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통치 감비아 대통령 "대선 패배 수용 못하겠다" 버티기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아프리카 서부해안국 감비아를 22년간 통치한 대통령이 최근 대선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며 재선거를 하겠다고 밝혔다.
10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감비아의 야히아 자메 대통령은 전날 밤 TV 연설에서 "상당수 투표에 부정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개표 결과를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며 1주일 전 패배를 인정한 발표를 번복하고 나서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발표로 야당들은 물론 해외에 거주하는 감비아인 수만명의 분노와 시위가 촉발될 것으로 보인다.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의 바바툰데 올루그보이 부국장은 "선거 결과에 대한 뒤늦은 이의 제기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감비아 국민의 뜻을 뒤집으려는 불법 시도를 아프리카연합과 서아프리카경제협력체( ECOWAS) 등 국제사회가 강력히 규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자메 대통령의 발표를 '권력을 유지하려는 불법적 시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은 이날 내놓은 성명에서 "감비아 국민은 뜻을 확실히 밝혔고, 지금은 아다마 바로우 대통령 당선인으로 권력 이양이 평화롭게 이뤄지도록 단결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감비아인들이 자메 대통령의 발표를 수용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지난주 자메 대통령이 패배를 시인하자 많은 이들이 거리로 나와 춤추고 노래하며 '자유'라는 구호를 외쳤다.
인구 150만명의 감비아는 자메 대통령 치하에서 인권 유린과 대통령의 기행으로 그간 오명이 자자했다.
특히 야권 인사를 투옥하고 고문하거나 심지어 살해하는 일도 빚어져 인권단체의 비난을 받았다.
버로우 대통령 당선인은 8일 대통령에 취임하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설립된 '진실과 화해 위원회'와 같은 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겠지만 '마녀 사냥'을 하지 않고 자메 대통령 역시 일반 시민처럼 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자메 대통령은 1994년 쿠데타를 통해 집권해 권력을 이어왔으나 지난 1일 선거에서 45% 이상을 득표한 버로우 후보에 패배했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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