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싱키 암석교회의 자연광 만화캐릭터 무민과의 만남


"옷 사야 한다고 했지? 한번 둘러보자."
와이프가 크루즈 정찬 파티 때 입을 옷을 사야 한다고 했던 것이 생각나서 이곳에 온 김에 옷을 고르려 돌아다녔다. 이곳저곳 윈도우 쇼핑을 하면서 기웃거리길 30여 분. 마침 마음에 드는 옷을 골랐으나...
"이거 체형이 우리나라 사람하고 안 맞는 것 같은데?"
"그러게요 뭐 이래 오빠?"
이렇게 또 의문의 1패를 당했다. 차이가 있다면 지난번엔 내가 당했으나 이번엔 와이프가 당한 것이려나. 같은 사이즈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사이즈하고 차이가 많이 났던 것이다. 무엇보다 기장이 너무 커서 같은 S(Small)와 L(Large)이라고 해도 우리나라의 사이즈를 생각하면 안 됐다. 관절 하나는 더 있다고 보는 게 마음이 편할 것이다. 결국 보라색 빛이 감도는 예쁜 원피스를 제일 작은 사이즈로 하나 구입해야만 했다.


이어 핀란드 헬싱키의 유명한 건축명소인 템펠리아우키오 교회(Temppeliaukio Church)에 들렸다. '암석 교회'로도 불리는 이곳은 암석을 쪼아서 만든 공간에 유리로 자연광이 비출 수 있게 설계된 곳이다. 기독교 신자가 아니라고 해도 그 자체로 교회가 참 예쁘기 때문에 들릴 만한 곳이다.
건축가 겸 가구 디자이너인 티모(Timo)와 투오모 수오말라이넨 (Tuomo Suomalainen) 형제가 맡아서 1960년대에 완성했다. 암석을 쪼아내 공간을 만들고, 그 위를 원형 유리로 덮어서 자연광이 잘 들어 올 수 있는 교회 건축물을 설계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입장했더니 원형으로 배치된 제단이 우리를 맞이했다.
"오빠 진짜 예뻐요."
"그러게. 하나님의 은총이라는 게 이런 느낌 아닐까."
암석으로 둘러진 공간을 비추는 태양빛이 자못 경건함을 자아냈다. 교회는 검소한 루터교 교회의 원칙을 철저히 따르고 있었다. 주변의 자연물과 빛은 음악과 마찬가지로 예배당 안에 들어온 이들이 종교적 의식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든다. 내부 벽에서는 이끼가 자라고 있어 생명이 느껴졌다.
교회는 마치 땅속에서 솟은 듯 보이기도 하며, 아주 오래전부터 그곳에 서 있었던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외형을 이루는 암석 벽은 극한의 기후와 화염포로 인한 타격으로부터 교회를 보존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오래된 핀란드의 숲을 연상시킨다고 브로셔에 써 있었다. 빛이 은은하게 들어오는 것이 참 보기 좋았다.
이 밖에 지휘자와 음향전문가도 건축단계부터 참여해서 음향이 뛰어나 음악회도 이 교회에서 자주 열린다고 한다. 또 이곳에서 결혼식을 해도 참 예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직원에게 물어보니 핀란드 예비부부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고 한다. 나중에 리마인드 웨딩을 이곳에서 해도 좋을 듯하다.
"호떡아, 다음 결혼식은 꼭 여기서 하자."
"다음 결혼식?"
"아니 그게 아니고. 오해하지 말고."

이어 템펠리아우키오 교회를 빠져나와 헬싱키 시내를 가로질러 식료품 가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길가에 지나치는 수많은 사람들. 평일 낮이었기 때문에 사원증을 목에 걸고 커피를 손에 들고 어디론가 가는 사람들, 엄마 손을 꼭 잡고 아장아장 걸어다니는 어린아이들, 벤치에 조용히 앉아 책을 읽어 시간이 정지된 듯한 노인들. 느긋하게 이러한 사람들을 바라보는 재미가 또 여행의 참맛 아니랴.
헬싱키 식료품점의 소감은, 대략 느낌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나 가격은 비싸다'로 정리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봉지당 5000원 정도 할 사과가 이곳에서는 1만원 가까이에 팔린다든지 말이다. 지인들에게 줄 선물이 어디 없을까 기웃거리다가 한 곳으로 눈이 향했다. 만화 캐릭터인 무민(MOOMIN)이 새겨진 과자였다.

"오빠 혹세무민이 뭐야. 창피해 크게 말하지마."
"여기에 한국말 알아듣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래."
와이프와 즐겁게 옥신각신하면서 과자를 바구니에 담았다. 무민이 생긴 게 귀여워서 선물로 제격일 듯 했다. 이곳에서만 파는 것이니까 희소성도 있고 무민이 핀란드를 대표하는 캐릭터니 의미도 있지 않는가. 그래서 내친김에 20개를 담았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선물 걱정을 덜게 되어 더 좋았다.(이때는 몰랐다. 나중에 한국 돌아갈 때 과자가 부피를 많이 차지해 엄청 고생한다는 것을...)
★수상한 여행꿀팁 : 크루즈 예약은 언제 하는 게 좋을까?
사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6개월에서 1년 전에 예약을 진행하면 조기예약 할인과 여러 프로모션이 제공될 수 있다. 가격 또한 저렴해지기 마련이다. 많게는 요금이 1000달러 이상 차이가 나거나 특정 등급의 선실은 금방 마감될 수 있기 때문에 6개월 이전 예약을 추천한다.
또 다른 방법은 크루즈 멤버십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다. 크루즈 선사별로 운영되는 멤버십 프로그램을 이용해 등급별 혜택을 알뜰하게 이용해보자. 한 크루즈 브랜드만 계속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만큼 멤버십 혜택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MayToAugust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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