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에트나 화산재를 먹고 자라는 베난띠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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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트나 화산 |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섬 동부 메시나와 카타니아 인근의 에트나 화산은 활화산으로 지금도 수년에 한번씩 폭발합니다. 50만년전 아프리카판과 유리시아판이 충돌하면서 만들어진 에트나 화산은 기원전 2700년부터 화산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해발고도 3350m로 알프스 산맥 남부 이탈리아에서 가장 높은 에트나 화산은 현재도 크고 작은 분출이 끊이지 않는답니다. 2013년에는 20차례나 폭발했고 올해도 5월 27일 화산이 폭발하면서 시뻘건 용암을 분출했을 정도로 유럽의 활화산중 가장 활동이 왕성하지요. 가까이 접근하면 끓는 용암을 직접 볼 수 있어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명소로 201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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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난띠 와이너리 문장 |
시칠리아가 유명한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와인입니다. 시칠리아 와인양조 역사는 2000년에 달하고 포도재배지 규모는 10만3000㏊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와인 생산지랍니다. 재미있는 것은 에트나 화산의 활동으로 인근 포도밭은 늘 화산재로 덮여 있을 정도인데 이 화산재로 이뤄진 토양은 매우 건조해 포도나무가 필록세라 등 병충해에 매우 잘 견딘다고 합니다. 특히 유기물이 풍부한 화산토에서 자란 포도는 미네랄이 아주 풍부해 시칠리아만의 고유의 향과 맛이 담긴 와인이 빚어집니다. 시칠리아는 전형적인 지중해 기후로 연중 온난하고 강수량은 고른데다 화산지형 덕분에 농사가 매우 잘돼 시칠리아의 와인과 요리는 이탈리아 식문화의 뿌리이자 정수로 꼽힐 정도라고 하네요.
화산지형과 시칠리아 토착 포도품종의 특징을 가장 잘 담고 있는 와이너리로 평가받는 곳이 베난띠(Benanti)입니다. 베난띠는 1800년대부터 포도재배와 양조를 했으며 쥬세페 베난띠(Giuseppe Benanti)가 1988년 가문의 열정을 되살려 와이너리를 설립, 본격적으로 와인을 빚고 있답니다. 베난띠는 연간 15만병에 불과할 정도로 생산량을 극도로 제한해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부띠끄 와이너리로 명성이 자자합니다. 이탈리아 와인을 평가해 소개하는 저명한 매체인 감베로 로쏘(Gambero Rosso) 가이드가 2007년 베난띠를 올해의 와이너리(Winery of the Year)로 선정했을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또 감베로 로쏘가 선정하는 최고 등급인 와인잔 3개를 뜻하는 트레 비키에리(Tre Bicchieri)를 11차례나 받았답니다. 또 와인앤 스피릿 매거진(Wine & Spirits Magazine) 2012 올해의 와이너리에도 선정됐습니다.
베난띠 와인을 특별하게 만드는게 또 하나 있답니다. 바로 포도껍질에 자연적으로 생겨나는 천연 효모입니다. 효모는 와인 양조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발효와 숙성과정에서 와인의 풍미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인공 효모를 쓰면 비슷한 와인이 나올 수 밖에 없어 특색이 사라집니다. 화학자이던 쥬세페 베난띠는 100여종의 토착효모를 오랫동안 연구한 끝에 특정 포도품종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자연 효모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합니다. 그중 자연 효모 4종을 선택해 토착 포도품종이 자란 토양 등 떼루아의 풍미를 최대한 극대화시킨 와인을 빚고 있습니다.
■베난띠 대표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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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쥬세페 베난띠(가운데)와 아들 살비노 베난띠 형제 |
쌍둥이 형과 함께 베난띠를 이끌고 있는 오너이자 와인메이커 살비노 베난띠(Salvino Bananti)씨가 최근 한국을 찾았다. 그와 함께 베난띠 와인 5종을 테이스팅했다. “시칠리아는 아프리카 대륙과 가까운 이탈리에서도 가장 뜨거운 지역입니다. 풀바디의 무겁고 알콜이 높은 와인들이 생산되지요. 하지만 에뜨나는 좀 다른 지역입니다. 보통의 시칠리아 와인과 에뜨나 와인은 완전히 다르지요. 미디움 바디에 가볍고 엘레강스합니다. 미네랄이 많고 솔티한 맛이 많이 나면서도 알코올이 높고 산도가 높아 숙성잠재력이 뛰어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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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난띠 대표 와인들 |
에트나는 시칠리아 남쪽에 있지만 북쪽기후를 가지고 있다. 3300미터의 고산지대이기 때문이다. 대체로 기후가 시원한 편인데 고산지대라 낮에는 뜨겁고 저녁에는 시원해 포도는 뛰어난 산도를 갖게 된다고 한다. 또 강한 바다 바람때문에 포도가 짠맛을 품게 된다는 것이 살비노의 설명이다. 화산재때문에 토양은 매우 드라이하며 미네랄이 매우 풍부하다.
