫 해부터 주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후 평균 35분 45초를 뛰었고 11.75점이라는 고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팀은 늘 하위권에 머물렀다. 분위기가 좋았던 경험이 별로 없었다. 가장 좋았던 때가 2010-11시즌이었다.
당시 하나은행은 김지윤(은퇴), 김계령(은퇴), 강지숙(은퇴)과 함께 정규리그 4위에 올랐고, 당시 난공불락이었던 안산 신한은행(현 인천 신한은행)과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1차전을 잡아내며 이변을 일으키는 듯 했지만, 이후 두 경기를 내리 내주며 챔프전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김정은은 “당시도 정말 분위기가 좋았어요. 플옵에서 신한은행에 한 게임을 이기기도 했죠. 그냥 농구만 했던 때인 것 같아요. 별 생각 없이 농구에만 집중했던 때였죠. 지금이 그때 분위기와 비슷해요. 외국인 선수가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는 부분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좋은 흐름을 타고 있죠. 연습 시간만 봐도 달라요. 정말 즐겁게 운동하는 모습들이 보여요.”라며 현재의 좋은 팀 분위기에 대해 설명했다.
재활을 하면서 밖에서 바라봤던 팀에 대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시즌 전에는 “외부에서도 최약체 라는 평가가 많았고, 연습 게임에서도 결과가 좋지 못해서 걱정이 많았어요. 하지만 1라운드를 보고서는 느낌이 달랐어요. 전패를 당했지만 내용이 좋았어요. 한 게임만 이기면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어린 선수들이 많다 보니 분위기를 타면 무섭게 치고 나갈 것 같았어요.”라고 이야기했다.
팀이 상승세를 타니 다른 걱정이 생겼다. 자신의 역할에 대한 부분이었다. 김정은은 “팀 성적이 좋아지는 시점에 복귀를 해야 했죠. 주변이나 언론에서 내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팀 시스템이 최적화되어 있는 상태에서 우왕좌왕하지 않을까라는 우려였죠. 감독님도 걱정이 많으셨어요. 그저 수비에 세밀한 부분에 도움을 주자라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어요. 수비 감각은 살아있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수훈 선수로 선정되어 인터뷰 실을 찾는 하나은행 선수들은 ‘멘토’ 김정은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곤 한다. 김정은은 웃음을 띄며 ‘경험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는 정도죠. (강)이슬이에게는 에이스를 부담감으로 느끼지 말고 ‘복 받은 거다’라고 이야기를 해주고, (김)지영이에게는 너무 들뜨지 말라는 정도로 대화를 해요. 근데, 정말 신기한 게 스폰지처럼 잘 흡수해요. 미디어를 즐기면서도 알아서 자중하는 분위기여요.”라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또, 김정은은 “저희는 아직 완성된 팀이 아니기 때문에 들뜨는 순간을 잘 조율해야 할 것 같아요. 시간이 좀 지나 다른 구단도 라인업이 완성이 되면 어려운 순간이 오겠지만, 외국인 선수들이 중심을 잘 잡아주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고맙다’였다. 김정은은 “재활을 도와준 트레이너 선생님들과 계속 좋은 경기를 펼쳐주고 있는 동생들에게 꼭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정리했다.
basketguy@basketkorea.com
사진 제공 = WKBL
<저작권자 ⓒ 바스켓코리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