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의 세계] (3) "TPP 탈퇴" 중국엔 되레 호재..북핵, 양국 '훈풍'에 변수될 듯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2016. 11. 3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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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복잡한 중국의 셈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맞이하는 중국의 속내는 복잡하기만 하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중국을 전략적으로 압박하기 위해 추진해 온 ‘아시아 재균형 정책’이 후퇴하면서 아시아 지역 세력 확장에는 속도를 낼 수 있겠지만, 중국을 미국의 경제적 위협으로 보는 트럼프의 시각은 큰 부담이다.

트럼프와의 통화에서 “세계 2대 경제체로서 중·미가 협력할 수 있는 분야는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말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일주일 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는 “배타적인 무역협정은 옳은 선택이 아니다”라고 한 것에서도 중국의 복잡한 심정이 잘 드러난다.

경제 분야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트럼프 당선자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의사를 밝힌 후 중국이 최대 수혜국이라는 분석이 쏟아졌다. 중국이 이 기회를 이용해 자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영향력 확대에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섣불리 환호하는 대신 트럼프의 진짜 의도를 파악해 대응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나온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논평에서 TPP 폐기를 환영하면서도 “중국에 대한 태도와 전략 수정 방향은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썼다.

트럼프가 선거유세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4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공약은 중·미관계의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지적된다. 중국은 1994년 단일 변동환율제를 채택하면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을 50% 가까이 인상했다. 트럼프 시대에 다시 무역·환율전쟁이 재연될 수도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트럼프가 공약대로 중국산 제품에 45%의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의 대미 수출은 87%(약 480조원) 줄어들어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4.82%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이 애플, 제너럴일렉트릭(GE), 보잉 등 미국 기업들을 몰아내면 ‘패자만 남는 무역전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물론 트럼프가 실제로 공약을 이행할 것이라는 전망은 많지 않다. 신운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장은 “트럼프의 공약대로 간다면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진다”면서도 “중국의 보복조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무역 타격을 감수하고 공약을 단행할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취임하면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정책과 아시아 정책에도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핵 개발을 저지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최우선 순위에 두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펑 난징대학 국제관계연구원 교수는 “트럼프 집권은 미국의 아시아 정책,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 간의 관계에 큰 충격을 몰고 올 것”이라며 “트럼프는 오바마 정부와는 달리 아·태 지역과 다른 지역에서 미국의 역할을 줄여 책임을 덜어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런 의도가 중·미 간 갈등 요소를 줄여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우신보 상하이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은 “중국이 북핵 문제를 주도하게 되면 미국과의 관계가 오히려 개선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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