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케이투' 이예은, 신인과 프로의 경계에 서서 [인터뷰]

김예나 기자 2016. 11. 2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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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은

[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이예은에게 ‘더 케이투’는 평생 강렬한 기억으로 남을, 잊지 못할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그의 첫 드라마 오디션이었고, 스스로도 반신반의하며 치렀던 오디션이었다. 그랬던 이예은이 ‘더 케이투’ 미란을 연기하게 됐다. 그로서는 말 그대로 ‘덜컥’ 찾아온 기회와도 같았다.

이예은은 지난 12일 종영한 케이블TV tvN 금토드라마 ‘THE K2’(극본 장혁린·연출 곽정환, 이하 ‘더 케이투’)을 통해 본격 브라운관 연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간 뮤지컬 ‘위키드’ ‘드라큘라’ 등 국내 대형 뮤지컬 무대에서 제 끼를 펼치던 데뷔 7년차 배우 이예은은 ‘더 케이투’를 통해 다시 한 번 ‘신입’의 자세로 돌아가게 됐다.

이예은은 “뮤지컬만 하다가 새롭게 드라마 촬영 현장에 적응하려다 보니 너무 서툴렀다. 신인의 입장에서 당황스러운 부분들도 많았다. 아직 제가 어린 나이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해온 사회생활 경험을 갖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 제게는 ‘더 케이투’가 쉽게 찾아오지 않을 너무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너무나도 감사하는 마음이 컸다. 이렇게 좋은 기회가 생겼을 때 더 잘 해야겠다는 남다른 마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첫 브라운관 도전 작품인 ‘더 케이투’에 대한 애정을 쏟아내는 이예은에게 이번 드라마가 어떤 의미인지 묻자 “배우로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할 때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일까’ 고민하게 해준 작품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배우로서 갖는 방향성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 고마운 드라마다”고 답했다.

“중학생 때부터 뮤지컬 배우로서 꿈을 키웠고, 2010년 뮤지컬 배우로서 처음 프로 무대에 데뷔를 했어요. 그렇게 뮤지컬만 바라보고 뮤지컬에 대한 오랜 시간 꿈을 키운 제게 연기적으로 ‘갇혀 있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한 작품이에요. ‘무대 연기뿐만 아니라 카메라 연기도 넘나드는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까지 생각해보다 늘 제게 좋은 기회가 항상 일찍 주어졌던 것 같아요. ‘더 케이투’ 역시 흔치 않은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이번 드라마에 임하는 데에 있어 이예은은 그 어떤 욕심도 부리지 않았다. 그저 가장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아들어가길 바랐다. 그는 “제가 뮤지컬 배우 출신이기 때문에 매 순간마다 표정이 과하거나 부담스럽게 표현할까봐 신경을 많이 썼다.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보이는 것이 제 첫 번째 목표였다. 기존 목소리의 에너지도 줄이고 제가 최대한 돋보이거나 튀지 않으려고 행동했다. 동시에 제가 극을 이끌어야 하는 부분에서는 어떻게 해야 힘을 낼 수 있나 연구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미란이가 감초 역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드라마가 심각하고 진지하게 전개해 나갈 때 미란이가 극을 가볍고 쉬어갈 수 있게끔 만드는 담당이라는 것을 알고 책임감이 들었어요. 분량이 적든 많든 큰 부담감이 됐어요. 연기에 있어서 자유로웠지만 여러 제한적인 부분들이 많았죠. 그런 것들을 어떻게 하면 경직되지 않고 드라마 속에서 발란스를 유지하면서 조절할 수 있을까 나름 고민을 많이 하던 시간이었어요.”

스스로 바라본 브라운관 속 자신의 모습은 너무나도 어색했다. 이예은은 첫 방송 모니터링 하던 날 어색함에 펄쩍펄쩍 뛰어다니던 자신을 회상하며 “너무나도 오글거렸다. 제가 화면에 나오는데 뛰어다니고 소리 지르면서 격하게 반응했다. 주위 분들이 저를 제지해서 겨우 보긴 봤는데 적응 안돼서 힘들었다.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는 제 단점이 부각 되지 않았다 싶었다. 볼륨이나 에너지도 생각보다 튀지 않아서 안도감이 들었다. 평소 ‘특이하게 생겼다’는 얘기는 많이 듣는데 실제 브라운관을 통해서 객관적으로 제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보면서도 개성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남다른 분위기를 가졌던 것 같다”고 밝혔다.

