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하와이 방문..현직 총리 최초 진주만 희생자 위령

오바마 美 대통령과 같이 위령..NHK "새 정권 후에도 강고한 동맹관계 목적"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이 공습했던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을 방문해 희생자를 위령하기로 했다.

현직 일본 총리가 희생자 위령을 위해 진주만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 NHK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단에 "오는 26~27일 미국 하와이를 방문해 희생자를 위령한다"며 "두번 다시는 참화(비참한 재난)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하와이 방문 중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희생자를 위령하는 행사에도 함께 참석할 계획이다.

일본은 지난 1941년 12월 8일 진주만에 정박해 있던 미군 태평양 함대를 선전포고 없이 기습 공격해 많은 사상자를 냈고, 이는 미국이 2차 대전에 참전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앞서 지난 5월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현직 대통령 사상 처음으로 피폭지인 히로시마(廣島)를 방문한 바 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함께 위령탑 앞에 서서 헌화하고 묵념을 했다.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이 성사되기 전 미국 측은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을 제안했지만, 일본은 당시에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당시 공화당의 유력 대선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트위터에 당시 수천 명의 미국인이 목숨을 잃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했다.

아베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진주만을 방문한다. 미래를 향한 결의를 보여주고 싶다. 동시에 일본과 미국의 평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기회로도 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해서는 "(총리로 재직한)지난 4년간을 총괄해 미래를 향한 동맹 강화 의지를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 지금까지를 집대성하는 마지막 수뇌회담이다"고 설명했다.

NHK는 아베 총리가 하와이를 방문하는 배경에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이 선거기간 중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과의 관계 재설정을 언급한 상황이 있다며 일본과 미국 사이의 신뢰를 깊게 해 새 정권의 발족 후에도 강고한 동맹관계를 견지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핵무기 없는 세계 추구해야" (히로시마 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7일(현지시간) 일본의 2차대전 피폭지인 히로시마의 히로시마평화기념공원을 방문, 헌화한 뒤 연설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두려움의 논리를 떠날 용기를 가져야 하며, 그것들(핵무기)이 없는 세계를 추구해야한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원폭 투하에 대해 사죄하지는 않았다. 2016.5.27

bkkim@yna.co.kr

☞ 英외교장관, 생방송 중 한국대통령 이름 묻자 당황하며 퇴장

☞ 이재명 "형수에 욕한건 사실…음해사건 배후에 국정원"

☞ '세월호 7시간'에 "대통령 노셔도 된다" 발언 논란

☞ '무릎담요 성희롱 발언 논란' 김윤석 "진심으로 죄송"

☞ 경찰, 달걀세례 새누리당사 물청소…비판 목소리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