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53년前 '박근혜 어린이' 특별한 중학교 입시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윤준호 기자, 최민지 기자] [박 대통령, 중학교 입학시험 치렀던 1964학년도에만 '국어·산수' 단 두과목 평가]
박근혜 대통령이 중학교 입시를 치던 해에 공교롭게 시험과목 조정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입시부담을 덜어준다는 명목으로 국어와 산수 단 두 과목만 평가했는데 돌연 해당 시험 방식은 박 대통령 다음 학년부터는 적용되지 않고 원상 복구됐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1963년 말 시행된 1964학년도 중학교 입시는 시험과목이 독특했다. 국어와 산수 시험만 쳤는데 이는 해방 이후 1969년 중학교 입시가 폐지될 때까지 이때 단 1년만 적용됐다.
바로 직전 해인 1963학년도 입시 때만 해도 국어와 산수는 물론 자연, 사회, 음악, 미술 등 전 교과목을 평가했다. 이듬해인 1965학년도부터도 마찬가지다. 오직 1964학년도 시험만 특별했던 셈이다.
1963년 당시 이종우(1974년 작고) 문교부 장관은 담화문을 발표해 “어린이들을 수험준비 지옥에서 구해 내고 본래의 목적을 벗어난 학습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시험과목 축소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는 누군가가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1963년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으로서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으며 그해 12월 제5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장녀 박근혜 대통령은 1952년생이지만 생일이 빨라 1951년생들과 함께 국민학교(현재 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고 있었다. 박 대통령은 바뀐 시험을 1963년 말에 치고 1964년 명문으로 꼽히던 서울 성심여자중학교에 입학했다.
박 대통령과 같은 때 중학교 입시를 치른 1951년생들 중에는 실제 시험과목 축소 혜택이 “박근혜와 같은 학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잖다. 대구 경북지역에서 학교를 다녔던 A씨(65)는 “난데없이 제도가 바뀌어 국어와 산수, 달랑 두 과목만 시험을 치고 중학교에 진학한 기억이 생생하다"며 “그 점은 대통령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험과목 축소의 긍정적 영향도 있었다. 그 시절에만 해도 가난 탓에 필요한 여러 과목 교과서를 다 못 구하는 경우가 흔했다. 국어와 산수, 단 두 과목만 치는 시험은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에게 기회였다.
삼성전자 사장과 정보통신부 장관 등을 지낸 ‘진대제 어린이‘(박 대통령과 같은 학년)가 대표적 사례다. 어린 시절 가난했던 진 전 장관은 시골 초등학교를 다녔지만 국어와 산수 시험에서 높은 성적을 거둬 TK(대구 경북) 지역 최고 명문이던 경북중학교에 입학했고 이후 경기고 서울대를 거쳐 한국 경제발전에 기여한 인재가 됐다.
하지만 이 같은 기회도 1965학년도 입시부터 다시 모든 과목을 시험 치게 되면서 사라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우리가 알아본바에 따르면 1964학년도 중학교 입시에만 단 두과목을 시험본 것은 맞다"며 "정확한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서 구체적인 이유 등은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윤준호 기자 hiho@, 최민지 기자 mj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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