시칠리의 와인양조 역사는 2000년이지만 근대적인 와이너리가 시작된 것은 30년정도다. “포도밭은 넓게 펼쳐진 있지 않고 계단식으로 포도나무는 매우 촘촘하게 심어져 있어요. 일종의 스트레스를 주는 재배법인데 수확량은 적지만 좋은 포도가 맺게된답니다. 에티나는 DOC 지역치고는 매우 작아 포도재배 면적은 750㏊로 전체 와인 생산량은 2만병에 불과하지요. 피에몬테 바롤로 보다 적은 규모로 생산자는 130명정도입니다. 바르바레스코와 면적은 비슷한데 바르바레스코는 에트나보다 생산량이 2배에요. 에트나가 얼마나 제한적으로 와인이 생산되는지 알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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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을 찾은 베난띠 오너이자 와인메이커 살비노 베난띠(Salvino Bananti) |
베난띠 비앙코 디 카셀레 에트나 비앙코 DOC 2012(Benanti Bianco di Caselle Etna, Bianco DOC 2012)는 시칠리아 에뜨나에서만 재배되는 토착품종 까리칸테 100%로 빚은 베난띠의 가장 기본적인 화이트 와인이다. 알베렐로 묘종(발육이 더딘 어린묘종)에서 생산된 카리칸테를 사용하는데 포도는 중간 크기이며 껍질은 매우 푸르고 녹황색을 띈다. 6개월동안 효모찌거기와 함께 숙성하는 쉬르리(Surlee) 방식으로 숙성해 우아하고 풍미가 좋다. 스틸 탱크에서 숙성하며 오크 터치를 전혀 하지 않는다. 수년에 걸쳐 동일한 좋은 품질을 유지하는 특징 덕분에 일정한 생산량이 꾸준히 생산된다. 잘 익은 사과의 상큼한 향이 돋보이고 튀지 않고 적절히 잘 조화되는 산도와 풍부한 미네랄의 맛이 특징이다. 친한 친구들과 가볍게 즐기기 딱 좋은 화이트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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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난띠 비앙코 디 카셀레 에트나 비앙코 DOC 2012 |
베난띠 피에트라마리나 에트나 비앙코 수페리오 DOC 2012(Benanti Pietramarina Etna, Bianco Superiore DOC 2012)는 까리칸테 100% 화이트 와인이다. 에트나 동쪽 800m 고지의 밀로에서 난 포도로만 만든다. 최소 2년동안 쉬르리 방식으로 숙성한다. 첫빈티지는 1990년이다. 이날 시음한 와인은 2012년산인데 2년 정도 지나면 더욱 맛이 풍부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감베로 로쏘 트레 비키에리를 받았고 퍼커포인트 92점이다. 오렌지, 레몬 꽃, 잘 익은 사과향이 풍성하게 입안을 가득 채운다. 아니스와 아몬드 향도 느껴지며 산뜻한 산도가 일품이다. 여운이 길고 20년동안 장기숙성이 가능한 화이트 와인으로 부부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오래된 깊이를 만들어 가는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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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난띠 피에트라마리나 에트나 비앙코 수페리오 DOC 2012 |
베난띠 에트나 로쏘·로쏘 디 베르젤라 DOC 2014(Benanti Etna Rosso ·Rosso di verzella DOC 2014)는 토착품종 네렐로 마스칼레제 80%, 네렐로 카푸치노 20%로 빚는다. 베스트셀러 테이블 와인이다. 1994년이 첫 빈티지다. 네렐로 마스칼레제는 드라이하고 샤프하며 산도가 강하고 탄닌이 진한 품종이다. 부드러운 산도를 지닌 네렐로 카푸치노가 이를 잘 감싸줘 두 품종이 조화를 잘 이룬다. 피노 누아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루비 컬러가 돋보인다. 제임스 서컬링(JS) 포인트 92점이다. 바닐라와 잘 익은 과일 맛이 돋보인다. 알코올과 산도의 밸런스가 좋은 우아한 레드 와인이다.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들에게 추천한다. 더욱 깊은 사랑으로 발전하는 연인들처럼 이 와인도 시간이 지나면 더욱 숙성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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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난띠 에트나 로쏘·로쏘 디 베르젤라 DOC 2014 |
베난띠 로비텔로 에트나 로쏘 DOC 2004(Benanti Rovittello Etna, Rosso DOC 2004)는 네렐로 마스칼레제 80%,렐로 카푸치노 20%가 블렌딩됐다. 90년 수령의 싱글빈야드 포도로 만들었다. 1999년이 첫 빈티지다. 에트나 북쪽에 위치한 포도밭은 겨울에는 눈이 올정도로 차가운 기후이며 일교차가 큰 지역이다. 큰 오크배럴에서 최대 18개월 숙성한다. 바닐라, 밤나무 꽃과 나무의 향이 진하게 느껴진다. 부드럽고 깊은 타닌감을 느낄 수 있는 우아한 와인이다. 돼지고기와 페어링이 좋다. 1996년 빈티지를 지금도 충분히 마실 정도로 숙성잠재력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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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난띠 로비텔로 에트나 로쏘 DOC 2004 |
베난띠 세라 델라 콘테샤 에트나 로쏘(Benanti Serra Della Contessa Etna Rosso)는 네렐로 마스칼레제 80%, 네렐로 카푸치노 20%가 섞였다. 루비색의 강렬하고 빛나는 컬러감이 돋보인다.야생 열매, 복숭아, 은은한 나무 향기가 강렬하다. 시트러스와 깊은 미네랄의 풍미를 느낄 수 있고 목넘김 뒤에도 지속되는 부드러운 탄닌감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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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난띠 세라 델라 콘테샤 에트나 로쏘 |
최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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