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현대 신형 그랜저IG 2.4, 베스트셀러의 자질을 갖추다

한상기 2016. 12. 11.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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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신형 그랜저IG는 많은 부분에서 개선 됐다. 특히 실내의 디자인 및 소재가 기대 이상이고, 아슬란을 방불케 하는 정숙성도 갖췄다. 2.4 엔진은 전체적으로 고른 힘을 내고 변속기와의 매칭도 좋다. 주행 성능은 최근의 다른 현대차 대비 보수적이다. 그랜저 고객층의 성향을 감안한 세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체는 탄탄해졌지만 기본적으로는 부드럽다.

자동차는 시간이 가면서 차가 커지거나 급이 달라지기도 한다. 고급차의 대명사로 불렸던 현대 그랜저도 여러 변화를 거쳐 왔다. 초기의 그랜저는 지금의 EQ900 포지션이었지만 지금은 급이 많이 내려왔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런칭되고 아슬란의 판매가 워낙 부진하기 때문에 현대의 사실상 기함은 여전히 그랜저일 수도 있다.

그랜저의 인기는 꾸준하면서도 높다. 과거와 달리 대중적인 모델이 됐다. 판매만 봐도 과거와 다르다. HG는 풀 모델 체인지를 앞두고도 여전한 인기를 자랑했고 쏘나타에 버금가는 판매를 기록했다. 따라서 최근 출시된 IG가 베스트셀러가 된다고 해도 이상한 게 아니다.

IG는 그랜저의 6세대에 해당된다. 안팎 디자인을 확 바꿨고 새로운 적극적 안전 장비도 많이 들어갔다. 아반떼, 쏘나타와 함께 현대의 핵심 차종이기 때문에 공을 많이 들였다. 엔진은 기존처럼 2.4와 3.0 가솔린, 2.2 디젤, 3.0 LPI 4가지로 판매되고, 이중 3.0과 2.2 디젤의 변속기는 8단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시승차는 2.4 프리미엄 스페셜 트림이다.

외관 디자인은 확 바뀌었고, 사진으로 볼 때와는 이미지가 많이 다르다. 사진으로는 제네시스 G80과 전면 디자인이 꽤 흡사해 보였는데 실제로 보니 그만큼은 아니다. 굳이 G80과 비교한다면 좀 더 무난하다. 그리고 i30에 처음 쓰인 새 그릴 디자인은 쏘나타를 연상케 하는 면도 있다.