사실 화면을 모니터링 한다는 자체도 이예은에게는 낯선 상황이었다. 그는 “눈썹을 조금만 치켜 올리거나 입술을 살짝만 씰룩거려도 화면에서 너무 다 도드라지더라.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제가 감이 부족했는데 감독님께서 굉장히 많이 신경써주셨다. 사실 신인 배우에게 감독님께서 그렇게까지 지도해주실 의무는 없다고 생각 한다. 그런데 마치 레슨 받듯 일일이 지도해주셨다. 어려운 순간도 많았지만 감독님 덕분에 카메라 연기의 감을 익힐 수 있었다. 감독님께 꼭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컸다. 드라마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고안나 역의 윤아를 비롯해 배우 지창욱 송윤아 조성하 김갑수 이정진 등 굵직한 연기파 선배 배우들의 조언은 이예은에게 큰 힘이 됐고 의지가 됐다. 이예은은 “주위 모든 배우 분들이 진심으로 조언을 해줬다. 저로서는 그 분들과 함께 촬영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 제 주변에서도 워낙 베테랑 배우 분들과 촬영을 하니까 무척 부러워했다”며 웃음 짓는 이예은이었다.

그 가운데서도 드라마 속 코믹 커플 연기로 단연 화제를 모은 배우 이재우와의 키스신 장면은 잊지 못할 기억이라고. 극 중 두 사람은 지창욱(김제하)·윤아(고안나) 커플과 상반되는 해안가 키스 씬을 그려내면서 ‘더 케이투’의 색다른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이를 두고 이예은은 “제하·안나 커플이 드라마답게 너무나도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키스신을 보여줬다면 저와 재우 씨는 말 그대로 현실 커플이었다. 바람이 너무 불어서 머리가 정신 나간 사람들처럼 흩날리고 난리도 아니더라. 또 편집 자체도 두 커플이 교차 돼 나오니까 더 재미가 극대화된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이예은은 키스씬이 있던 9회 대본을 받자마자 믿을 수 없는 놀라움에 소리부터 질렀다고 했다. 그는 “사실 너무 혼란스러웠다. 너무 급작스러워서 이걸 어떻게 풀어야 하나 고민이 많이 됐다. 저도 이렇게 충격적이었는데 시청자 분들은 어떻게 보실까 걱정됐다. 하지만 재우 씨랑 최대한 재밌고 코믹하게 풀어내 보자 의견을 맞췄다. 재우 씨랑은 학교 선후배 사이라서 친근했고, 둘 다 의견 내는 데에 있어서 의욕적이어서 키스씬 촬영은 무리 없이 잘 찍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작품 속 미란은 카리스마 넘치는 경호원의 모습에서부터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까지 팔색조 매력을 뽐내며 제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냈다. 이예은은 다양한 매력을 한 작품에서 보여준다는 데에 감사하면서도 부담감이 됐음을 털어놨다. 그는 “다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미란이라는 한 인물로 보여야 한다는 데에 고민이 많았다. 미란이가 밝은 캐릭터지만 경호원이라는 강한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그 중도를 찾기가 어려웠다. 드라마 속에서 발란스를 잡아야 한다는 것도 사실 고충이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 배경에는 이번 작품 속 ‘신인’ 배우 이예은의 위치와 그간 쌓아온 내공 있는 ‘프로’ 배우 이예은의 위치에서 오는 무게감 차이도 컸다. 그는 “한편으로는 제가 뮤지컬 배우를 대표한다고 생각했다. 제가 잘 해야 동료 뮤지컬 배우들에게도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올 수 있는 것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제가 못하면 ‘뮤지컬 배우는 역시 카메라 연기는 안 되구나’라는 이미지가 생길까봐 책임감이 컸다”고 조심스러우면서도 담담하게 말했다.

“연기를 하면서 이따금씩 이방인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데 그 부분은 배우 개인이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아무리 데뷔 연차가 쌓이고 실력적으로 좋다고 해도 무대 연기에서 카메라 연기로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새로운 분야에 대한 공부와 연기가 필요한 거잖아요. 프로 배우로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게을리 하면 당연히 차가운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반대로 무대로 넘어오시는 분들도 마찬가지겠죠. 그 분들 역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평가인 것 같아요.”

한 마디 한 마디에서 배우로서 소신과 자기만의 철학이 묻어나왔다. 이예은이 신인 배우와 프로 배우의 중간 위치에서 혼란스러울 때마다 스스로를 다 잡을 수 있는 비결에는 그만이 갖고 있는 ‘생각의 힘’이 가장 큰 듯 여겨졌다. 그는 “지금까지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해오면서 예상치 못했던 일들, 계획하지 못했던 일들이 너무 많았다. 기대한 만큼 다 된 것도 아니었고, 기대하지 않았던 일들이 무조건 안 된 것만도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다부지게 먹고, 소신 있는 결정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다. 언제나 기본적인 것들을 지키면서 야무지고 착실하게 산다면 언제나 더 좋은 결과가 뒤따른 것 같다”고 단단한 어조로 말했다.

“배우는 자유로움 속에서도 엄격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유로움이 무질서함은 아니니까요. 그 부분을 생각하지 않으면 사람이 쉽게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 같아요. 늘 그 부분을 염두에 둬야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언젠가 이순재 선배님 인터뷰에서 ‘가치 있는 일을 하라’는 말씀을 본 적이 있어요. 저도 가치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배우 이예은으로서도, 사람 이예은으로서도 가치 있는 일을 통해 사회에 좋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THE K2 | 더 케이투 | 이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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