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동원 고려대 감독, 왕중왕전으로 완성한 퍼즐

[스포탈코리아=안암] 홍의택 기자= 확실히 축구 명가였다. 기복은 있었을지라도, 매년 굵직한 성과 하나씩은 냈다. 그런 고려대에도 없는 우승 트로피가 하나 있었다. 'U리그(대학 리그) 왕중왕전'.
말 그대로 왕 중의 왕만 모이는 대회다. U리그는 지역별로 총 10개 권역을 구성한다. 각 권역별 상위 3~4개 팀이 한 곳에 모여 아웅다웅한다. 팀별 객관적 전력 차는 존재해도, 단기 토너먼트 대회 특성상 우승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만만히 본 팀에 발목 잡히기 일쑤다.
그랬던 고려대가 드디어 퍼즐을 완성했다. 지난 16일 고려대 녹지운동장에서 열린 2016 인천국제공항 U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송호대를 2-0으로 꺾고 왕좌에 올랐다. 모든 대회 우승컵을 수집한 서동원 고려대 감독의 머리엔 힘겨웠던 여름 훈련이 스쳐 지나갔다.
"올해 여름이 정말 무덥지 않았나"라며 운을 뗀 서 감독은 떨리는 목소리로 "연세대와의 정기전을 준비하면서 정말 어려운 과정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고려대엔 부담 가득한 한 해였다. 김건희(현 수원 삼성), 허용준(현 전남 드래곤즈), 명준재(현 전북 현대) 등이 프로로 진출하면서 팀 전력 누수가 불가피했다. 지난 2월 통영서 치른 춘계연맹전부터 표가 났다. 연세대가 압도적 경기력으로 대회 우승까지 차지한 반면, 고려대는 홍익대에 발목을 잡혀 32강전에서 탈락했다.
서 감독도 "주위에서 '올해는 너무 약하지 않느냐'란 말을 하셨다. 정신적으로도 힘들 수밖에 없었다"면서 "항상 죄송한 마음이다. 고려대 선배들이 전통적으로 잘해줬기에 이에 부응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고려대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 반등을 시작했다. 지난 9월 연세대전이 계기가 됐다. 그 어떤 우승보다도 값지다는 정기전에서 3-1로 역전승했다. 먼저 실점하고도 내리 세 골을 퍼부었다. 5개 종목 중 마지막 일정인 축구에서 승리하며 2승 2무 1패 우승까지 달성했다.
"특히 정기전은 역전승하기가 정말 어렵다"던 서 감독은 "그 많은 학우들의 응원에 보답했다. 그러면서 선수들도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고 돌아봤다. 또, "선수들에게 '지금껏 모든 대회를 우승했는데, 왕중왕전만큼은 아니었다. 이번엔 꼭 잡아보자'고 주입했다"며 과정을 되짚었다.
고려대가 택한 방식은 조직의 힘이다. 개인 기량에서 최고 레벨은 아닐 수 있어도, 서로 한 발씩 더 뛰며 합을 맞췄다. 서 감독은 "축구 특성상 개인 능력이 팀의 전부일 수도 있고,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면서 "팀으로 하나되는 걸 강조한 게 통했다. 쉽게 포기하지 않은 점이 가장 고맙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개개인의 폭발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왕중왕전 선제골 주인공 이은성이 대표적 사례. 서 감독은 "체력적, 정신력으로 준비가 되다 보니 3년간 준비한 잠재력이 드디어 터졌다"며 기뻐했다.
도취는 없다. 고려대는 짧은 휴식 뒤 올 시즌 마무리 훈련을 진행한다. 오는 27일에는 2017년 신입생도 합류한다. 특히 청소년 대표팀을 지낸 이들이 대거 들어와 기대도 높은 상황.
"교우 및 선배님들의 기대가 크다"던 서 감독은 "부담은 늘 즐겨야 하는 것 같다. 책임감 갖고 더 열심히 훈련하는 것, 그래서 이상에 다다르는 방법밖에 없다"며 다음 시즌을 내다보고 있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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