사진만큼의 강한 임팩트는 아니지만 IG의 외관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좋은 점수를 줄 만하다. 오래 봐도 쉽게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라고 하겠다. 전면의 흠이라면 현대 엠블렘이다. 그릴 중앙에 커다란 엠블렘이 위치하고 있는데, 커버가 그리 고급스럽지 않다. 정확히는 다른 부분과 따로 노는 느낌이고, 아이오닉 일렉트릭과도 비슷하다. 엠블렘 커버는 좀 더 고급스럽게 꾸며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전면에서 보면 IG는 HG보다 작아 보인다. 실제로는 차가 커졌고 옆에서 봤을 때 실감이 난다. IG는 측면에서 봤을 때 차가 더 길어 보이고 단단한 느낌이 난다. IG의 차체 사이즈는 4,930×1,865×1,470mm, 2,845mm으로 HG(4,920×1,860mm×1,470mm, 2,845mm)보다 전장과 전폭만 조금 늘었다.
IG 3.0은 트렁크에 ‘3.0’이라는 배지가 붙지만 2.4는 없다. 2.4 오너는 이를 더 좋아할 수도 있겠다. 뒤는 앞과 옆에 비해 뭔가 아쉬운 느낌이 있긴 하다. 그리고 요즘 즐겨 사용되는 범퍼 일체형 머플러도 적용됐다. 양쪽의 머플러만 보면 배기량 2.4리터 엔진 같지 않다.
그랜저IG의 알로이 휠 사이즈는 17, 18, 19인치 세 가지이고, 타이어 제조사는 약간 다르다. 이중 가장 많이 선택할 것으로 예상되는 18인치는 한국과 미쉐린, 19인치는 미쉐린의 프리머시 MXM4가 장착된다. 시승차에 적용된 미쉐린 타이어의 사이즈는 245/40R19이고 독일산이다.
실내는 비교적 심플한 디자인이고 소재는 기대 이상이다. 디자인의 특징 중 하나라면 바로 돌출형 모니터를 들 수 있다. 그랜저 급에는 돌출형 모니터를 잘 쓰지 않고 디자인도 생소하다. 특히 사진에서는 좀 어색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보니 그런 어색함은 별로 없고 오히려 기능상의 장점이 더 눈에 들어온다. 모니터와 눈과의 거리가 가깝고, 손에도 잘 닿는다.
사진으로 처음 봤을 때 가장 궁금했던 점은 돌출형 모니터의 조립 완성도이다. 그러니까 잡음 여부다. 일부 수입차에 적용된 돌출형 모니터는 잡소리가 난다. 예를 들어 벤츠 GLA가 그렇다. 반면 그랜저IG의 모니터는 잡소리가 없는 게 맘에 든다. 모니터 옆 공간에 아날로그 시계가 있는 것도 특이하다. 보통 아날로그 시계가 있는 위치는 아니다. 모니터 옆 공간이 남아서 시계를 배치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모니터 내 메뉴는 다른 현대차와 비슷하다. 디자인이 약간 다른 정도다. 예를 들어 제네시스 G80을 비롯한 다른 현대차는 페이지가 위아래지만 신형 그랜저는 좌우로 움직인다. 여기에 자주 사용하는 버튼은 송풍구 아래에 배치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실내의 흠이라면 비상등 스위치다. 위치는 그렇다고 해도 스위치의 디자인 및 소재가 구식이다. 그러니까 실내의 다른 부분과 비교했을 때 두드러지게 안 예쁘다.

기어 레버 주변의 디자인도 다른 현대차와 비슷하다. 기어 레버 뒤에는 드라이브 모드와 오토 홀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버튼이 있고 컵홀더나 기어 레버 앞 수납 공간도 충분하다. 컵홀더와 수납공간 덮개의 작동도 매우 부드럽다. G80 수준으로 고급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센터 콘솔 박스의 크기는 보통인데, 이 안에 CD 플레이어가 있다. 그리고 콘솔 박스는 물론 오버헤드 콘솔의 선글래스 수납함까지 꼼꼼하게 직물로 마감했다.
계기판도 전형적인 현대 디자인인데 디테일은 약간 다르다. 타코미터와 속도계 테두리에 촘촘히 조명을 박았다. 이 작은 조명은 바늘땀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이며 이로 인해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다. 반면에 액정의 크기나 폰트는 예쁘지 않다. 액정에 표시되는 정보는 많은 편이다.
시트에 적용된 천연가죽의 질감은 좋은 수준이고 크기도 넉넉하다. 시트는 기능성이 탁월하다기 보다는 승차감에 더 초점이 맞춰졌다. 꽤 안락함 승차감을 제공한다. 4스포크 타입의 운전대는 약간 큰 편이고, 좌우 스포크에는 오디오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버튼 등이 모여 있다. 기존에 현대차를 탔다면 곧바로 적응할 수 있을 만큼 기본적인 사용법은 같다. 그리고 운전대는 길이와 높이 조절 모두 전동식이다.
2열의 무릎 공간은 탁월하다. 무릎과 앞시트 사이에 주먹 3개가 들어가는데 이는 올 뉴 K7과 비슷한 수준이다. 거기다 시트의 착좌감도 좋아서 2열의 거주공간은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유리의 상하향 원터치가 1열만 적용된 건 아쉬운 부분이다. 그랜저 정도 되면 2열까지 유리 4개 모두 상하향 원터치를 적용할 만하다.
파워트레인은 2.4리터 직분사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최고 출력은 190마력, 최대 토크는 24.6kg.m이고, 현대에 따르면 ‘개선’된 버전이라고 한다. 세타 엔진의 이슈가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참고로 신형 그랜저의 3.0과 2.2 디젤은 변속기가 8단이다.

공회전 소음은 조용한 편이다. 엔진 소리가 아예 안 들리는 정도는 아니지만 가솔린 차에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의 정숙성은 갖추고 있다. 그랜저 2.4는 상대적으로 주행 중 정숙성이 더 괜찮다고 생각된다. 약 90km/h의 속도로 달리면 타이어 소음만 실내로 유입된다. 전체적인 방음 수준이 괜찮다. 그리고 이보다 높은 속도에서는 바람소리가 상대적으로 크게 들린다.

그랜저 2.4는 IG에서 처음 타봤는데, 동력 성능은 예상보다 괜찮다. 실용 영역에서 좋은 동력 성능을 발휘하고 고회전까지 비교적 일정하게 힘이 나온다. 회전 질감도 좋다. 그리고 고회전을 사용해도 음색이 부담스럽지 않다. 고급차에 요구되는 덕목이다.

가속은 비교적 시원하게 진행된다. 4단까지는 답답함이 없다. 1~4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약 60, 95, 140, 185km/h이고 최고 속도는 5단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략 200km/h 부근부터 가속이 둔해지긴 하지만 의외로 꾸준하게 속도가 올라간다. 시승 때 기록한 최고 속도는 219km/h이고 이때의 회전수는 5,200 rpm이었다. 가속하는 기세로 봐선 좀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

그랜저 2.4의 가속력은 의외로 좋은데, 0→200km/h 가속 시간이 쏘나타 2.0 터보보다 5초 정도 차이가 난다. 두 차의 출력 차이를 생각하면 그랜저 2.4의 가속력이 괜찮다고 할 수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고회전을 계속 사용해도 음색이 부담스럽지 않고 음량도 비례해 커지지 않는다. 변속기의 성능도 무난하다. 짧은 시승이었지만 한 번도 튀는 현상이 없었다. 차의 특성상 패들 시프트가 없어도 딱히 아쉽지는 않다.

하체는 기본적으로 부드럽다. 구형보다 탄탄해지긴 했지만 기본적인 세팅은 부드러움을 지향한다. 그렇다고 부드럽기만 한 것은 아니다. 요철 구간이나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보면 약간은 단단한 감각도 있긴 하다. 기존의 그랜저 고객이라면 하체가 딱딱해졌다고 느낄 수도 있다. 예전보다 고객층이 넓어진 것을 감안한 세팅으로 예상한다.

회전할 때의 세팅은 보수적이다. 제어가 많이 들어간다. 그러니까 그랜저 아래급 모델과 비교 시 회전할 때 전자장비가 엔진 출력을 많이 줄인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엔진으로 전달되는 동력의 양이 많지 않다. 운전 재미는 없지만 안정적이다. 코너를 빨리 진입해도 차선을 벗어나거나 차체의 흔들림이 많이 일어나지 않는다. 효과적으로 제어한다고 할 수 있다. 스티어링 감각도 느슨 또는 여유롭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중심 부분의 유격은 있는 편이고, 일부 현대차들처럼 스포츠 모드에서 이질감은 나타나지 않았다.

고속 안정성도 예상한 만큼이다. 최근의 신차를 보면 하체는 부드러워도 고속 안정성이 괜찮은 경우를 종종 보는데, 신형 그랜저도 여기에 해당된다. 물론 하체 세팅 자체가 기본적으로 부드럽기 때문에 고속에서 좀 더 출렁대는 면은 있다. 여건상 고속에서 제동력 여부를 파악할 기회는 없었다.

HG는 끝물일 때도 실적이 좋았다. 후속 모델인 IG가 판매 1위를 차지하는 게 어색하지 않다. IG는 기존에 비해 실내가 크게 좋아졌고 적극적 안전 장비도 대거 탑재됐다. 더 넓은 고객층을 커버할 수 있는 상품성이라고 생각된다. 참고로 시승차는 2.4의 프리미엄 스페셜 트림에 스마트 센스 패키지 II를 비롯한 모든 옵션이 적용된 사양이다. 가격이 4,000만원을 조금 넘는다.

[디지털뉴스국 한상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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